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01 06:17최종 업데이트 22.04.0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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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하나 회원이 지난 2021년 7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입주 건물 앞에서 도쿄올림픽 독도 일본영토표기,욱일기 철회 공식화 등을 규탄하며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또다시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29일 '일본군 위안부'나 '조선인 강제연행'이란 단어를 없애고 자신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고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일본 외무성도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홍보하는 한국어 영상을 국내 유튜브 광고로 올려 한국 유튜브 사용자에게 공분을 샀다.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한국어판)란 제목의 2분짜리 영상은 지난해 10월 영어, 한국어, 일본어 등 10개 언어로 각각 제작한 것이다. 이 영상에 담긴 일본 정부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쟁점 ①] 'G20 청사초롱'까지 동원한 일본... "햇살 있다고 모두 욱일기 아냐"

국내 누리꾼이 가장 반발한 대목은 지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심벌인 '서울의 등불'도 '욱일기(旭日旗) 문양'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욱일기가 과거 침략전쟁에 사용된 사실은 드러내지 않은 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쓰는 '디자인'으로 분칠했다.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 문양은 일본 고유의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받아들여 널리 사용하고 있다"면서, 북마케도니아공화국 국기, 미국 애리조나주 주기, 베네수엘라 라라주 주기 등과 함께 지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와 2011년 G20 칸 정상회의 심벌을 사례로 들었다.

이들 모두 태양이나 별, 청사초롱 등에서 햇살이나 불빛이 뻗어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했지만, 일본군 군기인 욱일기와는 색과 문양이 다르다.

일본 외무성은 영어판, 일본어판 등에서는 일반적인 햇살 문양을 뜻하는 '욱일 디자인(The rising sun design)'이라고 표기했지만, 유독 한국어판에서는 이들 국기와 심벌도 '욱일기 문양'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
 

일본 외무성은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한국어판)란 제목의 2분짜리 영상에서 “욱일기 문양은 일본 고유의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받아들여 널리 사용하고 있다”면서, 북마케도니아공화국 국기, 미국 애리조나주 주기, 베네수엘라 라라주 주기 등과 함께 지난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와 2011년 G20 칸 정상회의 심벌을 사례로 들었다 ⓒ 일본 외무성 유튜브

 
욱일기는 메이지 유신 직후인 지난 1870년 일본 육군이 16개의 국화잎이 그려진 일본 왕실 문장과 일장기를 결합시켜 만든 것으로, 흰색 바탕에 붉은색 태양에서 뻗어나온 16개 햇살 모양이다. 일본 해군도 지난 1889년 태양의 위치만 깃대 쪽으로 조금 옮긴 욱일기를 군함기로 사용했다.

이후 일본군은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침략 전쟁과 미국을 상대로 벌인 2차세계대전 때까지 욱일기를 군기로 사용했지만, 1945년 패전으로 육군과 해군이 해체되면서 사용을 중단했다. 하지만 1954년 창설된 일본 육상자위대는 햇살 숫자를 16개에서 8개로 줄인 욱일기를 자위대기로 사용했고, 해상자위대는 일본제국 해군 군함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는 29일 <오마이TV> '호사카 유지와 김경년의 일본직격 라이브 6회'에서 "햇살이 있는 게 모두 욱일기가 아니고 16개 햇살이 있는 게 기본"이라면서 "이쪽(욱일기 사용을 비판하는 쪽)에서도 한꺼번에 욱일기라고 하면 안 되고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11월 G20서울정상회의에서 사용된 '서울의 등불' 심벌이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은 없었다.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그해 7월 심벌을 공개하면서 "동해의 떠오르는 태양과 우리 전통의 등불인 청사초롱을 형상화"했다면서 "청사초롱 안에 20개 빛살로 표현된 태양은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주요 20개국의 협력을 통해 세계경제의 힘찬 성장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당시까지만 해도 욱일기 논쟁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몰랐을 수 있고, 검토해 보면 실제 욱일기와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면서 "일본군이 모든 침략 전쟁에서 욱일기를 내세웠다는 내용을 광고에서는 뺐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쟁점 ②] 풍어기로 쓰다 자위대 깃발로?... '침략전쟁 군기' 역사 배제
 

일본 외무성은 홈페이지에 올린 욱일기 설명자료에서 욱일기를 1800년대부터 풍어기원기 등으로 일상적으로 썼고 1954년부터 자위대 연대기와 군함기로 사용했다면서, 정작 20세기 초반 침략 전쟁에서 일본제국 군기로 사용했던 사실은 누락시켰다. ⓒ 일본 외무성

 
일본 외무성 영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욱일기가 20세기 초반 일본 제국이 동아시아 국가를 침략할 때 일본군 군기로 사용된 사실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2월 홈페이지 설명자료에서도 1800년대 중반부터 욱일기를 풍어기원기 등으로 일상적으로 써왔고, 1954년부터 자위대 연대기와 군함기로 사용하면서 국제 사회도 널리 받아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지난 27일 "일본 정부는 욱일기 디자인이 '전통 문양'이라고 강조하지만, 욱일기가 침략 전쟁범죄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제국주의 전범기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면서 "일본 제국주의가 욱일기 깃발 아래 침략 전쟁을 확대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아시아인 2천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강제노역, 성 노예, 착취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사실들을 은폐하고 있다. 이는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또한 일본 외무성은 욱일기를 단 해상자위대 함정이 지난 1998년 부산 국제관함식과 2012년 제주 해상에서 진행한 한미일 해군 훈련 등에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지난 2018년 10월 제주 국제관함식 때는 국내에서 욱일기 게양 논란이 일어 일본 해상자위대 참석이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관련 보도 : '욱일기 논란' 제주 국제관함식에 자위대 함정 불참 http://omn.kr/19pn7).

이처럼 욱일기에 관대한 일본의 태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이데올로기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배척한 독일과 비교되고 있다.

박미영(당시 상명대 일반대학원 조형예술⋅디자인학과 디자인전공 박사과정)씨는 지난 2017년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에 실린 논문('하켄코로이츠와 욱일기 상징에 나타난 문화정체성의 메타언어 분석')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하켄크로이츠의 '단절'을 선택하였으나 일본은 '지속' 사용을 선택하였다"면서 "그래서 일본은 주변 피해국과 끊임없는 마찰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욱일기의 상징원형은 서광⋅희망을 의미하는 일족문양(日足紋樣)이었는데, 제국주의 일본의 핵심 상징으로 사용됨으로써 군대⋅천황⋅전쟁으로 의미가 전이되었다"면서 "독일과 일본에는 개인 권력 체제와 집단 권력 체제라는 차이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전후에 독일은 이데올로기 상징을 배척하고, 일본은 상징에 계속 집착함을 알 수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분석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욱일기에 담겨있는 '군대·천황·전쟁'이란 상징적 의미를 감춤으로써 그같은 과거의 상징에 계속 집착하고 있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쟁점 ③] 한국만 문제 삼는다?... 중국, 북한 등 동아시아 국가도 반발
 

한국선수단 숙소 앞 '욱일기' 시위 지난해 7월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 연합뉴스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거치며 욱일기 사용을 놓고 유독 한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가토 관방장관도 지난해 5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를 향해 이러한 욱일기 게시가 정치적 선전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여러 기회에 설명해 왔고, 앞으로도 설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며 유독 한국만 직접 거론했다.

한국 외교부가 지난 2019년 10월 대변인 브리핑 등에서 "욱일기는 주변 국가들에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겸허한 태도로 역사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욱일기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욱일기를 문제 삼는 게 한국만이 아니라는 건 일본 정부도 잘 알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자국민에게 전달한 중국 내 경기 관전 시 주의사항에서 "과거의 역사를 용이하게 상기시키는 것(예를 들면 '욱일기')을 내걸면 트러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직접 경고했다.

실제 중국 장쑤성은 지난 2018년 11월 23일 난징대학살 81주년을 맞아 추도 시설과 전장 유적지 등에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군복과 욱일기 사용을 제한하는 '난징시 국가공식추도보장조례'를 통과시켰다.

우리나라도 과거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해 5월 발의한 '역사왜곡방지법안'도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한국이나 중국보다 더 강경한 나라도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2020년 10월 9일 민경무 일본연구소 연구원이 쓴 글('세상을 웃기지 말라')에서 일본 외무성 자료에 대해 "나치스 깃발과 같은 '욱일기'를 '풍어와 출산을 축하하는 깃발'로 미화하려는 일본 당국의 간특한 술책에 속아 넘어 갈 나라는 없다"면서 "죄악의 역사를 왜곡하고 정당화하려는 일본의 이러한 행위는 파렴치한 망동으로, 군국주의 야망의 집중적인 발로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 청사초롱 심벌도 욱일기 문양"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거짓
  • 주장일
    2021.10.08
  • 출처
    일본 외무성 유튜브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출처링크
  • 근거자료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오마이TV '호사카 유지와 김경년의 일본직격 라이브 6회‘(2022.3.29)자료링크 박미영, ‘하켄코로이츠와 욱일기 상징에 나타난 문화정체성의 메타언어 분석’, 한국디자인문화학회지(2017.12)자료링크 일본 외무성, 욱일기 설명자료(2022.2.3)자료링크 한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2019.10.22)자료링크 북한 외무성, ‘세상을 웃기지 말라’, 민경무 일본연구소 연구원(2020.10.9)자료링크 일본 외무성, '광저우 아시아 대회 및 아시아 파라 경기 대회 관전 및 광저우 체류 주의사항'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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