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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포옹한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부당한 지시 없던 상관"

[현장] 4차 공판 앞두고 응원 기자회견... 박 대령측 "특검해야 대통령 입맛대로 못해"

등록 2024.05.17 12:30수정 2024.05.1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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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 제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정훈 대령이 전우 홍성우씨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20년 전 박정훈 대령(당시 중대장)께서는 지금 보시는 것과 같이 항상 법과 원칙을 따르고 철저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이셨습니다." - 홍성우(병 939기)씨

"오늘 새벽차를 타고 경북에서 왔습니다. 저를 비롯해 더 많은 대학생이 박 대령 옆에 있습니다." - 신승환 경북대학교 4학년 재학생(병 1251기)


박정훈 대령의 4차 공판을 앞두고 그와 함께 복무했던 부하 해병과 대학 후배가 한목소리로 응원을 전하기 위해 모였다.

"20년 전 박 대령과 경북 포항 해병대 제1사단에서 함께 근무했다"는 홍성우씨는 전역 후 처음 재회한 박 대령과 포옹했고, 박 대령은 "고맙다"는 짧은 말로 화답했다. 채 상병이 입지 못했던 구명조끼를 입고 온 박 대령의 경북대 후배 신승환씨는 "도대체 채 해병에게 구명조끼를 입히지 않은 자들이 누구길래 청년들과 군인의 목숨을 위한 진실 규명을 거부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민 변호사 "박정훈 아닌 윤석열 항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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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 제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17일 오전 9시 30분께 빨간색 해병대 티를 입고 모인 해병대원들은 해병대를 대표하는 군가인 '팔각모 사나이'를 부르며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 도착했다. 박 대령의 해병대 동기인 간부사관 81기, 해병대 예비역 연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30여 명은 '박정훈 대령 응원 및 해병연대 기자회견' 현장에 자리했다.

홍성우씨는 "지난 2004년 전역 후 딱 20년 만에 박 대령님과 재회한다"며 옅은 미소를 내보였다. 그는 "박 대령님은 대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적도 없었고, 대원들과 마찰도 없었던 분"이라며 "그런 기억만으로도 인품이 좋은 게 드러나는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박 대령 역시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안부를 묻고 환히 웃어 보였다. 마이크를 쥔 홍씨는 "법과 원칙"이란 말로 박 대령을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를 받은 신승환씨는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수사 과정에서 부당하게 외압을 가하고 진실을 축소, 은폐시켰다는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박 대령에게는 항명죄를 씌워 입을 틀어막고 모욕하고 있으며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특검에 대해서는 여당까지 합세해 거부권만 행사하려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청년·대학생 경고 집회에 다녀왔다"며 "20일엔 박 대령의 모교인 경북대에서 기자회견을, 다가오는 21일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있을 시에는 당일 오후 6시에 다시 대통령실 앞에 모일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박 대령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대통령실의 만행이 만천하에 공개됐다"며 "이 사건은 박 대령의 항명 사건이 아니라 대통령 윤석열의 항명 사건이자, 엄중한 국민의 명령을 위반한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대통령실이 모든 책임을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뒤집어씌우며 꼬리 자르기를 하려하고 있다"며 "▲ 군사재판에서의 모든 의혹 규명을 위해 공소 취소 반대 ▲ 박 대령 항명 사건을 수사한 김동혁 검찰단장과 군 검사들의 보직 해임 ▲ 대통령의 특검법 수용과 국방부 장관의 재판 중립 ▲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진실 고백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로 사건 해결? 그게 바로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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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 제4차 공판에 출석하는 가운데, 해병대예비역연대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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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 제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김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권 행사 예측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저희는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처음부터 주장해 왔다"며 "공수처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특검이 필요한 이유가 이미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는 인적, 물적으로도 분명히 한계가 있고, 최종적으로는 검찰에 송치해야 하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 사안을 공수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망상"이라며 "공수처장을 교체하면 결국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임명될 것이고 현재도 그 내부에서 상당한 수사 방해가 있다는 첩보가 있다. 하지만 특검은 그럴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더해 김 변호사는 "최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이시원 비서관의 통화가 공개됐는데 그건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저희는 현재 이시원, 유재은, 박진희(당시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 임기훈(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등의 통화 기록 전체를 살피기 위해 재판부에 사실 기록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박 대령의 4차 공판을 열어 유재은 법무관리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박 대령은 지난해 해병대 수사단장 자격으로 고 채 상병 사망사건을 수사하다 되레 항명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공판의 또다른 증인신문 대상인 정종범 해병대 2사단장(당시 해병대 부사령관)은 지난 14일 "전방 작전부대 지휘관으로서 대비 태세 유지를 위해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라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20년 전 부하 해병 "박정훈 대령, 법과 원칙 철저" ⓒ 소중한,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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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대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 제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채상병 #채상병특검법 #채해병특검법 #박정훈대령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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