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팀의 선발라인업 및 결과.

양 팀의 선발라인업 및 결과. ⓒ 이종현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2일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첫 대결 0-4 대패를 포함 최근 바르셀로나에 5연패(2골 11실점) 중이었던 걸 감안하면 이번 승리는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값어치를 지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신봉한다. 시즌 초 팀의 주장이자 맨시티 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조 하트를 내친 것 역시 자신의 축구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인터뷰에서 곧잘 "점유율은 포기할 수 없다"며 자신의 축구 철학을 이야기해 왔다.

그랬던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의 자존심과 같았던 점유율을 포기했다. 맨시티는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90분 내내 점유율 내줬다. 전반전은 41%로 열세였고, 후반은 35%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그렇지만 맨시티는 13번의 슈팅 중 4번의 유효슈팅을 통해 3골을 만들어 냈다. 반면 경기 내내 더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바르셀로나는 8번의 슈팅 가운데 2번의 유효슈팅, 그리고 1골을 만드는 데 그쳤다.

많이 뛰는 축구, 이제 선택 아닌 필수

 승리 위해 자존심을 버린 펩.

승리 위해 자존심을 버린 펩. ⓒ UEFA


양 팀의 지난 조별리그 첫 맞대결에서 맨시티는 0-4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경기력 면에서 맨시티가 부진했다고 보긴 힘들었다. 후반 초반 클라우디오 브라보의 어처구니없는 퇴장 전까지 맨시티는 대등하게 싸웠다.

첫 맞대결 당시에도 양 팀의 두 번째 맞대결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강조했던 건 많이 뛰며 전방압박을 하는 축구였다. 맨시티 선수들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후방에서 볼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최전방의 세르히오 아게로를 비롯해 케빈 데 브라이너, 일카이 귄도간, 다비드 실바, 라힘 스털링까지 최대 5명의 선수가 적극적으로 압박을 시도했다.

전반 39분 맨시티의 첫 골은 전방압박을 통해 세르지 로베르토의 실수를 유발해 만든 득점이다.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탈압박에 능한 선수들이지만 90분 내내 실수하지 않을 순 없다.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맨시티는 동점골 이후에도 뚝심 있게 전방압박을 유지했다.

결국 동점골과 후반 데브라이너의 프리킥 골을 만들어낸 역습과 마지막 쐐기골까지, 맨시티는 줄기차기 시도한 전방압박과 역습을 통해 3골을 만들어 냈다. 맨시티는 전반 57.28Kkm를 뛰며 54.82km를 뛴 바르셀로나보다 3km가량을 더 뛰었고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맨시티는 후반에도 52.82km를 뛰며 49.68km를 뛴 바르셀로나보다 3km를 더 뛰었다.

프리시즌부터 체지방율이 12%가 넘으면 과감히 훈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두며 선수단의 몸 상태를 점검해왔던 과르디올라 감독의 방식이 역동적인 맨시티를 만들고 있다.

패러다임 위해 신념도 포기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항상 변화를 추구해 왔다. 바르셀로나에서 티키타카 전술로 대성공을 거둔 이후 입성한 바이에른 뮌헨에선 높이와 측면의 직선적인 플레이를 가미했다. 그리고 맨시티에 건너와 미드필드 전원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역동성 있는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승부를 가른 건 선수단의 체력을 바탕으로 한 기동력이라는 외적인 요인,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신의 신념을 내려놓는 결단이 작용했다. 맨시티는 90분 내내 점유율에 미련 없이 수비의 밸런스와 전방압박의 강도를 유지했다. 그 결과 맨시티는 21번의 인터셉트 중 15개를 상대 진영에서 기록하며 3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맨시티가 바르셀로나를 넘은 사건은 펩시티 체제의 맨시티가 하나의 패러다임을 맞이한 순간이었다. 물론 자신의 분신과 같았던 점유율을 버린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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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종현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fff156), 청춘스포츠에도 게재합니다.
맨시티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압박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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