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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
 김재철 MBC 사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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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동조합이 최근 두 명의 PD에게 내려진 징계성 인사조치를 "김재철 사장이 결정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MBC는 지난 12일 이우환 <PD수첩> PD를 '용인 드라미아' 놀이동산 개발단으로, 평PD협의회 운영위원인 한학수 PD를 경인지사로 발령했다.

노조는 15일 발행된 노보에서 "한 임원에 따르면 회사 측의 이번 대응(인사 발령)은 김재철 사장 주재로 열린 긴급회의에서 결정됐다"며 "지난 12일 오전 김재철 사장 주재로 전영배 보도본부장, 차경호 기조실장, 이우용 라디오본부장, 이진숙 홍보국장이 참석한 임시 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이 자리에서 시사교양국 두 PD에 대한 인사조치와 라디오본부 PD들에 대한 중징계 등 강력한 대응을 결정했다"며 "이성을 잃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라디오본부 PD들에 대한 징계는 아직 없지만, 방송인 김미화씨 하차로 '밀실 개편'에 항의하며 5주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라디오 PD들을 징계하려는 논의도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김미화씨 강제하차 이후 코너에 몰린 이우용 본부장이 라디오PD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최근 노사협의회와 공정방송협의회에서 망신을 당한 MBC의 실세, 전영배 본부장이 강경대응 분위기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BC "인사는 협의해 결정... 임원회의 내용 말할 수 없다"

이에 당시 임원회의에 참석한 이진숙 홍보국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임원회의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인사는 각 국장과 본부장이 협의해 결정하지 사장이 사원이나 미세한 인사까지 지시하는 체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임원회의에서 인사 관련한 논의가 없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임원회의 내용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할 수 있나?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MBC 측은 이번 인사를 "사장이나 부사장이 관여할 게 아니다"고 밝혀왔다. 인사에 직접 관여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조치는 시사교양국의 총책임자인 국장과 최종 책임자인 편성제작본부장의 협의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국장은 두 PD에 대한 인사가 징계성이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일부 피디들이 너무 자기주장이 세서 그것이 심지어 조직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그것이 국장의 국 운영에도 부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우환 PD가 준비한 남북경협 중단 1년을 조명하는 기획을 막았는데 이 PD가 이를 거부해 인사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윤 국장은 한학수 PD 역시 평PD협의회 활동 탓에 인사조치 됐음을 명확히 했다. 윤 국장은 "평PD협의회는 몇 차례 성명을 발표해 부장, 국장 체제를 무력화시켜왔다"며 "한 피디는 비대위와 평PD협의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해 왔다. 평피디연합회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 같은 징계에 대해 "기자와 PD로서의 사명감, 자존심, 존엄성은 필요 없고 무조건 명령에 복종하는 '김재철의 아바타'가 되라는 것"이라며 "2000여 조합원이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우환·한학수 두 PD의 복귀를 요구하며 인사발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노조는 부문별 연대투쟁과 총파업 등을 논의하는 대의원 간담회를 오는 16일부터 시작한다.


태그:#MBC, #엠비씨, #PD수첩, #피디수첩, #김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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