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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1년 홍준표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에 의해 조직폭력단 '국제PJ파 두목'으로 기소됐던 여운환씨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이틀간 총 7시간에 걸쳐 자신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이에 있었던 '사나웠던 운명'을 숨가쁘게 털어놨다. <오마이뉴스>는 18회에 걸쳐 그 '사나웠던 운명의 증언'을 풀 스토리로 연재한다. <오마이뉴스>는 여 대표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홍 대표의 해명과 반론을 듣고자 수차례 접촉을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다만 홍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그것은 검찰(검사)이 불의한 깡패세력을 소탕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오마이뉴스>는 이후라도 언제든지 홍 대표의 반론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다. [편집자말]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월 26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월 26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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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가 전화를 받았나?
"안 받더라고. 비서가 받아서 전해준다 하더니 연락도 없고. 집사람의 반대가 너무나 컸어. 거대한 홍준표의 횡포를 봤기 때문에 이제 조용히 애들 키우면서 살자고. 울분을 참지 못하면 나만 상처받고, 혹시라도 병을 얻을지도 모른다고. 자기를 봐서라도 참으라고. 근데 요즘 홍준표의 행태를 보면 정말 잘못됐어. 너무 파렴치하고, 거짓말과 사기로 얼룩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진실을 밝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홍준표가 지난 대선 때 전 서울 당사에서 회의하면서 '내가 광주에서 1년 3개월 근무하면서 이런저런 일이 많이 있었는데 저하고 풀지 못했던 사람이 한 분 있다'고 했어. 호칭을 여아무개씨라고 했다가 여 회장이라고도 하고. '이분하고만 내가 풀지 못했는데, 기회가 있으면 이분하고 풀고 싶다. 이분도 나와 풀고나면 나를 지지할 것이다.' 내가 그 소리를 했다는 것을 전해듣고 '역시 당신은 지금도 정말 나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 자기한테 당한 사람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지. 나한테 정중하게 진심으로 사과 한마디 하면 되는데.

나와 가족들 고통이 너무 컸거든. 연좌제 고통을 받아왔어. 홍준표가 유명해지니까 나도 유명세를 타고. 자기는 모래시계 검사고, 나는 그 (조폭 두목) 모델이라고 무대 위에 올려놓고 흔들어대고. 그런 식으로 만들어놓으니 공무원이든 수사기관이든 나와는 만날 수도 없고 식사 한번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거야. 옛날로 치자면 나를 간첩쯤으로 만들어놓은 셈이잖아. 그 당시 조직폭력으로 넣으면 간첩이나 다름없었어. 누구도 비호할 수가 없었던 사회 분위기였으니까.

홍준표는 그때도 나한테 '나는 정치에 뜻이 있다'고 그랬어. 자기는 내 사건을 엄청난 업적으로 만들어서 서울로 입성하고, 서울에 입성해서 나한테 했던 것 그대로 해서 박철언 사건을 만들어서 대한민국 뉴스메이커로 승승장구하고. 게다가 당 대표를 두 번씩이나 하고 대선후보까지 됐지 않나. 하지만 우리 가족이나 나는 피눈물 났어.

나는 20여 년 간 사찰을 받았다. 조폭 두목이라고. 계속 경찰이 내 동향을 체크해서 동향보고서를 쓰더라고. 내가 아들만 셋인데, 애들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내가 사돈들에게 어떻게 설득하고 해명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 결국 2014년 8월에 광주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에 제소해버렸어. '나를 뭣 때문에 사찰하냐? 허울 좋게 동향보고 한답시고 뒷조사하냐'고. 경찰이 사찰하고 동향보고한 것은 다 인정했어."

- 출소한 다음부터 동향보고했다는 건가?
"내가 1996년에 출소했지."

- 그럼 그때부터 2014년까지 동향보고를 했다는 건가?
"그렇지."

"출소 후 20여 년간 조폭 두목으로 사찰"

- 경찰에서 관리하는 조폭 명단에 '여운환'은 없었을텐데.
"원래 나는 리스트에 없었는데 홍준표 때문에 리스트에 올라갔어. 그 전에는 리스트에 없었어. 만약 있었다면 (국제PJ파 두목으로 활동했다는) 증거가 되지 않았겠나? 연좌제 고통에 한이 맺힌다. 경찰도 다 인정했는데, 국가인권위에서 2년 동안 가지고 있더니 나한테 통보도 없이 기각결정을 했더라고. 그때 언론에 보도되니까 경찰에서 '관리상 동향보고했다'고 인정하더라고.

그리고 홍준표가 맨날 서민처럼 얘기하잖아. 하지만 얼마나 양면성이 있는 사람인 줄 아나? 당시 광주에서 우리가 살았던 우산동 현대아파트가 광주에서 최초로 들어선 제일 큰 대형 아파트이야. 홍준표가 거기 아파트 55평에 살았어. 그때 분위기는 어떤 분위기냐? 부장검사, 차장 이런 사람들이 24평, 27평에 살 때야. 물론 관사가 있었겠지만 검사장 관사도 그렇게 크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홍준표는 55평에 살면서 나중에 파출부까지 둔 사람이야. 파출부가 왔다갔다 했는지 먹고자고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 홍준표는 자기는 5층 전세로 살았고, 여운환 사장은 15층 60평 아파트를 자가로 살았다고 하면서 엄청나게 대비시키던데.
"내가 60평짜리에 살든 70평짜리에 살든…. 내가 범죄자도 아닌데 남이 저보다 잘 산다해서 배아파라 하고, 그렇게 산다고 끌어내려야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가 문제 아녀? 내가 조폭이었다면 누구와 시비가 있었거나 누구를 뺨 한 대라도 때린 사소한 사건기록이라도 있어야 하는 거 아녀? 그런데 이만한 것도 하나 없이."

- 재판받을 때 범죄경력을 조회했을 거 아닌가?
"1974년에 딱 한 번이야. 그때 내가 한 달 구속된 경험이 있어. 그리고 내 목표는 집사람하고 결혼하는 거였으니까 결혼하기 위해서 마음을 잡아분 거여."

- 이번 인터뷰는 전문을 그대로 정리해서 여러 개로 쪼개서 내보낼 계획이다.
"내가 두 가지 정도 덧붙일게. 홍준표가 내 사건을 어떻게 조작했냐 하면, 자기가 나를 수사하기 시작하니까 내가 식칼을 보내서 위협했다고 문정수 지검장에게 보고했다고. 이것이 광주지검장이 울분을 터뜨린 단초가 됐어. 나가 얼마나 흉악한 놈이 돼버렸냐고? 대한민국 검사가 수사하려는데 조폭 두목이 협박용 식칼을 보냈다고 하니까 그 이상의 흉측한 일이 어디 있겠나? 나를 이렇게 만들어부렀어.

홍준표가 이 사건을 대검과 법무부에도 허위보고해. 검찰 백서에도 나와부러. 그렇다면 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증거이고 어마어마한 일 아닌가? 근데 검찰에서 그 칼을 나한테 단 한번도 물어본 적이 없어. 심지어 재판 중에도 물어본 적이 없어. 증거도 없고. 철저히 꾸며서 만든 이야기야. 이렇게 나쁜 사람이여. 정말 사실이면 증거 내놓고 재판에서 한 마디라도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 이상의 증거가 어딨겠어? 허위보고해서 검사장을 자기 편으로 만든 거여."

- 그렇게 되면 식칼이 검찰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됐을 테니 검찰에서 공분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겠지.
"그렇게 분위기를 만들었어. 그것은 아까도 말했듯이 선물이 잘못 배달됐다가 돌아온 것이고, 또 꽤 오래된 일이야.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홍준표가 순간적으로 만들어분 거야. 검찰청에서 (나에게) 쌍둥이 레이저 헨켈 세트를 받은 사람이 여러 사람이 있었어. 어쩔 수 없이 그 사실을 말했었어. 그랬더니 홍준표가 거짓말했다는 것이 드러나자 문정수 지검장이 '그 문제는 두 번 다시 말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어. 대한민국 공권력이 어떤데, 진짜 그런 위협을 받았다면 당연히 수사해서 응분의 벌을 줘야 하는 거 아닌가?"

- 진짜 그랬다면 입건할 수 있었겠지.
"당연하지. 구속을 해도 백 번도 더 구속했을 일이제. '석궁 교수'맨키로 그런 일이 발생했으면 사회에 센세이션을 일으켜불제. 근데 입건도 안되고 재판과정에서 거론도 안됐어. 그런 것을 홍준표 혼자 만들었어."

- 결국 홍준표는 언론플레이하고 열매만 따먹은 셈이다.
"그렇지. 언론플레이하고 열매만 따불었제."

- 장소를 이동해서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
"그러자고."

덧붙이는 글 | 인터뷰 6편으로 이어집니다.



태그:#여운환,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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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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