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총선 앞두고 넘쳐나는 심판론

총선이 일주일여 남았다. 이제 모든 정당들의 공천이 완료되었고, 국회의원 후보등록도 완료가 되었다. 다들 누군가를 심판해야 한다고 한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야당심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경제심판, 또 다른 야당인 국민의당의 양당심판. 위기인 시대가 자명하고, 그 위기를 자신이 아닌 누구에게 '책임'지게 만들기 위함인 것 같다.

심판론은 정당들만 외치는 것이 아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운동 및 시민단체들은 박근혜 정권 심판을 외치고 있다. 이렇게 넘쳐나는 심판들 중 무엇이 '옳은 것'일까? 언뜻 보면 박근혜 정권 심판이 '옳은 것' 같다. 박근혜 정권을 넘어선 '정치' 심판이 옳은 것 같다. 정당들은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말로만 민생을 위하겠다고만 하고, 다하지 못한 탓을 서로에게 돌리고 있다.

자기 일을 다 하지 않은 정치인들을 심판하는 것이 그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도 대안이라고 내놓는 여러 대책들이 왜 '민생'을 위한 대책이 될 수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정치인들이 진정한 '민생'을 위할 수 있게 만들 것이며, 그들이 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직접 나서서 민생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고민들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3월 24일 고려대에서 열린 「대학생 총선정책 토론회」에 참가했다. 토론회에서 한국사회 문제 중 경제위기, 안보위기를 개괄하고 총선에서 정당들이 이를 해결하려고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고민할 수 있었다.

문제는 경제야! 그래서 해결방안은?

▲ 고려대에서 진행한 대학생 총선정책 토론회
 ▲ 고려대에서 진행한 대학생 총선정책 토론회
ⓒ 서세영

관련사진보기


빌 클린턴이 1992년 미국 대선 때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어구와 함께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를 꺾고 승리를 하였다. 1992년이나 지금이나 경제가 문제인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요즘 경제가 너무나도 문제다. 청년실업률 12.5%, 가계부채 1200조, 16년 예상 경제성장률 2.6%. 수치로만 보이는 것을 넘어 우리는 삶 속에서 경제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실제로 취업하지 못해 대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청년들, 월급보다 빚이 많아 걱정인 가장들,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비정규직들. 하지만 요즘 기업 사정들도 만만치 않다. 잘 나가던 기업들도 이제 하나 둘씩 산업을 정리하고, 매출액이 상당히 줄고 있다. 구조조정의 불가피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 19대 국회는 2월 4일 원샷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을, 3월 3일 기촉법(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통과시켰다.

기업이 한계에 닿으면 정리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가 정리할 때 던져야 할 질문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겠다. 어린 아이도 아니고, 다 큰 어른이면 자신의 잘못에 책임져야 하는 것이 도리이지 않겠는가. 미래를 잘못 전망하고 위기를 만든 자들이 누구인가? 투자를 실행하고 투자하도록 만든 이들이 누구인가? 경영진과 채권단이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 책임도지지 않은 채 그 책임을 오직 노동자에게만 전가하고 있다. 노동자에게 죄가 있다면, 그 기업이 망할 때까지 그 회사에서 열심히 일한 죄라 생각한다. 하지만 구조조정의 쓴맛은 노동자가 보라고 한다.

구조조정뿐만이 아니다. 경제위기가 지속되지만, 일자리는 만들어야겠으니, 대부분 저질(low quality)의 일자리만을 양산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U턴 경제특구'는 사실상 지난해 겨울 국회에서 추진하고자했던 노동개악5법과 유사하다. 'U턴 경제특구'에서는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근로가 허용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일자리 정책인 '일가양득', 청년일자리 정책인 '청년희망아카데미'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정책의 '재탕'에 불과하며, 일자리의 질에 대한 고민이 없고, 취업지원 형식의 정책에 불과하다.

항상 문제시되는 불평등 문제에도 대답을 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성장론을 필두로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 기업도 한계에 다다른 지금 기업의 이익을 공유하자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같이 망하자는 것과 같은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제기조는 '이중성'이 존재한다는 것부터가 문제가 된다. 원샷법 통과에 일조하였으며, 현재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반해고 문제에 대답하고 있지 않다. 즉 더불어민주당의 경제정책은 한계에 다다른 기업의 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암묵적으로 이 위기를 노동자서민에게 전가하는 것을 승인하고 있다.

불안한 한반도, 무기력한 대책

문제는 경제뿐만이 아니다. 지난 겨울 북한 4차 핵실험이 실행된 후로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에 유엔 안보리의 경제적·군사적 대북제재를 결의안을 통과했고, 경제적 제재에 세컨데리 보이콧이 들어간 것을 보았을 때, 이는 중국을 겨냥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의 무역규모는 80억 달러인데, 이 중 중국과의 교역이 60억 달러이다. 그만큼 북한은 중국과 '긴밀한' 관계다. 세컨데리 보이콧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 및 단체와도 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제재안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대북경제제재에 합의하고 자국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사드배치에 있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독자적인 대북제재 결의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은 그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대북제재 결의안이 '정말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의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드배치, 결의안 중 세컨데리 보이콧 등의 내용에 중국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했다.

실제로 사드배치가 이루어지면 군사적 행동도 서슴지 않을 것이라 말하며, 3월 13일 중러연합군사훈련을 최대규모로 시행할 것이라 발표했다. 대북제재 결의안은 '북한'을 향한 것임에도, 왜 미-중 갈등이 심화된 것일까?

경제적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제재안을 통과할 만큼 중국은 사드배치는 피하고자 했다. 사드배치가 중국에 위협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중국 전역을 사드의 레이더로 탐지가능하다는 점에서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면 중국은 미국보다 불리한 상황이 되는 것이다.

또한 방어무기인 사드는 중국의 미사일을 미국 대륙으로 오기 전에 격추한다는 점에서 미국이 우위에 놓이게 된다. 북한을 향한 또 다른 군사적 제재인 한미연합군사훈련에도 중국은 위협을 느꼈다. 이번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최대 규모라는 점과 선제공격의 가능성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위협적이다. 이런 군사훈련의 '함의'를 알고 있는 중국 또한 러시아와 연합해 8월 최대규모군사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결국 북한의 4차 핵실험은 더 이상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관계로만 갇혀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하지만 정당에서 내놓고 있는 정책들은 기존의 '강경책'과 '온건책'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미-중 갈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들일 뿐더러, 북한의 도발을 막지도 못했다.

강경책을 고수하는 새누리당의 경우 대중들의 분노를 그대로 수행하는 북한을 응징하는 역할을 자처하고만 있을 뿐 제대로된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온건책을 지향하는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기본적으로 대화·타협을 해나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북한이 6자회담에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남북 독자적인 테이블에 나올리는 만무하다. 대화와 타협은 북한에게 있어서 필요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사드배치, 군사훈련에 있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 채 대화·타협만으로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은 모순적인 태도다. 결국 정당정책들은 미-중이라는 국제관계망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표심만을 위한 안보정책을 내놓고 있다.

대학생의 목소리를 세상에 고함

▲ 총선맞이 대학생 기자회견
 ▲ 총선맞이 대학생 기자회견
ⓒ 서세영

관련사진보기


위기의 시대. 정당들의 선택지에 평범한 국민들을 위한 선택지는 없다. 하지만 포기하기 이르다. 평범한 국민들을 위한 선택지가 없다면, 평범한 국민들이 선택지를 만들면 된다.

다시 경제로 돌아가 보자. 문제는 경제다. 하지만 평범한 노동자민중을 위한 것이 아닌 노동자민중에게 손실낙수를 '흔쾌히' 받을 것을 요구하는 희망퇴직과 노동개악만이 대안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위기의 책임은 과잉투자를 조장한 채권단과 이를 실행한 재벌총수에게 있다. 노동자에게 책임이 있다면, 이를 막지 못하고, 열심히 회사에서 일한 것에 있다. 하지만 노동자만이 구조조정의 쓴 맛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노동자-기업이 논의하여 산업재편을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 원칙이 될 것이다. 기업이 자발적으로 논의에 참여할 리가 만무하다. 개인의 도덕 차원에서 그럴 리 없다는 것이 아닌, 기업도 살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는 지금 그렇다는 것이다.

기업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反)재벌 투쟁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전원계약해지를 당한 티브로드 노동자들, 쉬운 해고의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 현대자동차와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에 목숨을 스스로 끊은 유성기업 노동자. 이 모두 기업의 비용절감인 손실낙수의 직격탄을 받은 노동자들이다. 학생들도 이들과 함께해 '한국 경제 위기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또 국제정세를 보자. 정당들은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이 아닌 군사적 위기를 가중하는 방식 혹은 이를 묵인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계속해서 선택지를 좁혀가는 방식인 군사적 행동을 추가적으로 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 더 이상 정치인들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적어도 군사적 위기를 가중하는 방식은 안 된다는 구호를 외치는 것이 필요한 한편, 다른 한편에서는 어떻게 하면 국제관계망 속에서 국민이 스스로 평화를 보장하는 방식이 가능한지 고민해야 한다.

대학생들은 앞으로 4.30-MayDay 실천단을 통해 총선을 넘어 한국사회를 고민해 나가겠다. 총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한 번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평범한 우리를 위한 선택지를 만들기 위해 꾸준하게 목소리를 높여갈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