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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 산 지 스무 해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 기자말

2월에 찾아온 한파가 오랫동안 머물며 많은 눈까지 동반하는 바람에 올해 봄은 예년보다 좀 늦게 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번 주에 기온이 올라가더니 방송에서는 기상학적으로는 이미 여름이라고 할 정도로 기온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몇 주 전 부활절 주말에 갔던 뉘내스함(Nynäshamn)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가족 나들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SL(스톡홀름광역교통) 정기권을 가지고 있는 저희는 버스와 열차를 이용해 가기로 했습니다.

로슬락스내스비 역 승강장에 설치된 대중교통 노선안내도
 로슬락스내스비 역 승강장에 설치된 대중교통 노선안내도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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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버스와 열차의 운행 간격이 벌어지긴 하지만 버스와 열차 연결시간이 잘 배치가 되어 있어 갈아탈 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집 근처 로슬락스내스비 역 앞에 주차를 해 놓고 스톡홀름 시내로 가는 열차노선인 로슬락스바나(Roslagsbanan)를 탔습니다.

로슬락스바나는 스톡홀름 북동부에 위치한 코뮨인 단데리드(Danderyd), 태비(Täby), 발렌투나(Vallentuna), 외스테로케(Österåker)를 스톡홀름과 연결하는 근거리 전철로 모두 세 노선이 있습니다. 로슬락스바나 종점인 동스톡홀름역에 내려 4번 시내버스를 타고 작년에 개통된 오덴플란 지하역에서 뉘내스함까지 가는 근거리전철 펜델토그를 탑니다.

로슬락스바나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로슬락스바나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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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시내버스 내부
 스톡홀름 시내버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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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섬이 많은 스톡홀름 지형 때문에 중앙역을 통과하는 철도교통량을 더 이상 지상철도로 수용할 방법이 없어 스톡홀름 시내 지하를 관통하는 철로를 건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결과 9년의 공사기간을 걸쳐 작년에 개통된 노선이 스톡홀름 시티바나(Citybanan)입니다. 기존 지하철노선의 깊이보다 더 아래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승객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말에는 뉘내스함까지 가는 노선 중간에 일부 철로보수공사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중간에 내려서 짧은 구간을 대체버스로 이동한 후 남은 구간은 다시 철도로 이동합니다.

최근 문을 연 오덴플란 지하역. 스톡홀름지하철 오덴플란 역 아래에 위치
 최근 문을 연 오덴플란 지하역. 스톡홀름지하철 오덴플란 역 아래에 위치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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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스톡홀름의 대중교통을 담당하는 SL(Storstockholms Lokaltrafik)은 스톡홀름 랜(län)의 자치단체인 스톡홀름 랜의 란스팅(Stockholms läns landsting)의 교통국에서 관할하는 광역 대중교통의 이름입니다. 2012년 이전에는 란스팅에서 전적으로 운영을 했는데 지금은 교통국에서 관할하고 구간에 따라 별도의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랜(län)은 스웨덴의 행정구역을 나누는 단위인데 전국에 21개의 랜이 있으며 스톡홀름 랜 안에는 26개의 코뮨(kommun)이 있습니다. 란스팅(landsting)은 한 랜의 자치를 담당하는 단체의 명칭입니다. 코뮨이 한 개뿐인 고틀란드(Gotland)를 제외하고 전국에 20개의 란스팅이 있습니다.

란스팅이 담당하는 일은 광역(랜)의 공공서비스 중 광역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교통, 공공의료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 란스팅은 코뮨의 상위가 아닌 동등한 위치의 자치단위입니다. 단지 담당하는 분야가 다를 뿐입니다.

버스 안. 머리 위쪽에 충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버스 안. 머리 위쪽에 충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다
ⓒ 신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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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랜)의 행정 및 공공서비스는 이중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란스팅은 지역주민들의 선거로 선출하는 자치단체 개념이고, 중앙정부에서 파견하는 랜위원회(länsstyrelse)가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중앙정부를 대리하여 자치단체에 할당되어 있는 공공서비스 이외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정기권을 사용하는데 30일 사용권의 경우 성인 860크로나, 할인(노인, 학생)은 570크로나인데 30일 이내에 SL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와 열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도 학생이라 할인된 가격을 적용받습니다.

펜델토그(pendeltag) 내부
 펜델토그(pendeltag)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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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탈 때는 운전사 옆에 설치되어 있는 카드리더기에 버스카드를 읽히고 승차하는데, 유모차와 휠체어는 앞문으로 더 넓은 중간문으로 승차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은 승강장으로 내려가기 전에 카드리더기가 설치된 출입문을 통해 들어갑니다.

로슬락스바나 같은 일부 노선은 승차시 표를 검사하는 단계가 없는데, 차량 승무원이 있어 표를 검사하기도 합니다. 출퇴근 시간과 같이 혼잡한 시간에 버스 앞뒷문을 모두 개방하라는 요구를, 그리고 지하철 입구에 설치된 문을 없애라는 요구를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에서 줄기차게 하고 있습니다.

대중교통은 시민들의 생활을 위한 수단이며 버스와 지하철 승차를 위해 혼잡한 시간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버스의 운행을 지체시킬 뿐 아니라 시민들의 시간도 빼앗기 때문입니다. SL은 100% 스톡홀름 란스팅에서 운영하는 것이어서 주민들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개념이라 이용을 무료로 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도중에 버스로 이동하는 구간이 있어서 20분 정도는 더 걸렸나 봅니다. 금요일보다 기온이 좀 내려가긴 했지만 화창한 날씨를 즐기려고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이 많이 있네요.

뉘내스함 소항구 모습
 뉘내스함 소항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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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중인 가족. 바닷가에 문을 연 작은 가게들
 산책중인 가족. 바닷가에 문을 연 작은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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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스웨덴, #스톡홀름, #대중교통, #버스, #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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