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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과 인근의 마산, 김해, 진해, 밀양 등 현직 미술교사들이 모여 결성한 '갈뫼회(회장 김선아)' 회원들이 진학과 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정서순화와 문화의식 함양을 위해 각 학교를 돌아가며 순회 전시회를 여는 '찾아가는 미술관'을 운영해 재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찾아가는 미술관'은 내덕중학교, 진영중학교, 창원신월고등학교, 사파중학교, 반송중학교 등 도내 6개학교에서 개최되었으며,  사파고등학교, 안골포중학교와 마지막으로 열리는 경상남도교육청 전시회를 남겨두고 있다.

 

학생들은 처음에 "너희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전시회를 여니 보러가라"는 말에 미술관이나 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일반예술인들의 전시회인 줄 알고 "공부하기도 바쁜데 귀찮다"는 반응들 이었다. 근데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학교의 복도, 현관에 걸린 미술작품과 그 옆에 자세히 설명된 감상평, 작가의 이름을 보고서는, 이것들 모두가 자신들을 가르치고 있는 미술선생님들이 제자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작품전시회라는 사실을 알고는 놀라워했단다.

 

"전시회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문화적 교양을 쌓는데 꼭 필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책을 잡고 씨름하는 것이 더 급해서 나가는 것이 부담스러워요. 근데 ‘찾아가는 미술관’은 직접 곁으로 와 주었고, 잠깐의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친구와 편하게 이야기 나누면서 산책하듯이 그림을 볼 수 있어 전혀 부담 없는 또다른 휴식시간 이었어요. 그 어떤 쉬는 시간보다 좋았어요. 그리고 11년째 우리 곁에서 친구만큼 친근한 선생님이 직접 그리시고 여신 전시회라서 더 편안하고 기억에 남아요."(창원신월고등학교 2학년 김세양)

 

'갈뫼회' 회원들 모두가 현직미술교사들이라 학생들을 가르치고 가정생활, 개인사정을 보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전시회를 연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출산이나 가정사로 회원활동을 접고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고, 일부 선생님들로부터 "교사가 학생들만 잘 가르치면 되지 뭔 작품활동, 전시회를 한다고 호들갑을 떠느냐"는 말을 들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회원들은 입시에 시달리는 제자들에게 편안한 정서순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소양을 길러준다는 생각과 미술을 전공한 예술인으로서 창작모범을 보이겠다는 원래의 초심을 버리지 않았다. 서로를 격려하고, 외부강사를 초청하여 가르침도 받고, 세미나를 통해 교과과목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끌어가는 방법과 정보도 교류하고, 힘들었지만 매년 빠지지 않고 아트홀에서 작품전시회도 개최했다. 

 

"매년 작품전시회를 열면서 도내 미술선생님들에게 팜플렛을 보냈어요. 요즘은 '이제 전시회 할 때 되지 않았나요', '이번 전시회때 보니 작품성향이 바뀐 것 같던데'라며 관심을 많이 보여요. 선생님들이 갈뫼회 활동을 많이 알고 있어요."(김선아 회장)

 

갈뫼회는 1995년 4월에 결성하여 같은 해 10월에 창원갤러리에서 제1회 작품전시회를 개최한 후 13년 동안 매년 빠지지 않고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다. 다들 시간이 빠듯했지만 합천과 일본 교토에서 순회전도 열었다. 학교를 순회하며 작품을 전시하는 '찾아가는 미술관'도 실행에 옮겼다.

 

지금도 창원성산아트홀에서 10월14일에서 10월19일 까지 작품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활동에 자극받아 도내 신규미술교사들이 갈뫼회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며 회원으로 가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로 임기를 마치는 김선아 갈뫼회 회장(창원신월고등학교 재직)에게 "바람이 있다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던지자 이렇게 응답했다.

 

"부모들이 학생들에게 공부하라고 하지 전시관에 데리고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학교도 입시위주의 교육이라 미술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학생들의 정서순화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미술시간이 '쫓겨다니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과 마음껏 즐기면서 향유하는 ‘확보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다음블로그에도 게재합니다.


태그:#갈뫼회, #찾아가는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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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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