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기억을 다시한번 떠오르게 하는 승리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후반 종료직전 터진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축구대표팀은 3일 자정(한국시각)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1승 1무 1패의 성적으로 우루과이와 승점, 골득실 동률을 이룬 한국은 우루과이에 다득점(한국 4, 우루과이 2)에서 앞선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성공적이었던 교체카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지만 한국의 초반 흐름은 불안했다. 주앙 칸셀루와 디오구 달롯을 활용한 좌우 측면 공격에 고전한 한국은 전반 5분 달롯의 패스를 받은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실점을 내주고 만다.  

이후 전열을 갖춘 한국은 이강인과 손흥민의 킥을 활용한 세트피스 공격을 통해 활로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전반 16분 손흥민의 크로스를 받은 조규성의 헤더슛이 골키퍼 맞고 흐른볼을 김진수가 골로 연결했으나 오프사이드 선언이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 아쉬움을 전반 27분 만회한다. 왼쪽에서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이강인이 올려준 볼이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맞고 흐르자 이것을 김영권이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것.  

동점골을 허용한 포르투갈은 전반 34분 디오구 달롯의 슈팅을 시작으로 비티냐와 호날두, 오르타가 슈팅 기회를 만드는등 약 20분동안 8차례의 슈팅으로 한국을 압박했다.  

이 위기에서 김승규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전반 34분 달롯의 중거리 슛을 몸을 날려 막어낸 김승규 골키퍼는 이후 35분과 42분에 나온 비티냐의 슈팅, 전반 44분 오르타의 슈팅까지 막어내는등 4차례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선방했다. 이런 가운데 전반 42분 포르투갈의 세컨볼 찬스에서 나온 호날두의 헤더슛은 골문을 크게 빗나가는 행운까지 깃들여진다.  

후반전에는 두 팀의 벤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한국이 후반 21분 이재성 대신 황희찬을 투입한 데 이어 후반 36분에는 황의조와 손준호를 투입하면서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포르투갈 역시 안드레 실바와 하파엘 레앙, 베르나르두 실바 등의 공격자원들을 투입하면서 이에 응수한다.  

이후 두 팀은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쳤다. 포르투갈은 개인기량이 뛰어난 공격진을 앞세워 볼 소유시간을 늘려가면서 한국을 압박했고 한국은 이를 역이용하는 역습작전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 23분 황인범의 중거리슛이 포르투갈 디오고 코스타 선방에 막히는 위협적인 장면도 나왔다.  

결국 이 교체카드의 승자는 한국이 가져간다. 후반 44분 포르투갈의 코너킥을 차단한뒤 손흥민의 단독 드리블 돌파부터 시작된 한국의 역습 찬스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역전골을 터뜨린 것.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이후 조규성 대신 조유민을 투입해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경기를 마무리 한다. 그리고 약 8분 뒤,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가 우루과이의 2대 0 승리로 끝나면서 한국은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결실 맺은 벤투호  

이날 경기는 20년 전의 맞대결로 인해 관심을 받었다. 2002년 6월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포르투갈의 맞대결에서 후반 25분 박지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 0으로 승리한 한국은 역대 최초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반면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된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신다.  

그리고 20년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은 이번에도 공교롭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난다. 그리고 결과 역시 그때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2대1 승리와 함께 한국은 포르투갈과 함께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한국의 16강 진출은 4년간 월드컵을 보고 달려온 벤투호의 결실을 완벽하게 맺는 결과물이라 그 의미가 상당히 컸다.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이후 지속적인 감독 선임의 실패로 인해 2014 브라질 월드컵(1무 2패), 2018 러시아 월드컵(1승 2패)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신다.  

이에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 전에 한국축구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후방에서의 빌드업을 활용한 주도적인 경기운영을 선보인다. 이 과정에서 플랜B의 부재, 같은 선수 기용, 한일전 두 차례 0대 3 패배로 비판에 직면했으나 벤투 감독은 뚝심있게 이를 밀고 나가면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순항, 손흥민 활용법 제시라는 긍정적인 사례를 남긴다.  

그리고 맞이한 월드컵 무대.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한 한국은 그동안 갈고닦은 빌드업 축구를 완벽하게 구현하면서 상당히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호평을 받는다. 여기에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교체카드 활용에 있어서도 이강인과 나상호, 손준호, 황희찬등을 적제적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이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비록 우루과이, 가나전에선 운이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1무 1패에 그쳐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부상에서 회복한 황희찬이 종료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승리와 함께 16강 진출이란 확실한 결과물을 챙겼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명예회복을 노리는 파울루 벤투 감독, 선진 축구를 접목하려는 한국 축구 모두에게 중요한 대회였다. 그리고 4년간의 인내를 통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루며 결과와 과정 모두 챙긴 한국축구와 벤투 감독은 서로 윈윈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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