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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한국도자재단 이천세계도자센터(세라믹스 창조센터) 내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에서 램프워킹 기법으로 유리 장식품을 만들고 있는 박선민 작가
 지난 11일 한국도자재단 이천세계도자센터(세라믹스 창조센터) 내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에서 램프워킹 기법으로 유리 장식품을 만들고 있는 박선민 작가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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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붉게 물든 11일 오후, 한국도자재단 이천세계도자센터(세라믹스 창조센터) 내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에서 가족, 연인 등 많은 관람객이 삼삼오오 작품을 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은 한국도자재단의 청년작가 창작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유일의 '도자와 유리 융·복합 예술문화공간'이다.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에서 박선민(34) 유리공예 작가를 만났다. 박 작가는 토치(가스와 산소가 나오는 기구)에 램프워킹(Lampworking. 유리막대기를 램프에 녹여 작품을 만듬) 기법으로 미니어처 작품을 만들다 멈추고 창조공방에 대해 말했다.

"도자기는 흙이 재료고 유리공예는 모래가 재료에요. 고온의 가마와 불을 이용해 작품을 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낯선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와 교류는 쉽지 않은데, 가까이에 있으니까 작가들을 알게 되고 소통하기도 편해요. 유리공예와 도자기의 컬래버레이션을  할 수 있고요.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죠."

이천세라믹스 창조공방은 창작 및 시설지원, 창업 지원 등을 통해 신진작가를 육성하고, 오픈 스튜디오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작업과정을 전시·체험한다. 또한 작가와의 소통 기회와 아카데미 강좌 참여를 제공함으로써 창작교류를 확대하고, 도자예술문화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에서 박선민 작가가 유리로 만든 장식품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에서 박선민 작가가 유리로 만든 장식품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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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은 도자 중심 도시이잖아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도자비엔날레에 세계 유명 작가들이 많이 와요. 그때 워크샵을 하면서 외국작가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데요, 창조공방에 입주한 작가들은 큰 혜택을 보고 있는 거죠. 시설, 기자재, 전시, 공간, 연료, 재료비 등을 지원 받으니까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어 좋고요."

박선민 작가는 유리병을 새활용(업사이클링)한 오브제 작품도 만든다. 2014년 제주도 바닷가에서 사회적 기업 '재주도 좋아'와 함께 '비치코밍' 전시회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비치코밍'은 바다에 떠다니다 해변에 남겨진 물건을 줍는 행위를 말한다. 박 작가는 지난 4월 유리병 새활용 오브제 전시회를 가지며 작가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나의 작업은 쓰임을 다한 유리병들을 수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형태와 색상이 다른 병들을 자르고, 잘라낸 부분을 연마한 후 새로운 형태로 다시 이어 붙인다. 그렇게 완성된 유리병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성격의 내용물을 담을 수 있도록 역할이 변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작업과정이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 모습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관계를 가질 때마다 자신의 한 부분을 떼어내고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찾게 된다. 나의 유리병들도 형태를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조화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박선민 작가의 인터뷰가 끝나자 관람객들이 박 작가의 공방 앞에서 관람을 하고 질문을 했다. 그녀는 불이 뿜어져 나오는 토치에 긴 색유리를 데운 뒤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냈다. 그녀의 손에서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하고 있었다. 마술처럼.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 입주작가가 제작한 유리와 도자기의 컬래버레이션 작품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 입주작가가 제작한 유리와 도자기의 컬래버레이션 작품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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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천세계도자센터, #이천 세라믹스 창조공방, #한국도자재단, #유리공예,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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