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8일부터 12일까지, 홍대 일대에서 경록절이 대면으로 열린다.

오는 2월 8일부터 12일까지, 홍대 일대에서 경록절이 대면으로 열린다. ⓒ 캡틴락컴퍼니

 
크리스마스, 핼러윈과 함께 '홍대 최대 명절'로 알려진 경록절이 오프라인으로 돌아온다. 경록절은 '조선 펑크'를 대표하는 록 밴드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주최하는 행사다. 경록절은 2005년 군에서 제대한 한경록의 생일 파티에서 시작되었다. 치킨집에서 동료 뮤지션들과 함께 소소하게 술을 마시고 연주하며 보냈던 이 파티는 2015년 홍대 에반스 라운지를 거쳐 2016년부터 홍대 라이브 클럽 무브홀(현 왓챠홀)로 이어졌다.

수백명의 관객들이 모여 뮤지션의 공연을 즐겼고, 공연을 보기 위해 놀러 온 뮤지션이 무대 위에 뛰어올라 즉흥 합주를 벌이기도 했다. 하룻밤 만에 맥주 100만 cc가 동나는 것은 당연했다. '먹고 마시고 노는' 이 행사는 홍대 문화예술 신 전체를 상징하는 페스티벌로 떠올랐다.

2년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이 모든 인간의 즐거움을 빼앗아가는 동안, 경록절도 타격을 입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공연이 멈췄던 2021년과 2022년, 한경록은 '온라인 경록절'을 열어 문화예술계를 응원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경록절에는 김창완, 섹스 피스톨즈의 글렌 매틀록, 윤도현, 잔나비, 박재범, 한영애, 마미손, 이날치, 최백호 등 화려한 출연진부터 무대를 잃어버린 신인 밴드들이 다수 참여했다.

한경록은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22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서정민 선정위원은 "이 터널(코로나19 팬데믹)의 끝이 어디냐고 탓하는 대신, 터널 안을 축제의 공간으로 바꿔버린 발상의 전환은 미래를 밝힌다"며 한경록의 공을 치하했다.

2023년의 문을 여는 첫 페스티벌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경록절은 '사상최대 주 5일제 복합문화 페스티벌'을 추구한다. 1차 라인업에는 '작은 거인' 김수철과 잔나비, 멜로망스, 정우, 극동아시아타이거즈 등의 아티스트가 합류했다. 한경록의 본진인 크라잉넛 역시 무대에 오른다. 마포아트센터 갤러리맥에서는 행사 기간 5일 내내 여덟 아티스트의 특별 전시회인 '로큰롤 르네상스'가 열린다. 김창완과 백현진, 조문기, 신창용, 이상면(크라잉넛), 보보(노브레인), 권민지, 김유진 등 음악과 미술을 넘나드는 8인의 작가가 작품을 통해 참여한다.

첫째 날인 2월 8일에는 홍대 왓챠홀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다양한 밴드들의 공연이 진행되며, 맥주 역시 제공된다. 이날 왓챠홀은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할 예정이다.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온라인 공연을 통해 여러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송출된다. 이 역시 유튜브의 크라잉넛 공식 채널을 통해 송출된다. 한경록의 생일(2월 11일)인 넷째 날에는 '로큰롤 시티투어'가 열린다. 제비다방과 네스트나다, 클럽 FF 등 홍대 앞의 다양한 공연장에서 록 밴드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코로나 시대 동안 움츠러들었던 라이브 클럽들의 가치를 재발견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마지막 날에는 마포아트센터에서 폐막식이 열린다. 올해 경록절은 페스티벌의 재원 마련을 위해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을 오픈할 예정이며, 굿즈 판매 역시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경록절의 부제는 '마포 르네상스'다. 한경록은 꾸준히 '마포 르네상스'를 외친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을 때도 "중세 시대 흑사병의 유행이 끝났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통해 문화예술이 부흥했듯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난 뒤, 우리나라에서도 다시 한번 문화예술이 꽃피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의 바람처럼 마포는 한국의 피렌체가 될 수 있을까. 2023년 첫 페스티벌인 경록절에서 확인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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