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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별이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이렇게 많은 별을 얼마만에 보는지 모릅니다. 바람 불어 힌 구름도 어디론가 흘러 갑니다.  어릴적 마당에 누어 하늘을 바라볼 때, 그 많던 별과 은하수가 떠오릅니다.

TV도 라디오도 없는 장수군 장계면 무농리의 농장에 일주일간 일손을 돕다가 왔습니다. 사과를 따고, 택배를 위해 사과를 포장하는 일입니다.

일은 바쁘지 않아 쉬는 시간이 많습니다. 밤에는 별을 보고 새벽 산책은 하루의 활력소입니다.

장계면 무농리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
 장계면 무농리에서 바라본 밤하늘의 별
ⓒ 이홍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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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
 별이 빛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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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농리의 아침
 무농리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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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읶어가는 벼
 누렇게 읶어가는 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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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에 젖은 잠자리
 이슬에 젖은 잠자리
ⓒ 이홍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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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쏟아지는 밤, 얼마만에 보는 별인가

17일 장수 사과밭에 도착하니 오후 5시 입니다. 잠시 사과밭을 둘러보니 홍로 사과는 대부분 수확하여 팔았고 1/3정도 택배를 위해 남겨 놓았다고 합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곳은 밤에는 기온이 낮아져 쌀쌀합니다.

밤 9시 30분, 농막에서 나와 밤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합니다. 카메라를 들고 나와 사진을 찍어 봅니다. 몇 장을 찍어 보지만 생각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 iso를 400으로 놓고 셧터속도를 48초로 하였더니 별이 보이는 사진이 나왔습니다.

TV이도 라디오도 없는 농막에서는 일찍 잠을 잘 수 밖에 없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니 5시 30분입니다. 창밖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카메라를 메고 아침 산책을 나섭니다.  안개가 자욱하고, 신선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작은 산자락의 임도를 걸어갑니다. 키큰 소나무가 마치 화가가 그린 그림같습니다.

이 아름다운 길을 혼자 걸으며 누립니다.  왼쪽에는 저수지가 있습니다. 저수지에서는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저수지 아래 벼가 누렇게 익은 논으로 내려 갑니다. 한 두 곳은 어느새 추수를 하였습니다. 요즘은 트렉터가 벼를 베며 탈곡까지 마칩니다. 며칠 뒤 장계 농협에 들렸을 때, 농부들이 트럭에 벼를 싣고와서 수매를 기다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고개를 숙인 노란 벼가 결실을 잘 하였습니다. 저수지 수로를 따라 걷고 있는데 잠자리 한 마리가 꼿꼿한 초목 위에 앉아있습니다.  밤새 내린 이슬을 맞아 날개가 하얗게 되었습니다. 이 때는 잠자리를 만져도 날아가지 못합니다.  날개에 이슬이 마를 때 까지 기다려야 되지요.

모든 일에 때가 있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농로를 따라 걸어 갑니다. 강아지풀에도 이슬이 내려 자세히 보면 보석을 달아 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거미줄에도 진주 이슬들이 수없이 달렸습니다.

이슬에 젖은 강아지풀
 이슬에 젖은 강아지풀
ⓒ 이홍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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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과 거미줄
 이슬과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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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의 물안개
 저수지의 물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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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소나무
 마을의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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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로를 홀로 걸어도 마음은 부자입니다. 농로 옆에는 대추가 빨갛게 있어가고,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보기만 하여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농로를 벗어나 도로를 걷습니다.  마을 입구에 오래된 소나무가 있고 그 아래에는 정자가 있습니다. 바람이 살랑부는 한낮에 이런 정자에 앉아 있다고 생각만하여도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아침 산책이 길어져 1시간 30분을 걸었습니다. 사과농장 농막으로 돌아 갑니다.  오늘은 부사에 농약을 한다고 합니다. 작은 농장이어서 호스를 이용하여 농약을 살포합니다.  호스가 꼬이지 않게 돕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오늘 밤에도 밤 하늘에 별이 가득할지 기다려집니다.



태그:#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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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취미가 있는데 주변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산행기록 등을 기사화 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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