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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이 친숙한 시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생필품이 됐다. 사진은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서 만난 옛 안경이다.
 안경이 친숙한 시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생필품이 됐다. 사진은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서 만난 옛 안경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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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이 친숙한 시대다. 학교든, 직장이든 주변을 보면 두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안경이나 렌즈를 끼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안경이 생필품이 되다시피 했다. 이 안경은 누가 언제 처음 썼을까?

고대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게 통설이다. 재판관들이 수정으로 만든 검은색 안경을 썼다. 동요하는 표정의 변화를 감추는데 목적이 있었단다. 로마의 네로 황제가 에메랄드 안경을 쓰고 검투를 봤다는 기록도 있다.

시력 교정용으로 안경이 쓰인 건 13세기 이탈리아 베니스였다. 유리를 이용해 안경 렌즈를 제작하면서부터다.

대못안경.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안경이다. 1350년경 독일에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대못안경.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안경이다. 1350년경 독일에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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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 실다리 안경.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김성일이 처음 썼다고 전해진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대모 실다리 안경.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김성일이 처음 썼다고 전해진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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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이 안경이 언제 들어왔을까? 조선 중기 임진왜란 직전, 일본에 통신사로 갔던 학봉 김성일(1538∼1593)이 처음 들여와 썼다고 전해진다. 거북이 등껍질로 만든 대모 실다리 안경이다.

임금 중에서는 학구파였던 정조가 처음 썼다. 시력 교정보다는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장식품으로 쓰였다. 기생도 '격'이 다르다며 안경을 쓰고 거드름을 피웠다고 한다. 스페인에서는 신분이 높은 사람일수록 큰 안경을, 신분이 낮을수록 작은 안경을 썼다.

우리나라도 매한가지였다. 한 미국인 선교사가 쓴 기록을 보면 '조선의 고위 관리들은 한 손에 긴 담뱃대를, 다른 한 손에는 부채를, 그리고 눈에 굉장히 큰 원형의 수정구 2개를 걸고 다녔다'는 구절이 나온다고.

옛날 안경은 까다로운 예법을 적용받았다. 학생이 훈장 앞에서 안경을 쓰는 것은 금물이었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서 본 전시물이다.
 옛날 안경은 까다로운 예법을 적용받았다. 학생이 훈장 앞에서 안경을 쓰는 것은 금물이었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서 본 전시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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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안경은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장식품으로 쓰였다. 기생도 안경을 쓰며 '격'을 과시할 정도였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서 본 전시물 사진이다.
 옛날에 안경은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장식품으로 쓰였다. 기생도 안경을 쓰며 '격'을 과시할 정도였다. 초당대학교 안경박물관에서 본 전시물 사진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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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쓰는 예법도 까다로웠다.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지위가 높거나 나이 많은 사람 앞에서 안경을 쓰는 것도 금물이었다. 학생이 훈장 앞에서 안경을 쓰는 것도 무례한 일로 여겼다. 공부할 때는 안경을 쓰지 말라는 얘기다.

설사 신분이 높더라도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임금도 어전 회의에서는 안경을 벗었다고 한다.

안경박물관의 옛 안경 전시실. 역사 속 안경에서부터 최근 안경까지 안경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안경박물관의 옛 안경 전시실. 역사 속 안경에서부터 최근 안경까지 안경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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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박물관 내 유명인사 안경 전시실. 정조, 고종 등 조선시대 임금에서부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까지 유명 인사들의 안경을 볼 수 있다.
 안경박물관 내 유명인사 안경 전시실. 정조, 고종 등 조선시대 임금에서부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까지 유명 인사들의 안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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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안경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안경박물관이다. 전라남도 무안의 초당대학교 안에 있다. 2001년 문을 열었다. 박물관 규모는 2650㎡ 남짓. 옛 안경 전시실, 유명인사 안경 전시실, 광학기기 전시실, 특수안경 전시실 등 6개의 전시실로 이뤄져 있다. 역사 속 안경에서부터 최근 안경까지 다 만날 수 있다.

옛 안경 전시실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350년경 독일에서 사용된 대못안경에서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안경인 김성일의 안경까지 실물로 볼 수 있다. 안경다리 대신에 실을 매단 실다리안경, 안경다리를 꺾은 꺾기다리안경도 있다.

안경을 보관하는 안경집도 전시돼 있다. 어피(상어껍질)나 가죽, 종이, 소뿔, 자수 등을 이용해 만들었다. 한결 같이 호화롭고 멋스럽다. 정조대왕과 고종황제가 썼던 안경, 백범 김구 선생의 뿔테안경,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쓰던 안경도 있다. 전시물품이 모두 3000여 점에 이른다.

무안읍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집단 서식지. 상동마을 앞 소나무 숲에 수천 마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둥지를 틀고 있다.
 무안읍 용월리 백로와 왜가리 집단 서식지. 상동마을 앞 소나무 숲에 수천 마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둥지를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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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밀리터리 테마파크. 전투기와 미사일 등 각종 항공기와 전투기 등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무안 밀리터리 테마파크. 전투기와 미사일 등 각종 항공기와 전투기 등을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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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근에 가볼만한 데도 여러 군데 있다. 무안읍 용월리 상동마을은 '학마을'이다. 백로와 왜가리들의 집단 서식지다. 사람 사는 마을과 새들의 서식지가 한데 어우러지는, 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마을이다.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에는 밀리터리 테마파크가 있다. 옛 호담항공우주전시관이 테마파크로 변신하고 있다. 연습용 비행기(건국기)와 실물항공기, 전투기, 헬리콥터, 미사일 등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무안갯벌도 소중하다. 갯벌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국제적으로 보존협약이 맺어진 람사르 습지로도 등록돼 있다. 물이 빠지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개평선'이 펼쳐지는 갯벌에 무안생태갯벌센터도 들어서 있다. 탐방로를 따라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캠핑트레일러(카라반)가 설치된 바닷가 갯벌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무안생태갯벌센터 전경. 물이 빠지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러나는 무안갯벌을 배경으로 들어서 있다.
 무안생태갯벌센터 전경. 물이 빠지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드러나는 무안갯벌을 배경으로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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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경박물관, #초당대학교, #대모실다리안경, #대못안경, #무안생태갯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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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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