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전구매하기] '백발의 거리 투사' 백기완 선생님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님이 공동 저자로 나서서 <두 어른>이란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책 수익금은 비정규노동자들이 '꿀잠'을 잘 수 있는 쉼터를 만드는 데 보탭니다. 사전 구매하실 분은 기사 하단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편집자말]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는 문정현 신부
 제주 강정마을을 지키는 문정현 신부
ⓒ 정대희

관련사진보기


[여는 마당] 늙은 손

두 어른은 나의 스승이다.

문정현 신부의 거친 손
 문정현 신부의 거친 손
ⓒ 정대희

관련사진보기


손, 늙은 신부의 주름진 손을 보아주기 바란다. 거칠고 검다. 굳은 살 투성이다. 손톱 밑에 낀 때가 빠질 날이 없다. 왼손 검지의 상처는 그라인더에 잘릴 뻔한 손가락을 봉합한 흔적이다. 불도장에 데어서 중지 가운데 마디가 희게 변색됐지만 맞잡으니 따뜻하다. 제주 해군기지와 맞서 싸우면서 매일 맞고 깨지고 찢어지는 사람들을 10년째 움켜준 손이다. 

문정현 신부의 손때가 묻은 작업도구
 문정현 신부의 손때가 묻은 작업도구
ⓒ 정대희

관련사진보기


칼, 늙은 신부가 매일 잡는 칼을 보아주기 바란다. 손때 묻은 칼자루는 투박하지만, 칼끝은 빛난다. 상처뿐인 손으로 나무에 기도문을 새기며 강정마을에 남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그의 날카로운 정신, 칼끝 같다. 매일같이 해군기지로부터 능욕당하는 그의 심장을 베는 칼이다. 제주 '골고다 언덕' 왕복 2차선 도로 옆 비닐 천막이 그의 작업장이자 예배당이다.



노래, 여든 살 늙은 신부가 길거리에서 부르는 노래를 한번 들어주기 바란다. 지난 17일 길거리 미사 때였다. 바람이 천막 모서리의 찢어진 비닐을 때렸다. 깃발이 나부꼈다. 관광버스와 대형 화물트럭은 매연을 한 움큼씩 던지고 지나갔다. 승용차는 창문을 연 채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달렸다. 그의 노래는 소음에 묻히기도 했다. '아직도 여기에 사람이 있다'는 절규였다.

눈빛, 노래를 부르는 늙은 신부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눈빛이 노래였다.

"강정아 너는 이 땅에서 가장 작은 고을이지만~ 너에게서 온 나라의 평화가 시작되리라~"

문정현 신부는 지금도 강정마을에 있다. 이날은 동생 문규현 신부도 함께였다.



치욕은 일상이다. '길 위의 신부님'이 매일 미사가 끝난 뒤 당하는 치욕의 동영상을 보아주기 바란다. 지난 17일 제주 해군기지 정문에서 '인간띠 잇기'를 할 때 경비 용역이 내뱉은 말이다. 이날 오전에 치욕을 당한 문 신부는 오후에 제주 강정마을회 등이 제주시청에서 연 기자회견장에 갔다. 해군기지전대가 고용한 감시직 경비노동자들의 욕설과 협박, 폭력적인 행동을 고발했다. 

'해군 제주기지전대는 민간인 불법감시와 인권탄압 즉각 중지하라'.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길 위의 신부님' 문정현 신부와 '거리의 백발 투사'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함께 쓰는 책 <두 어른>(11월 초 오마이북 출간)에 대해서이다. 서울 대학로 연구소에 계신 백 선생님과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오늘도 미사를 드리는 두 어른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누는 대화의 기록이다.  

문 신부님을 만나기 4일 전인 지난 13일 백기완 선생님을 뵈었더니 이런 말을 했다.

"문 신부님을 만나면? 나는 뭐를 자시고(먹고) 싶으냐고 묻고 싶어. 내 피를 팔아서라도 뭐든 사주고 싶어. 그런데 아마도 자시고 싶은 게 없다고 할 걸? 하-하-."

- <두 어른> 책에 담긴 문정현 신부님의 글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한 문장을 꼽는다면 무엇인지요?
"글이 아니라 인격이야. 그것도 빛나는 인격. 읽어봐야 알아. 글이 신부님의 삶이고 신부님의 피눈물이야. 글에 피눈물이 아로새겨져 있단 말이야. 한 문장이 아니라 모든 글에서 감동을 받았어. 

현실이 썩어문드러진 똥통이요 한 발짝 나설 수 없는 진흙바닥이잖아. 밖에 나서봤자 죽음이 기다리는 이 현실에서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다 읽어야 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줘. 함부로 자기 생명을 빼앗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걸 읽어라, 이 말이야."

문 신부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두 어른의 본격적인 대화는 다음 주 초에 이어집니다.

10년째 강정마을에 살고 계신 문정현 신부님의 근황과 1쇄 수익금 전액을 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에 기부하는 <두 어른> 책에 대한 백기완 선생님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대담집 <두 어른>의 사전판매(1쇄) 전액은 꿀잠 기금에 보태 빚을 갚는 데 사용됩니다.

두 어른
 두 어른
ⓒ 오마이북

관련사진보기


대담집 <두 어른> 사전구매하기
1. 다음스토리펀딩 기사 읽고 신청하기
2. 비정규노동자의 쉼터 '꿀잠' 에서 신청하기
3. <두 어른>과 함께하는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휴대폰 010-3270-3828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민기자들과 함께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