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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종편이 출범했다. 많은 사람의 우려와 기대가 있었다. 출범 당시만 해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고, 종편 출범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피디와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들도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반가움보다는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얼마나 방송의 독립성과 독창성을 지켜나갈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공중파와 종편을 비롯해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가장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판단하는 잣대는 여전히 시청률이다. 종편 출범 초기, 1%를 밑도는 시청률은 채널과 시청권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시청률의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1%만 넘어도 '대박'이었던 시절은 가고, 종편의 인기 예능과 드라마가 5%대를 기록하는 등 시청률 면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뒀다.

'종편이 해 봤자...'했던 공중파에도 비상이 걸렸다. 20%를 훌쩍 넘겼던 주말 예능과 프라임 시간대 드라마는 점점 사라졌고, 동시간대 채널 시청률에서 종편, 케이블에 밀리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기존의 시청률 집계 방식에 PC, 모바일, IPTV를 통해 방송을 보는 시청자를 합산한 '통합 시청률' 집계가 도입되면 그 격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종편의 시청률 경쟁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많은 부작용이 생겨났다. 다양하고 독창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종편의 장점이, 자극과 선정성이 난무하는 단점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종편 채널 뉴스는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아이템을 갖고 시청자들을 상대로 프레임 싸움을 하고 있다. 세월호에는 '유병언'을 내세웠던 것처럼 진보에는 '종북'을 내세우면서 무분별한 이야기를 배설하고 있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 속, 종편 보도의 한계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
 손석희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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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니 믿어라'가 아니라, '사실이라고 믿을 때까지 하겠다'에 더 가까운 보도들이 넘쳐난다. 종일 진보 정치와 북한을 비난하는 패널이 등장해 프로그램을 채우는 것도 모자라, 기자에게 '쓰레기'발언을 한 종편의 앵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도 시청률 경쟁에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점점 더 선정적이고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5월, MBC의 간판이었던 손석희가 JTBC 보도국 사장으로 취임했다. MBC의 얼굴이 떠난다는 것만큼 그의 행선지가 JTBC라는 것이 큰 화제였다. 뉴스를 맡은 그는 변함없이 자신의 진행 스타일과 소신을 보여줌으로써 연일 호평 받았다. 특히 스튜디오에 초대한 패널 앞에서도 날카로운 이야기를 돌려 말하는 법이 없었다.

방송 제작진들은 JTBC가 소위 '노선을 잘 잡았다'고 말한다. 종편 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진보적 성향의 뉴스를 보도하고, 젊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배치한다는 것이다. 중장년층 시청자가 많은 종편 채널의 시청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시장 내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JTBC의 변화는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자, 채널의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하는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JTBC 예능 프로그램의 선전과 한계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아쉽게 종영한 <속사정쌀롱>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아쉽게 종영한 <속사정쌀롱>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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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채널이 생기면서 공중파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가 바로 '예능'이다. 교양과 뉴스와는 달리 급격한 시청률 하락과 시청층 이탈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출범 초기에는 종편 채널을 꺼렸던 MC들과 연예인들이 공중파 PD들의 이적과 함께 대거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상대적으로 심의 범위가 넓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 종편 예능의 큰 매력이다. 그리고 현재 그 중심에는 JTBC 예능이 있다.

JTBC 예능의 최고 히트작은 <히든 싱어>다. 정상급 가수들의 노래와 모창 실력자를 가려낸다는 포맷은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기세를 <비정상회담>과 <유자식 상팔자>등으로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비정상회담>과 <유자식 상팔자>는 5%를 웃도는 시청률로 연일 화제가 되고, 출연자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구라의 <썰전>, 신동엽의 <마녀사냥>도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오는 4월 방송 예정인 <크라임씬 2>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선전만큼 그 한계와 문제점도 명확하다. 제작과 기획 기간이 짧고, 포맷도 명확하지 않아, 출연자와 아이템 선정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비정상 회담>의 터키 출연자와 기미가요 논란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방송 중 스틸이 잡히거나, 블랙이 생기는 등 기본적 실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를 끝으로 <속사정 쌀롱>이 폐지됐다. 지난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 신해철의 마지막 방송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도 호평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MC와 게스트의 합이 좋았고, 다소 식상할 수 있는 주제들을 풀어내는 방식이 세련됐다. 하지만 저조한 시청률을 이유로 폐지됐고 이에 많은 시청자가 아쉬움을 표시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반갑지만, JTBC는 여전히 종편 프로그램의 한계를 갖고 있다. 정치, 경제적인 문제에서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태생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끝까지 눈치를 봐야만 한다.

2011년 출범 때와 마찬가지로 2015년의 종편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종편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고,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hstyle84)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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