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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전구매하기] '백발의 거리 투사' 백기완 선생님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님이 공동 저자로 나서서 <두 어른>이란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책 수익금은 비정규노동자들이 '꿀잠'을 잘 수 있는 쉼터를 만드는 데 보탭니다. 사전 구매하실 분은 기사 하단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편집자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좌), 문정현 신부(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좌), 문정현 신부(우)
ⓒ 정택용(좌), 노순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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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사를 읽었더니, 눈물이 나데요.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에 보탬이 되고 싶은데, 내가 '컴맹'이어서요. 인터넷으로 신청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하면 책을 살 수 있죠?"

지난 18일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에 대담집 사전 구매 문의 전화가 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국회의원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안동 임청각(보물 182호)을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징하는 공간'이라고 칭찬한 뒤, 언론과 포털 검색어에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던 때였다. 그는 임청각 소유주였던 독립지사 이상룡 선생 후손이다.

[만남 1] 500만원짜리 수표

"어, 이런 게 아니었는데..."

3일 뒤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대학로 통일문제연구소에서 백기완 소장과 마주앉아 이야기하던 이 의원은 그 자리에 <오마이뉴스> 기자가 나타나자 당혹스러워했다.

"소문내지 않고 이것만 드리고 가려고 했죠."

양복 윗주머니에서 수표를 꺼냈다. 연구소에 오기 직전, 대학로 우리은행 지점에서 발행한 500만 원권이었다. 취재진이 올 것을 몰랐던 그는 봉투도 준비하지 않았다. 이걸 본 백 소장이 한소리했다.

"아름다운 일이야. 비정규노동자를 위해 이렇게나 많은 책을 사준 게 고마워. 오마이뉴스(오마이북)에서 만드는 책이어서 (기자가) 왔으니, 사진 한 장 찍자고. 나는 주인공이 아니니까, 이렇게 둘만 찍어."

이 말이 끝나자마자 이 의원은 채원희 활동가에게 이끌려 허둥지둥 방 바깥으로 나갔다가 '꿀잠'이라고 쓴 편지봉투를 들고 다시 나타났다. 그 속에 500만 원권 수표를 넣고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이용득 의원이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 쉼터 꿀잠 운영위원장에게 500만원을 전달했다. 대담집 <두 어른>을 사전 구매하기 위해서다.
 이용득 의원이 김소연 비정규노동자의 쉼터 꿀잠 운영위원장에게 500만원을 전달했다. 대담집 <두 어른>을 사전 구매하기 위해서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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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 왼쪽에서 활짝 웃고 있는 이는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의 김소연 운영위원장이다. 그도 이날 급작스럽게 불려나왔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책을 사전 구매하려고 큰돈을 낸다는 말은 들었지만, 누구인지는 그 자리에서 알았다. 

"의원님일 줄이야... 많은 사람들이 꿀잠을 도왔는데, 현직 국회의원으로는 처음입니다.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꿀잠은 없어져야 할 집이죠. 어렵게 노동하면서 무차별적으로 해고 당하는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으려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고 만든 공간인데요, 의원님께서 이 집이 빨리 없어지도록 도와주세요. 특히 비정규노동자를 양산하는 인신매매와 같은 파견법은 빨리 없애주세요."(웃음)

이날 비정규노동자와 백기완 소장, 현직 국회의원은 이렇게 만났다. 오마이북이 10월에 출간할 대담집 <두 어른>(오마이북 출간) 1쇄 수익금 전액을 비정규노동자 쉼터 '꿀잠'에 기부한다는 기사를 보고 이 의원이 마음을 낸 자리였다. 두 어른은 '거리의 백발 투사'(백기완)와 '길 위의 신부님'(문정현). 이날 만남을 주선한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된다.

☞ "전두환이 나를 미친개처럼 끌고 갔어"

[만남 2] "임청각 몰락, 100년 뒤에 벼슬아치 났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장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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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찍고 자리에 앉았는데, 백 소장이 이 의원부터 소개했다.

"오래 전부터 이 의원을 알았는데, 며칠 전에 신문을 보고 새로운 걸 알았어. 안동 임청각이라고, 아흔 아홉 칸짜리 집이 있었는데, 그걸 다 팔아치우고 만주로 가서 독립운동을 한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1858∼1932) 선생의 후손이라는 거야. 석주 선생은 대한민국 초대 국무령이었는데, 지금의 국무총리야."

백 소장의 말처럼 지금은 영예로운 일이지만, 이 의원이 집안은 일제 때 풍비박산 났었다. 석주 선생은 1911년 독립자금을 마련하려고 임청각과 전답을 팔고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을 했다. 그 뒤 독립운동가 9명을 더 배출했다. 이에 일제는 독립운동의 기를 말살하려고 임청각을 가로질러 중앙선 철도를 냈다. 행랑채와 부속건물도 뜯어냈다.

해방 뒤에도 '독립운동가 집안은 3대가 망하고 친일파 집안은 3대가 흥한다'는 말처럼 이 의원 가문의 몰락은 이어졌다.

"임시정부 때 석주 할배는 이승만 대통령을 탄핵했어요. 이 전 대통령은 외교를 통해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할배는 우리 힘으로, 무력투쟁으로 독립을 하려고 신흥무관학교 등을 세워 독립운동가들을 양병했죠. 해방된 뒤에도 독립운동가 후손은 천대를 받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해서 주목을 받는데, 그 전에는 '멸문 가문'이었죠. 할배 밑에서 항일 운동했던 분은 자결을 하셨고, 후손들은 고아원 등으로 보내졌어요. 양자로 대를 이었습니다."

이 의원도 12살 때부터 공장생활을 했단다. 학비를 벌려고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야간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왔다. 어릴 때부터 노동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한국 상업은행 노조위원장과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을 지냈다. 그 뒤 한국노총 위원장도 2번씩이나 했다. 백 소장과의 인연은 20~30년 전 노동운동을 하면서부터였단다.

"국회에 들어간 뒤인 작년 6월에 안동에 내려가서 어르신들과 함께 임청각에서 1박 2일 동안 잔치를 벌였어요. 모두들 좋아하시더라고요. 멸문된 가문에서 100년 만에 벼슬아치 났다고. 그런데 제가 오늘 백 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온 것은 아닌데..."

이 의원은 양복 외투 안주머니에서 통장을 꺼냈다.

"좀 전에 은행에 가서 돈을 빼온 통장입니다. 여기 보세요. 국회의원 세비 많잖아요.(웃음) 매달 단체에 돈 나가는 곳(후원단체)이 수두룩합니다. 이렇게 몇 푼씩 매달 보내주는 것도 좋지만, 그 기사를 보다가 평소 존경하는 두 어른과 비정규노동자들을 돕는 데 목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수표를 발행하는 은행직원이 '어디에 쓸 예정이냐'고 묻더라고요. '백기완, 문정현 신부님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대요. 그래서 이 돈이 더욱 의미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길거리에서 싸워온 분들을 잘 모릅니다. 저도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두 어른> 책을 사서 그 발자취를 따라 함께 걸어봤으면 좋겠어요. 일석이조입니다. 우리 시대의 선각자들의 말씀도 듣고 비정규노동자들도 도울 수 있습니다."        

백 소장도 거들면서 댓거리를 했다.

"엊그제 서울 영등포에 세운 '꿀잠'(비정규노동자 쉼터) 집들이에 가서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혼났어. 박근혜를 감옥에 넣는 날에도 그랬는데, 이 시대에 가장 탄압을 받는 노동자들이 모여서 조그마한 집을 자율적으로, 자주적으로 마련한 것을 보니 마음이 울컥하더라고.

우리 노동운동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라고. 꿀잠은 쫓겨난 노동자들의 피땀이야. 이 의원처럼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줘서 고마워. 이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노동자야. 이걸 계기로 제도권 사람들도 관심을 좀 가져달란 이 말이야.(웃음)"

[만남 3] "창피하게 눈물이...", "심장이 조여 옵니다"

백발의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백발의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 박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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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매향리 주민들과 미군폭격장폐쇄운동을 벌였던 문정현 신부
 2000년 매향리 주민들과 미군폭격장폐쇄운동을 벌였던 문정현 신부
ⓒ 노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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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만남을 마치고 오마이뉴스 서교동 마당집에 와서 컴퓨터를 켰다.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으로 기획해서 진행하는 <다음> 스토리펀딩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후원금이 1000여만 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현재까지 '꿀잠'에 직접 사전 구매를 신청한 분들을 합하면 2000만 원을 넘어섰다.

이날 통일문제연구소에서의 만남처럼 온라인도 뜨거웠다. '거리의 백발 투사' 백기완 소장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님을 책으로 만나려는 사람들은 사전구매를 하면서 많은 댓글을 남겼다.

"버스 타고 출근하는 길에 창피하게 눈물이... 잊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신부님 건강하세요."(공00)

"두 분 어른의 모습만 뵈어도 심장이 조여 옵니다. 먹고 산다고 내 안의 어느 한 구석에 버려둔 양심이 절규하는 것이겠지요."(이00)

"선생님과 신부님은 그대로이신데 저는 문득, 저만의 안위를 위해 달려온 지난 세월이 부끄럽습니다. 젊었던 저의 신념과 열정은 10년, 20년이 지나도 훈장처럼 반짝이는데 정작 지금의 저는 이율배반입니다. 비틀거릴지언정 멈추지 않으시는 두 분... 저, 흔들릴지언정 꺼지지는 않는 작은 촛불 하나 되겠습니다."(괜찮아)

100만 원을 후원하신 한 분은 구입할 책 권수와 리워드 '신청'란뿐만 아니라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조차 표시하지 않았다. 책 사전구매와는 상관없이 익명으로 두 어른과 꿀잠에 기부한 것이다. 30만 원을 기부한 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어른과 개인적 친분은 없어요. 하지만 이 시대를 위해 헌신하신 두 어른에 대한 존경심과 고마움의 표현입니다. 30만원을 냈지만, 난 딱 한 권만 필요합니다. 나머지 책은 알아서 많은 분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10만 원을 기부한 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면서 항상 힘든 곳에 계셨던 어른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한데, 저에게 5권을 보내주면 좋은 사람들과 나눠 갖겠습니다." 

책 한 권을 구매한 분에서부터 수십만 원을 후원한 분에 이르기까지, 두 어른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을 표시했다. 백기완 소장에게 후원자들의 말을 전했더니, 채원희 활동가가 지난 26일 '카톡'으로 백 소장의 말을 보내왔다. 이렇게.

"삼년 가뭄에 젖먹이까지 목이 말라 까딱까딱, 어쩌는 수가 없던 엄마가 마지막 눈물을 입에 대주어 그 어린 것의 목숨이 젖어갈 적이다. 갑자기 우르릉 꽝꽝, 비가 퍼부어 모두가 살아난 다음이다. 그 엄마의 피눈물을 '찬비' 그래왔듯, 꿀잠에 던지는 이 크고 작은 정성들, 그것이야말로 이 메마른 땅에 한바탕 찬비가 아닐까. 그렇다, 우리 모두 가슴을 열자, 그리하여 속까지 그 찬비에 홀랑 젖어버리자."

평생 길거리에서 싸운 두 어른이 비정규노동자를 위해 공동저자로 나서서 책을 만들고 있다. 이 책을 사전 판매하고 있다. 이들의 늙은 손을 잡자. 비정규노동자 1100만 시대, 서울 영등포에 세운 4층 벽돌건물 '꿀잠'에 벽돌 한 장 얹는 일이다. 덤으로 두 어른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을 수 있다. 이번 한 달에 커피 서너 잔을 덜 마시면 되는 일이다.

이 책을 펴든 순간, 당신은 일그러진 근현대사를 바로 잡으려고 온몸으로 버텨온 두 어른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이 길거리 삶에서 우려낸 치열한 정신과 대화할 수 있다. 찬 우물에서 막 퍼 올린 것 같은 길거리 사상과 소통할 수 있다. 우리 '찬비'가 되자.

*추신 : 이 기사를 마무리하기 직전에 통일문제연구소 채원희 활동가로부터 사진 한 장과 함께 '카톡' 문자가 왔다.

"아참, 학림(서울 대학로에 있는 다방)에 왔더니 중국서 사업하는 사람인데 잠깐 들어왔다면서 백 선생님을 만나 사진을 찍었어요. 오마이뉴스 기사를 봤다면서 두 어른 책을 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가진 돈이 한국 돈 5만 원짜리 하나인데, 중국 돈 100위안짜리 8장을 봉투에 넣어줬어요." 

중국 사업가가 백기완 선생님에게 직접 건넨 <두 어른> 책 사전 구매 대금.
 중국 사업가가 백기완 선생님에게 직접 건넨 <두 어른> 책 사전 구매 대금.
ⓒ 채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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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집 <두 어른> 사전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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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에서 신청하기
3. <두 어른>과 함께하는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휴대폰 010-3270-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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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들과 함께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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