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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웅 전 한나라당 의원. 그는 25일 오전 개혁국민정당에 입당한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원웅 한나라당(대전 대덕구)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개혁국민정당(대표 유시민)에 입당한다.

김 의원은 24일 서청원 한나라당 대표에게 탈당 의사를 밝히고, 이날 오후 5시 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25일 오전 11시 여의도 대하빌딩 개혁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국민정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24일 저녁 6시30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민련과 민주당에서 철새 정치인들이 많이 들어올수록 내가 둥지를 틀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며 "이회창 후보가 무원칙하게 철새정치인을 받아들이며 국가혁신을 하겠다는 것은, 마치 해방 직후 자주독립국가를 세운다고 하면서 친일파를 끌어모으는 것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한 "(지금 한나라당 안의) 개혁세력들은 한낱 정당의 데코레이션(장식품)으로 전락했다"며 "그건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 내가 내 자신을 설득시킬 수 없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또한 "한나라당이 반(反)DJ 정서에 기대 집권하려고 하다보니, 무리하게 DJ와 차별화하기 위해 반민족적·반통일적 노선을 걷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성범 민주당 부대변인은 24일 김원웅 의원의 탈당에 대한 논평에서 "김 의원의 용기있는 결정은 과거로 회귀하는 이회창 후보와 수구정당 한나라당의 자업자득"이라며 "이로써 한나라당은 수구정당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함에 따라 한나라당 의석수는 149석에서 148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다음은 김원웅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 많은 다른 당 의원들이 한나라당에 들어오는데,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들어오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 한나라당이 집권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집권당이 되면 권력과 돈이 생기니까 '철새정치'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도 매일 같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 그런 사람들이 들어오는 이유가…. 그럴수록 자꾸 (내가 있을 곳이 한나라당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회창 후보가 철새정치인을 받아들이면서 "국가혁신에 동참하면 누구든지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절자를 끌어모아 어떻게 국가혁신을 하느냐. 이것은 마치 해방 직후 자주독립국가를 세운다고 하면서 친일파를 끌어모으는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 나는 그런 생각에 근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에 여러 차례 그런 입장을 밝혔는데도, 관철되지 않았다. (지금 한나라당안의) 개혁세력들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하고 정당의 데코레이션(장식품)으로 전락했다.

언제까지 그런 데코레이션을 할 것인가. 그건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물론 데코레이션을 하면서 분배받는 전리품도 있겠지. 그걸 받아들이는 내 모습을 내 스스로에게 설득시킬 수 없었다.

내가 애초 한나라당에 입당할 때 이회창 후보와 한 약속이 있다. 그건 한나라당이 개혁과 보수가 공존하는 정당, 개혁의 목소리가 통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약속 하나를 믿고 한나라당에 들어왔다. 그런데 요즘 보니까, 한나라당이 수구냉전의 한쪽 귀퉁이로만 치닫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몇몇 뜻있는 개혁세력이 개혁을 견인해 낸다는 건 절망적이다. 오히려 개혁세력이 현실이라는 이름 아래 수구냉전을 추종할 것을 강요당하는 분위기다. 더 이상 한나라당의 개혁을 위해 한나라당에 남아 있다고 말 하는 게 정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 3당야합(민자당) 때도 반대했던 결심, 꼬마 민주당 때 '3김 지역주의 청산'을 주장했던 결심, 그동안 장렬하게 전사한 동지들… 이철·박계동, 심지어 노무현도 '배지'를 달지 못하고 나 혼자 국회의원이 됐다. 제정구는 고인이 됐고. 국회에 못 들어온 동지들을 생각할 때 국회원에 연연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한다.

내 지역구(대전 대덕구) 사정이 쉽지 않다. 그래서 (충청권) 사람들이 다들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 아니냐.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당이 어려울 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는 (한나라당에도) 충청권 의원이 많이 늘어났으니 부담이 덜 하다."

- 한나라당을 탈당하겠다는 최종 결심은 언제 했나.
"최근 자민련이나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철새들이 영입되는 것을 보면서 결심했다. '이러면 안되는데,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 생각이 굳어졌다. (한나라당은) 내가 있을 데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그런 사람들이 중심을 이루는 정당이 될 것 아니냐. 이번에도 오장섭(자민련)은 안되고 이재선은 된다고 했는데, 두 사람이 뭐가 다르냐? 강창희나 김용환은 되는데 JP는 안된다? 그 사람들이 뭐가 다르냐? 지역주의에 기대 당권이나 빨아먹던 사람들인데…. 그런 한나라당의 태도도 이해가 안된다. 그건 국민을 속이는 짓이다."

▲ 지난 8월 29일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정치혁명과 국민통합을 위한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 제안 국민토론회'에 참석한 김원웅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서청원 대표에게 탈당하겠다고 언제 이야기를 했나. 서 대표가 만류하지 않았나.
"오늘(24일) 오후 3시 약간 지나서 시내 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했다. 그저께도 전화 통화를 했고, 한 달 전에도 얘기를 했다. 서 대표가 '한나라당을 바꾸는 일을 하자'며 간곡하게 당부하더라. 그건 인간적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동안 정도 들었고 해서 탈당을 하더라도 서 대표를 먼저 만난 다음에 공식화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서 대표를 만난 다음 오후 5시께 탈당계를 제출했다. 자민련에서 장관을 하던 사람이 한나라당에 입당해 JP를 욕하고 지내는데, 그건 옳지 않다고 본다. 나는 그동안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하고 싶은 이야기 많이 했기 때문에 욕하고 싶지 않다.

한나라당을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인간적으로 정든 사람도 있고. 노선을 함께 했던 동지들, 이부영·서상섭·김홍신·안영근·조정무·김부겸 의원 등. 그러나 결국은 떠나야 되겠구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 어제 그제 지역구를 다니면서 당원들을 만났다. 그들이 '왜 어려울 때 욕 먹으며 한나라당을 지켰는데, 이렇게 좋을 때 떠나느냐'고 하더라. 그러나 정치적 노선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한나라당내에 친하게 지내던 개혁파 의원들에게는 사전에 이야기를 했나.
"아직 (탈당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전에 탈당을 고민했을 때 내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이해하리라고 믿는다."

- 그 당시 개혁파 의원들이 뭐라고 하던가.
"구체적으로 밝히긴 그렇다. 고민을 함께 하는 분위기였다. 조금 기다려보면 어떻겠느냐는 분위기였다. 현실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라릴 수만은 없었다. (한나라당은) 내가 둥지를 틀 곳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나라당은 반(反)DJ 정서에 기대 집권하려고 하다보니, 무리하게 DJ와 차별화 하기 위해서 반민족적·반통일적 노선을 걷고 있다. 수구냉전의 길을 걷고 있다."

- 개혁국민정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당이나 한나라당 모두 지역주의에 기반을 둔 정당이다. 지역주의 정당을 혁파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의 한계를 뛰어 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개혁국민정당은 아직은 작지만, 그런 면에서 지역 분열주의를 극복하려는 정치세력으로서 소중하다. 인터넷 당원들의 분포를 봐도 영·호남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그리고 모두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 당원들이다."

- 이전에 개혁국민정당이 노무현 후보를 지지해 참여하기 부담스럽다고 했는데.
"(개혁국민정당도) 정치세력이니까 선거가 있을 때 자기의 노선과 가장 가까운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대선 후에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발돌움하기 위해서는 특정후보에 밀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그러나 정치조직이 선거가 있는데, 후보 가운데 자기 노선과 가장 근접한 사람을 지지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대선 이후 (민주당 등과 합치지 않고) 독자세력으로 가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개혁당이 그것을 받아들여 내가 입당을 결심했다."

- 여러 차례 개혁국민정당의 대표직을 맡아달라고 요청 받았다고 하는데, 고사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직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그 문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겠다."

덧붙이는 글 | 황량한 벌판으로 다시 나옵니다 - 한나라당 탈당의 변

황량한 벌판으로 다시 나옵니다.
만나야 할 때가 있으면 헤어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머물러야 할 곳이 있으면 떠나야 할 곳이 있습니다.
저는 황량한 벌판으로 다시 나옵니다.

한나라당은 '잘 나가는 정당'입니다.
잘 나가는 집에 사람들이 꼬이듯 매일매일 식구가 늘어납니다.
제 눈에도 보입니다. 앞으로 한나라당에 머물러 있으면 힘도 돈도 생기고 양지를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이 철새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도 자민련에서, 민주당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저는 자꾸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수록 저와는 이념적 추구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한나라당을 개혁적 노선으로 견인해 내고 싶었지만 몇 사람이 견인해 내기에는 너무 멀리나가 버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떠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대전충남지역에서 한나라당으로는 저 한사람만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지역에서도 많은 국회의원이 한나라당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떠나는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인간적으로 정이 든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저는 비록 떠나지만 그동안 제가 머물렀던 한나라당이 외적 성장만큼이나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정치세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2002. 11. 25
국회의원 김원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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