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을 전하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 BAFTA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영국 아카데미에서도 쾌거를 올렸다.
기생충은 2일(현지시각) 영국 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가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개최한 2020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 등 2개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국 영화가 영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것은 2018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이후 두 번째이고, 오리지널 각본상까지 더해 2관왕에 오른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봉 감독은 각본상 수상 소감에서 "혼자 카페에서 글을 쓰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라며 "로열 앨버트 홀에 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생충>에 많은 사랑을 보여준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에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여기 시상식에 참석한 이들 중 저희 팀이 가장 먼 곳에서 온 것 같다"라며 "함께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훌륭한 영화들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생충>은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아쉽게도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샘 맨데스 감독의 <1917>은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7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이번 시상식을 휩쓸었다.
영미권 영화제에서 강력한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아카데미는 오는 9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가늠하는 자리로 평가받기도 한다.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국제 영화상(외국어 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데다가 수상 가능성도 유력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영국 BBC는 "최근 5년간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이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라며 "두 시상식의 결과가 반드시 같지는 않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