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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자들의 환영에 손을 흔드는 정몽준 후보.
ⓒ 오마이뉴스 조호진
후보단일화 방송토론을 마친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가 2010년 세계해양박람회 유치신청 도시인 전남 여수를 23일 방문했다.

이날 전남지역 몽사모(정몽준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70여명과 국민통합21 여수선대본부, 전남선대본부 관계자 등 300여명은 오동도 세계해양박람회 입구에 도열해 정 후보의 도착을 기다렸다.

이들은 '월드컵으로 이룬 꿈 엑스포 유치로 다시 한번' '후보단일화 단일후보는 경쟁력 있는 정몽준으로' 등의 문구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고 "대한민국 대통령 정몽준"을 외쳤다.

전남지역 몽사모 이철행(51·자영업) 회장은 "어제 토론회가 그 동안의 방송토론회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탈피하고 대통령 후보로서 자질을 각인 시켜준 토론회였다"고 높이 평가하면서 "여론조사 결과 박빙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정 후보가 대통령후보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답변시간을 어겨 여러 차례 종의 제재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시간적 제약 때문에 일어난 것 뿐이다"며 "반창 정서가 강한 전남지역을 돌아본 결과 시골노인들이 '돈 많은 사람이 나쁜 짓 하겠냐'며 정 후보를 지지하고 신뢰하고 있다"며 여론조사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순천 몽사모 서연길(53·제이테크 대표이사) 회장은 노 후보로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치적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적극 도우면서 지역감정을 철폐시키는 데 앞장설 것이다"며 "단일 후보가 나서면 이회창 후보를 확실히 누르고 당선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이날 10시 15분께 도착해 지지자의 연호에 휩싸인 정 후보는 고무된 표정으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었다.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기념촬영을 마친 정 후보는 즉석 연설을 통해 "어제 토론회 봤느냐. 누가 잘했냐"고 질문하며 단일후보토론회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했다.

정 후보는 "박람회 유치위원장인 형이(정몽구·기아자동차회장) 박람회 유치를 위해 미국에 가 있다. 더 열심히 하도록 박수를 쳐달라"며 "형을 도와 박람회가 유치되도록 하겠다"고 말해 지지자들로부터 환호를 샀다. 또 "후보단일화에서 승리해 이회창 후보를 확실히 누르겠다. 여러분이 도와주면 대통령에 당선되고 박람회도 유치된다."고 박람회 유치 지원의사를 밝혔다.

▲ 여성 지지자들에게 휩싸인 정몽준 후보.
ⓒ 오마이뉴스 조호진
국민통합21 주승용(전 여수시장) 전남선대본부장(전남동부)의 안내로 오동도 세계박람회 홍보관을 방문한 정 후보는 주 본부장이, 시프린스호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바다와 인근에서 기름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하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또 '세계박람회전시장 조감도'를 설명을 하던 시 관계자는 "이 전시관은 정몽구 회장께서 사재로 지은 곳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승용 전남선대본부장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토론회가 끝난 뒤 첫 번째 여수를 선택한 것은 형인 정몽구 위원장을 돕기 위한 것이다"면서 "오는 도중 대화를 나누었는데 회원국 몇 곳에 지지를 부탁했다고 했다. 아프리카 국가에 세계박람회와 월드컵 유치를 '빳다제(교환조건)'로 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환영행사를 지휘한 40대 후반의 남자는 "오늘부터 전화통 옆에 붙어 있어야 한다. 할아버지, 삼촌, 이모 등 친인척에 전화를 걸어 정 후보를 지지하라고 해야한다"고 핸드마이크로 선동했다. 또 이 남자는 정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참석한 40∼50대 여성들에게 "연호를 유도하면 선관위에 걸리니까 알아서 연호를 해라"고 몇 차례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통합21 장현 전남선대본부장(전남서부)은 "그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 정 후보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다"며 "오늘 행사는 정 후보가 갑작스럽게 온다고 해 선대위 관계자만 참여했고, 행사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국민통합21 여수선대본 관계자도 "잘 모르는 사람이다"고 말해 정당 행사의 중요한 역할을 신원파악조차 없이 진행한 게 문제로 지적됐다.

▲ "노후보, 정후보 아닌 '우리후보'라고 불러달라"는 정후보.
ⓒ 오마이뉴스 조호진
정 후보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노 후보, 정 후보 이렇게 부르지 말고 '우리후보'라고 불러달라. 단일화정신이 바로 '우리후보"다고 연대감을 강조했다. 또 어젯밤 토론회에 대해 "언론과 지역에 따라 좋게 평가한 곳도 낮게 평가한 곳도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도우러왔는데 어떻게 도울 계획인가.
"박람회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환기시키기 위해 여기에 왔다. 박람회는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국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3대 행사다. 박람회는 월드컵보다 2배 더 큰 행사로 (여수에)유치되면 한국이 균형 발전된다. 형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정권의 임기후반이라 올림픽과 월드컵보다 참여열기가 쉽지 않다.

중국 상해와의 경쟁이 쉽지 않지만 희망은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확보가 중요하다. 이들 국가의 절친한 사람들과 긴밀히 연결해 유치되도록 돕겠다. 월드컵 유치를 희망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피파(FIFA) 부회장을 맡고 있는 나에게 지지를 부탁하고 있어 박람회 유치에 협조를 요청했다. 박람회가 유치되면 여수와 전남이 발전하고 대한민국이 균형발전 되는 모범 사업이 될 것이다. 박람회가 유치되면 특별법을 제정해 SOC투자를 활발하게 하겠다. 여수는 상해에 비해 간접시설이 부족하다. 여수공항을 점보기가 내릴 수 있는 시설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수, 순천, 광양을 100만 규모의 광역도시로 만들겠다."

-도청이전을 한나라당이 당론으로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도청이전 문제를 어떻게 할 생각인가.
"도청이전(현 광주의 도청을 무안으로 이전) 문제에 주민의견이 수렴되지 못했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전남동부지역 주민들의 염려를(광주는 1시간, 목포는 3시간 거리) 잘 안다. 도청이 이전되면 이곳(전남동부)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여수와 목포간 고속도로를 만들겠다. 또 인터넷시대에 맞춰 도청에 가지 않아도 되도록 행정시스템을 갖추겠다. 도청이전 문제는 주민편익 증진이 우선돼야 한다."

-해양정책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바다가 교통장애였지만 해상운송수단이 발달하면서 한국을 출발한 선박이 샌프란시스코에 5일만에 도착한다. 해상운송수단은 경제적 가치가 높다. 지금은 율촌공단이 지지부진하지만 해안을 갖춘 공단이 부족한 조건에서 입주업체를 선별해 받을 날이 올 것이다."

-지방분권에 대한 복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방자치는 주민을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재정자립도 등의 여건미비로 중앙정부만 쳐다보고 있어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다.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 교육감도 주민이 직접 뽑고, 경찰서장과 검찰 지청장도 주민이 선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수산단 환경문제와 주민이주문제가 심각하다. 기업과 주민의 입장에 따라 해결방법이 다르다. 어떤 관점에서 해결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환경의식은 주민들이 정치인보다 앞서가고 있다. 환경문제 해결은 기업과 국민이 따로 있지 않다. 시프린스호 사건이 7년이 됐는데 해저에 기름이 새어나오고 해초가 자라지 못한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해양환경에 관심이 많다. 한국이 서해에 버리는 폐수보다 중국이 10배나 많다. 서해안은 죽음의 바다가 됐는데 대책이 없는 게 큰 문제다. 앞으로는 공단을 만들 때 환경보존을 최우선으로 해야 외국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 지지자들과 기념촬영 중인 정 후보.
ⓒ 오마이뉴스 조호진
-어제 후보단일화 토론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단일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는 게 목표다. (국회에서 노무현 후보와 나눈 대화를 설명) 노무현 후보에게, (노무현 후보로)단일화해서 이기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표는 (노 후보로)단일화가 되면 이회창 후보에게 간다. 하지만 내가 단일후보가 되면 노후보 표 가운데 60%가 나한테 온다고 말하면서 노 후보가 사퇴해야 파괴력이 있다고 말했다. 노 후보로 단일화 됐을 때 (이회창 후보를)이길지는 여러분이 잘 알 것이다. 내가 단일후보가 되면 이회창 후보를 10% 차이로 앞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 민주당의 박상천, 정균환, 강운태 의원은 정 후보로 단일화해야 이긴다고 확신하고 있다. 토론회에 대한 평가는 지역과 언론에 따라 틀린 것 같다."

-동서화합과 갈등 해소방안에 대한 견해를 말해달라.
"동서화합은 영남과 호남사람이 친하면 된다. 하지만 안 되는 이유는 편견과 불신, 오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호남 사람이 먼저 손 내밀면 된다. 성경에 원수를 사랑하라,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고슴도치가 돼 가고 있다. 서로 껴안으려 해도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히는 게 오늘 현대인의 모습이다.

바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돼선 안 되는 이유는 지역감정에 편승하고 악화시켜 대통령이 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증오와 보복의 정치로 악순환이 거듭된다. 정치학자가 후보들의 성격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이회창후보는 '대쪽이다'와 '고집스럽다'는 성격으로 나타났고 나는 '부드럽다' '유순하다'로 나타났다. 유순한 내가 지역화합에 적합한 대통령이다. 대쪽같은 성격으로는 지역화합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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