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올 시즌 31승을 합작했던 최강 외국인 원투펀치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LG트윈스 구단은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와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5만+연봉105만+인센티브30만), 아담 플럿코와는 총액 140만 달러(계약금30만+연봉80만+인센티브30만)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LG는 올 시즌 31승 합작과 함께 나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와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하게 됐다. 

2019년부터 LG에서 5시즌째 활약하게 된 켈리는 "5시즌 연속 LG와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2023 시즌에도 우리 LG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플럿코 역시 "내년 시즌 LG로 돌아와서 정말 기쁘고 LG가 우승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는 각오를 이야기했다. 리그 최강의 위력을 뽐낸 켈리,플럿코와의 재계약은 LG에겐 그 어떤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 것보다도 커다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4년 동안 58승, LG가 찾던 외국인 에이스

KBO리그에서는 9명의 주전 라인업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외국인 타자보다는 5명의 선발진에서 두 자리를 책임지는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훨씬 크다.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도 국내 투수들의 부진으로 팀이 하위권에 머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외국인 투수가 부진한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외국인 투수가 팀 전력에서 큰 위치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LG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게 6년 연속 순위가 뒤지고 상대전적에서 열세에 놓였던 이유도 외국인 투수의 차이가 결정적이었다. 물론 LG 역시 헨리 소사와 데이비드 허프, 타일러 윌슨 같은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꾸준히 나왔지만 두산은 같은 기간 더스틴 니퍼트(2016년)와 조쉬 린드블럼(2019년), 아리엘 미란다(2021년)까지 정규리그 MVP만 3명을 배출했다. 

그렇게 '리그최강'으로 불리기엔 2% 아쉬웠던 LG의 외국인 투수는 2019년 켈리가 가세하면서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갔다. LG 입단 첫 시즌부터 윌슨과 동반 14승을 기록하며 KBO리그에 완벽 적응한 켈리는 한국에서의 두 번째 시즌에 15승을 달성하며 리그 최고수준의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켈리는 작년에도 177이닝을 던지며 13승을 수확했고 올해는 16승으로 KBO리그 입성 4년 만에 다승왕에 등극했다. 

사실 켈리의 진짜 가치는 가을야구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KBO리그 4년 동안 정규리그에서 통산 58승31패 평균자책점2.89를 기록한 켈리는 가을야구에서 6경기에 등판해 3승1패2.23으로 더욱 좋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켈리가 포스트시즌에서 당한 유일한 패배는 지난 10월2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었는데 당시에도 켈리는 5이닝2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보여준 바 있다.

켈리는 오는 9일 열리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도 투수부문의 유력한 수상후보로 꼽힌다.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1위에 오른 안우진(키움)이 휘문고 시절 학교폭력사건에 연루된 이력 때문에 대표팀 선발과 각종 시상식에서 이름이 제외되거나 성적 만큼의 득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약 켈리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LG는 2001년의 신윤호 이후 무려 21년 만에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하게 된다.

'15승 콤비' 켈리-플럿코로 우승 재도전

 LG가 켈리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가세한 후에도 3년 연속 4위에 그치며 우승전력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유는 켈리와 함께 LG의 선발진을 이끌었던 또 다른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 상대적으로 아쉬웠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3년 간 LG에서 활약했던 윌슨은 2019년 켈리와 함께 동반 14승을 올렸지만 2020년 시즌 10승을 기록하고도 평균자책점이 2.92에서 4.42로 치솟으면서 2021시즌 재계약에 실패했다. 

작년에 활약했던 빅리그 출신의 좌완 앤드류 수아레즈는 10승에 평균자책점2.18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수아레즈는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시즌 23경기 등판에 그쳤고 경기당 평균 5이닝을 간신히 넘겼을 정도로 이닝소화 역시 전혀 돋보이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수아레즈는 작년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에 등판해 6.1이닝3실점으로 2패를 떠안으면서 LG팬들을 실망시켰다.

반면에 올 시즌을 앞두고 80만 달러에 LG 유니폼을 입은 플럿코는 28경기에서 162이닝을 던지며 15승5패2.39의 성적으로 LG의 정규리그 2위를 견인했다. 9승4패2.94를 기록했던 전반기 활약도 상당히 준수했지만 플럿코는 후반기 10경기에서 6승1패1.31로 리그의 그 어떤 투수보다도 뛰어난 투구를 선보이며 LG의 후반기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평균자책점 리그 3위(2.39)라는 기록이 작년 시즌 플롯코의 맹활약을 말해준다.

하지만 플럿코에게 KBO리그에서의 첫 가을은 썩 유쾌하지 못했다. 지난 9월25일 SSG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등의 담증세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교체된 플럿코는 한 달 휴식 후 지난 10월25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1.2이닝8피안타6실점4자책으로 뭇매를 맞으며 조기강판됐고 LG는 플럿코가 등판했던 2차전을 시작으로 내리 3연패를 당하며 20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플럿코가 가을에 주춤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규리그에서 31승을 합작한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 켈리와 플럿코를 1년 만에 해체시키는 것은 너무 위험한 선택이다. 결국 LG는 켈리와 플럿코에게 도합 320만 달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안기며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로 28년째 한국시리즈 무관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LG가 최강 외국인 원투펀치 켈리와 플럿코를 앞세워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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