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5년 만의 개막전 승리를 거두면서 '꼴찌 탈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한화는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선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의 호투와 고동진의 쐐기 홈런포를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2011년부터 개막전마다 롯데와 만나 3연패를 당했던 한화는 이날 승리로 지난 3년간 롯데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했다. 또한 2009년부터 시작된 개막전 5연패의 사슬도 끊었다. 반면 롯데는 개막전 3연승을 마감했다.

전날 비가 내려 다른 팀들보다 하루 늦게 열린 양 팀의 개막전에서 한화는 2회초 김민수, 이용규의 안타와 정근우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가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2-0으로 먼저 앞서나갔다.

한화는 여세를 몰아 4회초에도 김태균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리며 2루에 있던 피에를 홈으로 불러들여 1점을 추가했다. 결국 송승준은 5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3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클레이의 호투에 막혀 무득점으로 침묵하던 롯데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5회말 선두타자 문규현의 2루타로 포문을 연 롯데는 이승화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1점을 만회했다.

곧이어 롯데는 6회말에도 박종윤이 안쪽으로 파고드는 클레이의 변화구를 날카롭게 받아쳐 오른쪽 외야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2-3으로 한화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한화도 홈런으로 응수했다. 7회초 고동진이 롯데의 구원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을 상대로 역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다시 4-2로 달아났다.

한화는 8회부터 김혁민과 송창식이 구원 등판해 1이닝씩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반면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한 롯데는 선발요원 옥스프링을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고동진에게 예상치 못한 일격을 맞고 쓰러졌다.

개막전 신인 포수 김민수 '깜짝 활약'

지난 시즌 꼴찌에 머물렀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올 시즌 거액을 들여 자유계약(FA) 최대어인 정근우와 이용규를 동시에 영입한 한화는 개막전 연패를 끊어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1번 타자로 나선 이용규는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하며 타선을 이끌었고, 정근우는 비록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두 차례나 출루에 성공하며 이용규와 함께 테이블 세터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이날 한화의 가장 빛나는 승부수는 바로 신인 포수 김민수의 깜짝 선발이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신인 포수가 개막전에 선발 출전한 것은 지난 2000년 KIA 타이거즈(당시 해태)의 김상훈 이후 14년 만이다.

김민수는 2회 첫 타석에서 송승준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터뜨렸고, 9회까지 5명의 투수와 손발을 맞추며 롯데 강타선을 2실점으로 틀어막아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신경현이 은퇴한 후 마땅한 주전 포수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는 이날 김민수를 개막전부터 내세운 김응용 감독의 모험이 성공을 거두면서, 개막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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