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열린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펼쳤던 장우진 선수.

지난 2월 열린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서 경기를 펼쳤던 장우진 선수. ⓒ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제공

 
부산 탁구 세계선수권 이후 한 달 만에 '탁구의 별'들이 다시 대한민국에 모여 쟁탈전을 펼친다. 27일부터 31일까지 인천 용유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24 신한은행 WTT 챔피언스 인천 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총 3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는 세계 랭킹이 높은 순서대로 32명의 선수들을 초청해 치르는 대회다. 중국의 남녀 탁구 간판 선수인 쑨잉사와 판젠동을 비롯해 일본의 하야타 히나, 유럽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프랑스의 펠릭스 레브런 등 부산 대회에서도 등판했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참가한다.

한국은 남자 5명, 여자 5명의 선수들이 출전하는데, 개인전 토너먼트로 펼쳐지는 대회 특성 상 매 경기가 소중하다. 그런 와중에 첫 경기인 32강부터 뜻밖의 매치업이 성사되기도 했는데, 남자 탁구 토너먼트에서는 장우진과 안재현이 32강부터 만나 '집안 승부'를 펼친다.

'겹경사' 한국 탁구, '개최 기록' 연이어 썼다

지난 2월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는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탁구 국제대회로서의 의미가 컸다. 이 대회에서 남녀 대표팀은 모두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남자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만리장성' 중국 대표팀과 탁구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세계선수권의 감동을 잊기도 전에 겹경사를 맞이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주관 대회가 열린다는 것. 한국은 한 달 남짓한 사이 두 번이나 세계 유수의 탁구 랭커들을 안방으로 초대하게 됐다. 

WTT 챔피언십의 권위 역시 높다. WTT 주관 대회 중에서도 '그랜드 스매시', '파이널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는 대회다. 우승자에게는 1천 점의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총 상금 역시 30만 달러(한화 약 4억 원), 우승 상금은 1만 5천 달러(한화 약 2천만 원)에 달한다.
 
 지난 2월 열린 부산 탁구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벡스코의 전경. 한국은 한 달 남짓으로 세계 탁구의 '톱 랭커'를 홈에서 모시게 되었다.

지난 2월 열린 부산 탁구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벡스코의 전경. 한국은 한 달 남짓으로 세계 탁구의 '톱 랭커'를 홈에서 모시게 되었다. ⓒ 박장식

 
매번 해외 투어에 나서곤 했던 한국 선수들이 '안방'에서 선수들을 맞이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장우진 선수는 부산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인천에서 하는 대회니 가까워서 많은 분들이 오시기에도 좋을 것 같다. 많이 와 주시리라 믿는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장 선수는 "인천 대회는 개인전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남자 대표팀) 주세혁 감독님이 하셨던 이야기 중 하나가 탑 랭커에게 많이 못 이겼던 부분에 대한 아쉬움인데, 외국 선수들을 많이 이겨서 승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첫 판부터 한국 대 한국 성사... '복수전'도 기대되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 남녀 다섯 명씩 총 열 명의 선수단이 나선다. 여자 탁구의 간판 신유빈(대한항공, 세계 랭킹 7위)도 당당히 초청권을 거머쥐었다.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연거푸 상대에 패했던 부진을 털어내는 것이 목표다. 마침 대진표대로라면 16강에서 세계선수권 때 졌던 브라질의 브루나 타카하시를 다시 만난다.

특히 부산 세계선수권에 동반 출전했던 전지희(미래에셋증권, 20위)와 더불어 이시온(삼성생명,  45위)도 나선다. 세계선수권에 미출전했던 선수들 중에는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 30위)과 귀화 선수인 주천희(삼성생명, 17위)가 나서는데, 이르면 8강에서 한국 선수끼리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부에서는 '세계선수권 3인방' 장우진(무소속, 세계 랭킹 14위)과 임종훈(한국거래소, 21위)이, 그리고 대표팀 '맏형' 이상수(삼성생명, 29위)가 나선다.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 중에서는 2006년생의 영건 오준성(미래에셋증권, 46위)가 나선다. 오준성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따기도 했다.

남자부에서는 한국 대 한국의 대진표가 예상보다 이르게 짜였다. 28일 오후 7시 열리는 32강 라운드에서부터 장우진과 안재현(한국거래소, 45위)의 맞대결이 확정되었기 때문. 16강을 두고 다투는 한국 선수들끼리의 분투가 탁구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

이번 대회에 쌓인 랭킹 포인트는 세계 랭킹을 일순간에 뒤집을 수 있다. 특히 세계 랭킹 점수는 7월 열릴 2024 파리 올림픽에서의 시드를 뽑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 보는 '올림픽 배치고사'인 셈. '홈 경기'를 치를 한국 선수들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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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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