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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이 671만1800원으로 집계됐다. 대학생 평균 시급 8350원을 고려하면 꼬박 803시간을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학 두 달 동안 매일 13시간을 일해야 대학 등록금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대학생들의 휴학 사유 1위가 '학비 부담'(31.5%)인 이유다.

지난 19일 진행된 MBC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청년에 대한 언급은 딱 한 번 있었다. 그마저도 교육비 정책과는 무관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대학생 교육비 정책의 실효성을 청년의 시각에서 따져봤다. 이번 기획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비 정책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살펴보고, 교육비를 마련하기 위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사진1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반환점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출처=청와대)
▲ 사진1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반환점을 맞는 소회를 밝혔다. (출처=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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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에 재학 중인 전아무개(27)씨는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대출금 1200만 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20살 이후 아르바이트를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는 전씨는 "그래도 뭐 갚아지겠죠. 다들 갚으니까"라며 웃어 보였다.

"시작됐구나."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국제대학창의기술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아무개(20)씨는 맨 처음 고지서를 받았을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공무원인 아버지 덕에 학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할 수 있었지만 한 학기 700만 원대에 육박하는 등록금은 김씨에게도 부담스러운 존재다. "부모님은 4년 장학금으로 갈 수 있는 타 대학을 권유했다"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학교를 선택했다"라고 했다.
  
대학 교육비 정책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2007년에는 대학 진학률이 80%에 육박했다.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세우며 국가장학금 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높은 성적이 요구됐고 지원 금액 또한 낮았다. 학생들과 학부모의 실질적인 부담을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

박근혜 정부 때도 10명 중 6명의 학생이 국가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에 보도자료를 발행하며 반값등록금을 완성했다고 주장했으나 대선 당시 공약한 국가장학금 예산 4조 원 편성에 실패했다.

졸업하자마자 바로 빚더미에
  

청년들의 채무 발생 이유 중 열에 일곱은 '학자금 마련'이다. 2018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사회·경제 실태 및 정책 방안 연구Ⅲ'에 따르면 만 19세부터 29세의 채무 발생 이유 중 72.2%가 '학자금 마련'이라고 답했다.

교육부는 지난 4월에 '2019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 1인이 연간 부담하는 계열별 평균 등록금은 의학이 약 960만 원대로 가장 높았고, 예체능이 약 770만 원 대로 그 뒤를 이었다. 교육부는 "분석대상 196개교 중 191개교(97.4%)가 동결 또는 인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존재다. 김씨는 학자금 대출을 '취업 후 상환'으로 받았다. 그는 "졸업 후에 취직을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졸업하자마자 바로 빚더미에 앉는다는 게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입학금 2022년까지 전면 폐지
 

명지대학교 강아무개(21)씨는 입학도 전에 입학금 88만 원을 냈다. 여기에 수업료 340만 원까지 더해 실 납부액은 428만 원에 달했다.

"입학하려면 백만 원에 달하는 입학금을 내야 한다는 거예요. 대학 입장료가 무슨 백만 원씩이나 하는지 당황스럽더라고요."
 
 5년간 대학 입학금 추이.
 5년간 대학 입학금 추이.
ⓒ 대학알리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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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입학금 폐지를 내세웠다. 입학금은 산출근거와 용도가 명확하지 않고 대학별 금액도 천차만별이라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이 돼왔다. '깜깜이' 입학금이라는 오명도 벗어날 수 없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입학금이 평균(77.3만 원) 미만인 4년제 대학(95교)은 2021년까지 입학금의 20%(실비용)를 제외한 나머지 80%를 매년 20%씩 감축한다. 입학금이 평균(77.3 만원) 이상인 4년제 대학(61교)은 2022년까지 입학금의 20%(실비용)를 제외한 나머지 80%를 매년 16%씩 감축하기로 했다. 실비용은 실제 입학에 쓰이는 비용으로 정부는 입학금의 20%를 실비용으로 인정했다. 서울 지역 사립대학인 서울여자대학교는 2017년 기준 88만1천 원에서 전년 대비 14만1천 원 인하된 74만 원으로 2018년 입학금을 책정했다.

국·공립대학은 2018년에 입학금을 전면 폐지했다. 사립대학은 입학금 단계적 폐지 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입학금을 폐지할 계획이다. 입학금 폐지는 교육부 권고 사항으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가장학금이나 국가 지원 사업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반쪽짜리 '반값등록금'
 

'대학 등록금 부담을 획기적으로 경감하겠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당시 공약이었다. 문 정부는 반값등록금 공약을 내세웠지만, 실제로 대학생 개인이 부담하는 등록금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교육부 대학정보공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에는 평균 등록금이 668만8천 원이었지만 2019년 670만6200원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3년간 대학 등록금 추이
 3년간 대학 등록금 추이
ⓒ 대학알리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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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2.25%로 정했다. '고등교육법' 제11조 제7항은 각 학교는 등록금 인상률이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53.8%다. 대학이 등록금을 낮추는 데에는 재정적 한계가 있으니 국가 장학금을 지급해 학생의 부담을 덜겠다는 것이 문 정부의 교육비 정책이다. 교육부가 2018년 국가장학금 운영 기본계획에서 실질적 반값등록금 수혜 인원을 2017년 52만 명에서 2018년 60만 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기조하에 시행된 정책이다.

문제는 국가장학금 지급 비율이다. 교육부는 올해 국가장학금의 혜택을 받는 학생이 전체 대학생의 약 3분의 1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만5천 명보다 2만5천 명가량 늘어났지만 오히려 예산은 줄었다. 올해 국가장학금 예산은 3조 605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795억 원 감소했다.

국가장학금의 혜택을 받지 못한 대학생은 결국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여자대학교 박아무개(23)씨는 입학 당시를 떠올리며 "대학교 입학할 즘에 입학금까지 400만 원 정도가 필요했다. 그런데 수중에 그런 돈이 전혀 없어서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외부장학금은 조건만 충족하면 가릴 것 없이 전부 신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150만 원밖에 감면받지 못했다. 그는 "나는 스무 살이 되자마자 빚쟁이가 된 셈이다"고 탄식했다.

학자금 대출, 빚으로 시작하는 사회초년생
 

1조 8076억 원, 62만 7821명. 2018년 학자금 대출 금액과 대출을 받은 전체 대학생 수다. 전년 대비 639억 원, 1만 958명 증가했다.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의 수는 줄고 있지만 학자금 대출은 늘어나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학자금 대출 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연간소득 금액이 상환기준소득을 초과하거나 상속증여재산이 발생한 경우 일정 금액을 의무적으로 상환하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과 거치 기간 이자 납부 후 상환 기간 원리금을 상환하도록 하는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자금 대출 금리를 2.2%로 책정해 전년 대비 0.25%P 인하했다. 한 해 등록금이 700만 원이라 가정하면 1인당 부담할 이자는 1년에 1만7500원 줄어든 셈이다.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이삼호 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170만 명에게 각각 1만7500원 줄여준 금액이라 크게 느껴지겠지만 학생들이 느끼기엔 크게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라고 말했다. 금융의 창 박덕배 대표 역시 "단기적으로 이자율이 내려 수혜를 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있지만 장기적으로 예산의 제약 때문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보게 만들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학자금 대출 정책이 청년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청년 신용불량자가 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한 2019년 국감 자료에 따르면,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2만1163명의 학자금 대출 채무자 중 약 절반에 가까운 9491명(44.8%)이 대출 연체로 인한 신용불량자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불량자가 된 청년은 국가장학금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한국장학재단은 ▲대출 채무불이행 ▲부실채권 보유 ▲신용도 판단정보 ▲공공정보 등을 보유 중인 자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당장 마련해야 할 학비와 생활비가 없을 때 대학생들의 선택지는 사금융과 불법 대출밖에 없다.

학자금 대출은 졸업 후에 본격적으로 청년들에게 직격탄을 날린다. 2019년 국정감사 한국장학재단 자료에 따르면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받은 청년 중 31%가 졸업하고 3년이 지나서야 대출을 갚기 시작했다. 전씨는 "겨우 취업을 해도 빚부터 지고 시작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청년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학자금 대출 정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부담 덜겠다던 교육비 정책, 부메랑으로 돌아와
 
 MBC 특집 '국민이 묻는다'
 MBC 특집 "국민이 묻는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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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무개(22)씨가 재학 중인 동서대학교는 지난해 10명이던 근로 학생을 6명으로 줄였다. 인력은 반으로 줄었는데 업무는 그대로였다. 정부에서 국가 장학금의 일종인 국가근로장학금을 줄인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 규모는 GDP 대비 0.7%에 불과하다. OECD 35개 회원국 중 29위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고등교육에 재정 지원이 인색한 편이다. 등록금 동결로 인해 대학 재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까지 줄어든 셈이다.

사립대는 재정난으로 인해 학생 대상 복지 정책도 줄였다. 현재 한 사립대에서 과대표를 맡고 있는 유아무개(21)씨는 "원래는 과대표랑 부과대표도 국가장학금과 캠퍼스 마일리지를 줬는데 최근에 지원이 끊겼다"면서 부족한 재정으로 학생 지원이 적어진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대학 실정을 고려하지 않아 학생들의 복지가 축소되는 것이다. 결국 지난 11월 15일 4년제 사립대 총장 모임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내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삼호 교수는 "지금 교육비 정책은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부족한 금액을 국가에서 충당하는 형태다"며 "그러나 그 결과는 대학 내 취약계층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강사나 청소 노동자들의 처우가 나빠지는 것이다. 특히 강사법 시행 이후 강사들의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청년들은 반값등록금 공약에 기대를 걸었다. 강씨는 "대선 때마다 나오는 단골 공약이지만 이번에는 내심 기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임기 내에 해당 공약을 완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교수는 "반값등록금을 실현하려면 정부가 나랏돈을 써서 그만한 돈을 메꿔야 할 텐데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며 "등록금을 낮추는 게 (정부 입장에서) 시급한 문제는 아니라서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은 문 정부의 교육비 정책을 체감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부족한 국가장학금 예산은 학생 복지나 경비인력 감소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의 굴레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정책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대학생들을 구제하지는 못했다는 게 주된 비판이었다. 박씨는 "국공립 대학교면 몰라도 사립대학교에서 반값등록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대학생이 대부업으로 빠지면서 젊은 신용불량자가 되는 이유는 등록금에 있다"고 전했다.

학생을 위한 정책이 학생에게 부담으로 돌아왔다. 문 정보는 남은 임기 동안 대학과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교육비 정책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환점 이후에는 이전과 다른 교육비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위로와 공감이 아니라 청년들이 당하고 있는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그것을 위한 사회 시스템, 법을 실질적으로 개혁 할 수 있는 정치력입니다. 제가 반드시 여러분들이 바라는 반값 등록금 이뤄내겠습니다." (2012년 문재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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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자대학교 저널리즘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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