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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뉴스TOP10>(9/11) 화면 갈무리 |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북한의 5차 핵실험을 바라보는 보수종편의 시각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북한 5차 핵실험' 이슈를 다룬 6개사 32개 프로그램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핵실험이 진행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방송된 종편 프로그램 중 <TV조선>과 <채널A>, <MBN>의 '북핵 이슈' 방송 비율은 76%이다.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을 앞두고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는 거다. 시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를 근거 없는 감정적 주장으로만 소리친 보수종편.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위기감과 불안감을 먹고 자란다.
핵무장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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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뉴스와이드>(9/12) 화면 갈무리 |
"미국이 전술핵을 우리에게 들여오든지 그게 안 된다면 우리가 핵무기를 개발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차명진 새누리당 전 의원이 MBN<시사스페셜>(9/11)에 출연해 북핵 대응 방안으로 손꼽은 두 가지다. 1991년 한반도비핵화선언 후, 철회한 전술핵을 재배치하거나 자체 핵개발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 실현 가능한 일일까? 답은 "아니다"다. 이유는 이렇다.
우리나라는 핵환산금지조약(NPT) 회원국이다. 핵무장론의 시작은 NPT 탈퇴인데, 이는 곧 국제사회에서의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사회 내 신뢰가 무너지고 외교에도 치명타다. 대남제재를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술핵도 비현실적인 방안이다. 핵확산 방지라는 미국의 세계정책에 역행한다. 미국이 응해주기 어려울 거다.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도 깨지고 경제적 부담만 떠안아야 한다. 더 이상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명분도 사라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종편 패널들의 핵무장론을 내세운다. 이유는 이렇다.
"한국과 일본이 '우리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우리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핵무장한다' 그랬을 때 세계 어느 사람이 뭐라고 그러겠어요?...(중략) 이해를 이건 우리가 우리 생존에 필요한 건데 우리 생존을 NPT가 비확산금지조약이 우리 생존권을 보호해주냐? 그러지 못하지 않나요?" - 이영작 서경대 교수 TV조선<박종진 라이브쇼>(9/12)"핵 무장론 꺼내는 속내? 이거 우리 식의 벼랑 끝 전술이에요. 어느 순간 우리의 목에다 칼, 목에다 칼을 대보고 그래야만 정신 차리겠습니까. 이길 수가 없어요. 핵에 대해서는...(중략) 하다못해 그러면 전술핵이라도 우리 핵우산, 핵우산 하는데요. 비가 언제 올 줄 모르는데 옆집에 우산 있으면 무슨 소용 있습니까? 내 손 안에 우산이 있어야지.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권에서 이야기하는 이런 보면 핵무장, 자체적 핵무장론은 그야말로 우리식의 벼랑끝 전술이고요." - 황태순 정치평론가 MBN<뉴스와이드>(9/12)"전쟁하면 됩니다. 제가 보기엔 지금은 전쟁을 결심할 시기인데 그때(20년전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 때)는 전쟁 나는 줄 알고 두려워했단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보게되면 우리가 지금 자발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된다." - 이정훈 동아일보 편집위원 채널A<김승련의 뉴스TOP10>(9/9)공포감 조성하는 보수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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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뉴스특급>(9/10) 의 화면 갈무리 |
불바다 된 도심과 놀이터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 절규하는 여성, 화염에 싸인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9/12)가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와 대담을 시작하며, 반복적으로 보여준 영상이다. 하지만 출처는 없다. 일부만 유튜브라고 소개한다.
이 프로그램만 그런 게 아니다.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9/9)과 <뉴스TOP>(9/11)에는 핵폭발 영상이 등장한다. '청와대 폭격 시뮬레이션'이란 영상에는 '서울 상공서 핵폭발 터지면 반경 4.5km 초토화'란 자막이 선명하다.
영화까지 등장했다. 2006년에 상영된 영화 <한반도>이다. 해당 장면은 일본과 전쟁을 앞두고 대통령(안성기)과 해군사령관(독고영재)이 전이를 다지는 장면이다. 하지만 채널A<뉴스TOP>(9/11)은 영상 말미에 김정은 스틸사진을 넣어 공포감을 조성한다. 이어진 진행자와 패널간의 대화는 이렇다.
"히로시마 핵폭발과 유사하다고 하는데, 히로시마처럼 상공 500미터에서 핵폭타니 터지면 피해가 도대체 어느정도인가요?" - 진행자 신석호"서울상공에요. 뭐 다 죽었다고 생각하셔야죠. 그걸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전쟁 끝" - 이정훈 동아일보 편집위원TV조선과 채널A는 '서울 핵폭발 시뮬레이션 결과 총 62만명 사망'이란 내용을 방송했다. 자료 출처는 없다. "'미국방부' 예측"이란 짧은 언급만 있다.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9/9)에 나온 대화를 들어보면, 얼마나 불분명한 자료인지 알 수 있다. 대화 내용은 이렇다.
이용환 : 아니, 말씀을 들으니까 느낌이 안 오는 것 같아요. 이 KT이라는 것이 예를들면 30KT 정도면 어느 정도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이고 우리 시청자 여러분들은 그런게 궁금하실 것 같아요.신인균 : 미국의 미국방성의 '국방위협감소국'이라는 국이 있어요. 거기서 해마다 시뮬레이션을 합니다. 북한이 핵무기 가진게 사실이니까.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16KT입니다.이용환 : 16KT신인균 : 그걸로 한 10만 명 죽었지 않았습니까? 나가사키에 불발탄 나간 게 22KT이었어요. 그런데 미국이 해마다 테스트를 하는데, 제가 그중의 자료를 하나 본 것에 의하면 20KT짜리를 용산 삼각지 상공 500미터 상공에서 터트리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를.이용환 : 20KT를 용산 상공에서 터트리면.신인균 : 용산이 국방부와 한미연합사가 있으니까. 거기서 터트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거기 사람 적게 살잖아요. 국방부가 있으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32만명이 터지는 순간 소멸했습니다. 그러면 용산에 있는 좀 지명을 그대로 밝히면 신용산역에 지금 아이파크 엄청난 백화점.이용환 : 오피스텔 많이 들어와 있죠.신인균 : 소멸했습니다. 소멸. 그리고 숭례문까지 대파했어요. 대파. 대파라는 뜻은 뭐냐 뼈대가 남는 게 대파예요. 숭례문까지. 그러면 거기에 있는 사람들, 32만명이 순간 다 죽고 그리고 3일 내에 60만명이 죽는다고 계산 나옵니다. 왜냐면 방사능 피폭돼서 그정도로 엄청난 걸 개발한 건데 20KT이 그렇다면 80KT이면 우리가 서울을 한강을 기점으로 강북, 강남 나누지 않습니까. 강북, 강남에 각각 500만 명씩 살아요. 80KT이면 강북 하나, 강남 하나 정도는 다 날릴 수 있는.이용환 : 그냥 쑥대밭이 된다 이런 말씀이시죠?신인균 : 쑥대밭이 아니고 그냥 소멸.개성공단 수입이 핵개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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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폭격 시뮬레이션 영상 (진행자 국방부가 제작한 영상이라 언급) 채널A <뉴스TOP10>(9/11) 화면 갈무리 |
개성공단도 빠지지 않는 이야기다. 역시 근거 없는 "개성공단 수입으로 핵개발"이란 주장이 등장한다. 채널A <이용환의 쾌도난마>(9/12)에 나온 진행자와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의 나눈 황당한 대화는 이렇다.
이용환 : 개성공단을 통해서 북한이 얻는 수입이 보니까 연간 1000억 원이에요. 이 1000억원의 돈이 사실 그동안 미사일이나 핵개발하는데 들어갔을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최병묵 : 핵실험은 돈이 없으면 못합니다. 현금이 없으면. 그런데 그 현금을 북한에 많이 갖다 준 거예요. 물론 그것이 다 곧바로 개성공단에서 우리가 북한에다 준 임금이 곧바로 핵실험에 쓰였다고 그건 뭐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어찌 됐든 간에 북한에 현금이 많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그 현금을 가지고 운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산들이 많아지잖아요. 그 중에 핵실험이나 핵무기 이런 것들이 있을 거라고요.북한 핵실험의 책임도 1차 핵실험이 진행된 노무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의 말이다.
"돈을 누가 제일 많이 줬죠 북한에? 김대중 정부 때 제일 많이 줬잖아요. 실제 핵실험은 노무현 정부 때 했어요. 그 다음부터는 그때 1차를 하고 이제 2, 3, 4차에서 박근혜 정부 때 5차까지 한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처음 핵실험 한 것이 얼마나 중요합니까? 그런데 그 부분에 관한 것을 외면하고 마치 '박근혜 정부가 햇볕정책을 벌였다' 그러면 햇볕정책이 한참 진행중일 때 핵실험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 될 것 아닙니까."핵실험 순서를 뭉뚱그려 언급한 이유가 있었다. 대북 강경론을 펼친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서 2~5차 핵실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보수종편은 하루 종일 핵핵핵('핵무장', '핵폭발', '핵실험')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