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이미지는 생명과도 마찬가지다. 특히 작품으로 이미지 쇄신이 가능한 배우들에 비해 자신의 캐릭터와 호감도가 인지도와 인기에 직결되는 예능인들의 경우는 더하다. 예능계에서 유독 인성 좋은 캐릭터에 지지가 강한 이유도, 시청자들이 유머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매개로서 예능인의 인성을 주요한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절친으로 알려진 예능인 유세윤-유상무-장동민이 모여 만든 옹달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은 구설이 끊이지 않으며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고 있다.

옹달샘의 논란은 인터넷 방송에서 시작됐다. 인터넷 방송의 수위를 감안하더라도 여성비하, 성희롱, 삼풍백화점 생존자 비하, 장애인 비하, 패륜적 욕설 등 다소 충격적인 수위의 표현들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다. 인터넷 방송의 특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비난 여론이 더 강했던 탓에 옹달샘은 결국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장동민은 해당 사건으로 MBC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이후 그들은 자숙 대신 방송국에 판단을 맡기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결국 방송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옹달샘이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

 개그맨 유상무

개그맨 유상무 ⓒ 이정민


인터넷 방송의 수위를 어디까지 이해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지점은 분명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지만, 해당 사건으로 옹달샘의 기본 가치관에 대한 찝찝함만큼은 분명히 남았다.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할 예능인들에게 있어서 여성을 도구화하고 상대 부모님을 모욕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은 결코 도움이 되는 이미지라고 할 수 없었다.

그 뒤 벌어진 장동민의 이혼가정 비하 논란, 아동 성추행 개그 논란도 이전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웃음보다는 불편함만이 남은 개그에 장동민은 또다시 사과를 해야 했고, 해당 코너는 폐지됐다. 그러나 장동민은 그때도 <코미디 빅리그> 하차 말고는 방송 활동을 강행했다. 비난 여론이 물밀 듯이 밀려들었지만, 자숙이 답이 아니라는 그의 생각은 확고해 보였다.

그리고 그런 장동민을 끝까지 옹호하던 유상무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성폭행이라는 추문으로 시작된 사건은 해당 여성의 고소 취하로 아직 수사중이기는 하지만, 유상무의 이미지 하락만큼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해당 여성이 여자친구라는 유상무의 해명이 있었지만, 설사 두 사람이 술을 마시고 싸움을 벌였다 해도 남자친구를 성폭행범으로 고소하는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 술을 마신 여성과 모텔에 함께 있던 남성이 성폭행으로 고소를 당했다는 정황만으로도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존재한다. 결국 유상무는 소속사를 통해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인 점 자체로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중의 여론이 좋지 않음을 의식한 진화작업이었다.

자숙 없는 사과, 그 다음은?

 예능인의 캐릭터가 불편해질 때 개그 역시 불편해진다

예능인의 캐릭터가 불편해질 때 개그 역시 불편해진다 ⓒ tvN


옹달샘의 논란은 매번 충격적이다. 그 내용에 있어서 대중의 관심을 촉발할만한 화제성이 있는 데다가 그들 사생활이나 인격에 대한 암시를 주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에서 자유롭게 내뱉은 언어들은 그들의 실제 인격이나 가치관과 연관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성폭행 논란은 추문만으로도 문란한 사생활을 즐긴다는 이미지를 덧붙이게 했다.

옹달샘의 대처 방식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그다음 꿋꿋이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는 이런 방식이 통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대중은 곧 논란을 잊어버린 듯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들이 논란을 극복하고 더 성장하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였느냐 하는 것이다. 논란을 극복하고 확실하게 자신들의 영역을 구축하려는 노력 대신, 그들은 그들에게 쏟아진 비난을 더욱 확고히 하는 사건을 다시 만들어냈을 뿐이었다. 고개 숙인 사과가 참으로 의미 없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김구라는 과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막말이 논란이 되었을 때 잘나가던 방송을 모두 중단하고 자숙을 결정했다. 자숙기간 동안 그저 칩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눔의 집에 꾸준히 찾아가는 등 반성의 모습을 보였고, 이후 복귀해 전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잘못을 만회하기 위한 제스쳐라도 취해야 한다. 벌써 세 번이나 반복된 옹달샘의 논란과 사과. 대중은 그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옹달샘의 개그는 점점 불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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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옹달샘 유상무 장동민 유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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