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16 12:05최종 업데이트 22.06.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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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가 주도하는 재단법인 국가기본문제연구소가 <귀속재산연구, 한국에 묻힌 일본자산의 진실>을 저술한 이대근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일본연구특별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 웹사이트 갈무리


일본 극우세력이 한국인을 칭찬하고 있다. 위안부·강제징용 문제 등으로 일본이 도덕적 수세에 처해 있는 지금, 일본 극우는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일부 한국인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주에도 그런 일이 두 건 있었다.

일본 극우가 주도하는 재단법인 국가기본문제연구소(이하 국기연)는 <귀속재산연구, 한국에 묻힌 일본자산의 진실>(帰属財産研究 韓国に埋もれた日本資産の真実)을 저술한 이대근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일본연구특별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15일 이 연구소가 홈페이지에 공지한 바에 따르면, "정치·경제·안전보장·사회·역사·문화 각 분야에서 일본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킨, 국내외의 우수한 일본 관계 연구"라는 점이 선정 이유다.

이대근 교수의 책은 8·15 해방 당시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재산인 귀속재산(적산)을 52억 4600만 달러로 평가하면서, 식민지 한국에서는 광공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 고도화가 이루어져 여타 식민지와 차별성을 보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식민지 한국이 일본제국주의로부터 특별한 수혜를 입었다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산케이신문> 서울 특파원을 지낸 구로다 가츠히로는 작년 10월 14일 일본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에 기고한 '한국에 남겨지고 한국 경제에 공헌한 일본 자산의 행방'이라는 기사에서 "한국 연구자의 대담한 연구 성과"라고 이 교수의 책을 평가했다.

지난 1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와타나베 도시오 국기연 이사는 "1930년대에 한국은 일본의 자본과 기술에 의해 제1차 산업혁명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한 뒤 "이런 사실을 1차 자료를 세밀하게 분석해 입증한 세기의 저작"이라며 이 교수에 대한 심사평을 밝혔다. 식민지 한국이 일본에 힘입어 산업혁명을 이룩한 사실을 규명해낸 세기의 저작물이라는 것이다.

이대근 교수는 식민지근대화론을 홍보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의 공동 설립자다. <반일종족주의> 공동 저자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이우연 연구위원 등의 학문 활동에 토대를 놓은 인물 중 하나다.

이우연 연구위원도 강제징용 문제에 관한 일본 측 주장을 담은 서적을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국기연으로부터 특별상을 받았다. 올해에는 이대근 교수가 같은 극우단체의 상을 받았으니, 식민지근대화론 홍보에서 낙성대경제연구소가 차지하는 위상을 짐작할 만하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원군'
 

지난 14일 일본 극우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한국 시민단체, 독일 위안부상 철거 요구하러 이달 말 방독' 기사에서 이우연 연구위원, 주옥순 대한민국엄마부대 대표,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등이 속한 위안부사기청산연대가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고자 출국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 웹사이트 갈무리

 
이대근 교수가 수상자로 발표되기 전날인 14일, 극우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이우연 연구위원을 비롯한 일단의 한국인들을 호평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위안부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에 맞서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맞불시위를 벌이는 위안부사기청산연대가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위한 해외 응원전에 나선다는 이유에서였다.

14일 자 <산케이신문>은 '한국 시민단체, 독일 위안부상 철거 요구하러 이달 말 방독' 기사에서 이우연 연구위원, 주옥순 대한민국엄마부대 대표,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등이 속한 위안부사기청산연대가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의 철거를 요구하고자 출국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기시다 총리의 '원군'으로 표현했다.

지난 4월 28일 기시다 총리는 도쿄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위안부상이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일본의 입장과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기시다는 소녀상 철거를 위한 숄츠 총리의 협조를 요청했다.

국내 언론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 소식을 보도한 5월 11일 자 <산케이신문>은 "숄츠 총리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숄츠 정권이 대일관계를 중시하지만, 소녀상은 미테구청이 관할하고 있어 독일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적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미테구청의 관할 사항이라서 숄츠 총리가 그런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14일 자 <산케이신문>은 이우연·주옥순·김병헌 등이 독일에 가는 목적이 바로 그 미테구청 등을 방문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일행은 금월 25일부터 6일 동안 베를린을 방문해 위안부상이 세워진 이 시의 미테구 당국자나 베를린 시의회에 성명문이나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이 소녀상 설치를 주도한 재독교포 단체인 코리아협의회와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미테구의 태도가 숄츠 내각의 입장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들이 미테구에 가서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다고 하니 반갑지 않을 수 없다. "4월에 도쿄에서 있었던 일독 수뇌회담에서 위안부상의 철거를 독일 측에 요청했던 기시다 총리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원군이 나타난 형국"이라고 <산케이신문>이 평가한 이유다.

위안부 문제 제기를 '원흉'으로 표현하는 이들

위안부사기청산연대는 '위안부 강제연행은 거짓이며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수요시위 현장에 출현해 확성기 소음을 일으키며 "위안부 성노예설 거짓이다", "위안부도 소녀상도 모두 거짓말" 같은 구호를 내걸곤 한다. "조선인 위안부의 사기, 일본인에 대한 중대한 인권침해"라는 플래카드가 등장하는 일본 혐한집회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위안부사기청산연대는 14일 자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도 위안부는 사기라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독일에 가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위안부 문제의 사기가 세계적으로 인식되지 않는 한, 정상적 국제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인들의 위안부 문제 제기를 '원흉'으로까지 표현했다. 한일관계뿐 아니라 더 큰 범주의 국제관계가 이 때문에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케이신문>은 이렇게 전했다.

"이 단체 간부들은 '이러한 사기는 일한관계뿐 아니라 국제관계까지도 악화시키는 원흉이 되고 있다. 사기를 바로잡지 않고는 정상적 국제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 위안부 문제의 사기를 퍼트리는 것은 그 어떤 이익도 낼 수 없으며 대립과 증오를 선동할 뿐이라는 것을 한국 연구자로서 독일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철거를 강하게 요구해 나가고 싶다'고 말하면서, 이 활동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지난 5월 1일 김양주 할머니가 세상을 떠남에 따라 생존 위안부는 열한 분으로 줄어들었다. 피해자들의 가슴에 응어리진 한과 고령의 나이를 감안해서라도 식민지배 문제는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극우세력은 한국인을 부추겨 식민지배가 한국에 도움이 됐으며 위안부·강제징용 문제는 거짓이라는 주장을 퍼트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한국인이 동조하면서 문제 해결이 더욱 지연되고 있다. 식민지배 문제를 청산하고 한일관계를 바로잡는 길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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