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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교사가 꿈인 홍성여고 1,2학년 학생들이 홍성 서부면에 위치한 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준비한 교재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17일 오전 교사가 꿈인 홍성여고 1,2학년 학생들이 홍성 서부면에 위치한 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준비한 교재를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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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여고 교육동아리 '특공대'학생들이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 놀이를 하고 있다.
 홍성여고 교육동아리 '특공대'학생들이 초등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 놀이를 하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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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머리가 길어요~~~"
"언니~~~ 또 언제 올 거예요?"
"왜? 보고 싶어?"

조용하던 시골의 초등학교가 갑자기 분주해졌다. 전교생 56명의 서부초등학교에 예비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학교를 찾은 이들은 다름아닌 충남 홍성여자고등학교(교장 유병대) '특공대'다.

매달 1회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방문해서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 놀이와 스포츠 활동을 하며 교육 봉사를 하는 동아리 '특공대'는 '특별하게 공부 봉사로 원하는 대학 가자'의 줄임말로 홍성여고 학생 중 장래 교대나 사범대를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조직한 교육 봉사동아리다. '특공대'는 홍성여고 1, 2학년 22명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매년 3월 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 등을 통해 선발하는데 경쟁률이 대단하다. 올 3월에는 60여 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토요일, 필자는 '특공대'와 동행했다. 필자가 특별히 이 동아리와 동행한 이유는 전형적인 농촌 소도시인 홍성에서는 면 지역의 소규모 농촌학교를 방문하는 교육동아리가 유일해서이기도 하고 특별해서다. 특히 이들이 방문하는 토요일 오전 시간, 농촌에서는 한창 농사일로 바쁘기에 대부분 어린아이들은 혼자 집에 있는다. 그런 시간을 홍성여고 학생들이 멘토가 되어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홍성여고 학생들이 농촌소규모 학교인 서부중학교를 방문해 학습이 미진했던 교과목에 대해서 함께 문제를 풀고 있다.
 홍성여고 학생들이 농촌소규모 학교인 서부중학교를 방문해 학습이 미진했던 교과목에 대해서 함께 문제를 풀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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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학생들이 17일 토요일 오전 홍성여고 교육동아리 '특공대'와 함께 각 모듬별로 공동체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 모습이 진지하다.
 초등학교 학생들이 17일 토요일 오전 홍성여고 교육동아리 '특공대'와 함께 각 모듬별로 공동체 수업을 하고 있다. 수업에 집중하는 아이들 모습이 진지하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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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늦잠을 자고 싶었지만, 학생들과 동행 취재하기로 약속한 시각에 맞춰 이른 아침에 홍성여고를 찾았다. 오전 8시에 학교에서 버스를 타고 홍성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서부초·중학교를 찾은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 준비한 교재와 교구를 이용해 공동체 놀이를 이어갔다. 특공대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초등생들이 뛰어나와 안기는 등 그동안 활동으로 상당히 친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교실에서 필자가 초등생들에게 "언니들하고 있으니까 좋아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여기저기서 "네~ 좋아요~~~", "재미있어요~~~","언니들이 친절해서 좋아요~~~같이하는 활동이 재밌어요~~","커서 언니들같이 돼서 동생들한테도 가르쳐주고 싶어요" 등 다양한 대답이 돌아왔다. 특공대 학생들은 교육봉사 일주일 전부터 초, 중학생들과 함께 할 교구와 교재 등을 준비하면서 어떻게 학습할 것인지를 토론하며 계획을 세운다.

서부초등학교 이동엽 교사는 "뜻깊은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홍성여고 학생들이 멘토로 학교에 와서 우리 초등학생들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또한 본인들도 초등교사의 꿈을 키워가는 것을 보면 정말 흐뭇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많이 가져서 홍성여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우리 서부초등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학생들에게 고마워했다.

이 교사는 이어 "학생들을 성심성의껏 가르쳐 주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모습 변치 말고 꾸준히 간직하고 자기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면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홍성여고 학생이 서부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영어책을 보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하고 있다.
 홍성여고 학생이 서부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영어책을 보면서 수업을 진행하고 하고 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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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이어 또 다른 멘토 역할을 하는 인근 서부중학교를 찾았다. 중학교에서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초등학생들과는 공동체 놀이로 구성되었다면 중학교에서는 그동안 학교 수업에서 미진한 부분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다.

과목별로 교실에 나누어 진행된 교육은 어려운 수학 문제도 '특공대'만의 방법으로 알아듣기 쉽게 설명을 하거나, 영어로 서로 대화를 하며 학습 도우미 역할을 해줘 많은 학생이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공부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진학상담과 고민 상담까지 해주고 있었다.

홍성여고 2학년 김수희양은 "멘티 학생들이 모두 진지하게 설명을 들어줘서 오히려 제가 더 고맙다. 중학교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다. 중학생들에게 알려주고 다독여주면 학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고 그런 역할이 되고 싶었다. 또한, 교사로서의 꿈은 학생들에게 미움받을 용기가 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다"며 "실제 중학교 학생들과는 2살 정도 나이 차이가 나지만 정보전달의 공부를 도와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고민 상담도 하고 또 비슷한 또래이다 보니 서로 대화가 잘 통한다"고 멘토 역할에 만족해했다.

오전 8시부터 시작된 필자의 홍성여고 '특공대'와의 농어촌 소규모 학교 교육 봉사 동행은 어느덧 5시간이 지나 서부초, 중학교 학생들과의 점심시간을 끝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주말 일정을 뒤로하고 홍성여고 학생들과 동행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홍성여고 교육봉사 동아리 '특공대'는 17일 홍성 서부중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수학문제의 풀이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의 수업열기가 너무 진지해 취재조차 조심스러웠다.
 홍성여고 교육봉사 동아리 '특공대'는 17일 홍성 서부중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수학문제의 풀이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의 수업열기가 너무 진지해 취재조차 조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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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여고는 학생, 교사, 학부모등 학교구성원들의 열정과 함께 충남교육청의 혁신학교로, 지난 4월에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된 세월호참사 3주기에 전교생 550여 명이 참여한  '노란리본 플래시몹'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학교이기도 하다.(관련기사: "세월호 엄마�아빠 함께할게요" '노란리본' 교복에 단 학생 550여 명) 전형적인 농촌 소도시인 홍성에서도 홍성여고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희망, 그리고 꿈을 이루려는 노력들 하나하나가 이들에게 앞으로 현실이 되어 좋은 참교사가 되기를 바라본다.


태그:#홍성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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