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방영된 MBC <진짜 사나이2> 여군특집3에서는 독거미 부대에 입소한 멤버들의 특수 훈련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18일 방영된 MBC <진짜 사나이2> 여군특집3에서는 독거미 부대에 입소한 멤버들의 특수 훈련 이야기가 그려졌다. ⓒ mbc


'앙꼬 없는 찐빵'이 되어 버린 것일까.

18일 방영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2> 여군특집3는 멤버들의 본격적인 독거미 부대 입소기를 그리면서 한층 더 '리얼'해졌다. 하지만 훈련의 강도가 높아진 만큼 반비례로 이 프로그램의 웃음기는 옅어졌다. 이번 시즌에서 갈등의 축이 된 제시, 그리고 '웃음 포인트'를 담당한 사유리의 독거미 부대 입소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여군특집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하여 약간의 변화를 두었다. 그동안 기초 군사훈련과 부사관 훈련을 받는 과정만 카메라에 담아낸데 비해 이번에는 멤버들이 하사 계급장을 달고 독거미 부대에 입소, 직접 부대원들과 함께 특수 훈련을 받는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모든 멤버에게 독거미 부대 입소가 허락된 것은 아니었다. 한국말에 서툰 제시와 사유리는 물론, 기초 체력이 약하거나 특수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부족한 신소율, 유진 등의 멤버는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했다. 그 결과 유선, 김현숙, 전미라, 한채아, 한그루, 박규리 등 6명의 멤버만이 특수 훈련을 받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문제의 발단은 바로 여기다. 방송 이후 늘 진정성 논란에 시달려야만 했던 <진짜 사나이>는 독거미 부대 입소기를 보다 더 리얼하게 그려내기 위해 그간 웃음 포인트의 중심에 있던 제시와 사유리를 과감히 제외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정예멤버를 선발하여 독거미 부대에 입소시킨 이유는 기초 군사훈련관 부사관 교육과는 차별화된 특수 훈련을 받는 만큼, 보다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겠다는 의도였다.

실제로 18일 방송에서 멤버들은 특공 체력 측정과 공격군장 뜀걸음, 수직하강 레펠, 지하철 탐색격멸 등 고난이도의 훈련 강행군을 소화하며 한층 더 군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부족한 체력과 마음을 따라주지 않는 몸 때문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으나, 끝까지 해내려는 의지만큼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3의 한 장면. 훈련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보다 더 리얼해졌지만, 반대로 웃음기는 실종됐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3의 한 장면. 훈련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보다 더 리얼해졌지만, 반대로 웃음기는 실종됐다. ⓒ mbc


하지만 정예멤버를 선발하여 훈련에 집중하다 보니 순식간에 이 프로그램은 '꿀잼'에서 '노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여기에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이 처한 딜레마가 숨어있다. 지금껏 제작진은 이 프로그램의 예능적 재미 대부분을 제시와 사유리 등 한국 문화와 언어에 서툰 멤버들에게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2의 엠버, 남자편의 샘 해밍턴과 헨리 역시 마찬가지 역할을 했다.)

군대 문화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인 출연자 혹은 한국말에 서툰 연예인이 낯선 환경에서 당황하고 실수하는 건 분명 재미있는 일이다. 리얼한 군 생활을 보여주면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그런 멤버들의 섭외와 출연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다만 거기에만 너무 의존하다보면, 이번 독거미 부대 훈련처럼 그들이 빠지고 난 뒤에는 순식간에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바뀌고 재미 또한 현저하게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건 앞으로 제작진이 여군특집을 마련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일종의 딜레마다. 제시나 사유리처럼 언어 문제나 문화적 차이를 통해 갈등을 유발시키는 게 가장 편하고 또 웃음을 담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긴 하지만, 자칫 군대를 너무 희화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게다가 그들이 빠지고 나면 이렇다 할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미 시즌3까지 오는 동안 여자 연예인들이 훈련을 받고 군대 내에서 적응하는 모습들은 시청자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게 사실이다. 처음으로 몸무게를 공개하고 민낯을 보여주거나 화생방 훈련으로 눈물 콧물 다 쏟으며 망가지는 그림은 앞으로 제작될 시즌4와 시즌5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을 모습들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외국인 출연자에 의존하기보다는 더 다양한 캐릭터를 발굴하고 멤버 상호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한 웃음 만들기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진짜 사나이 제시 사유리 여군특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