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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래 작가
 조정래 작가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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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가 죽비를 들었다. 제주 제2공항이 경제발전이라는 이들을 꿈에서 깨우기 위해서다. 그는 대표적인 인물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지사를 언급했다. 죽비를 내리치듯 까끌까끌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제주 제2공항을 만드는 것은 제주의 발전 계획이 아니라 제주의 자살행위고 몰락행위다. 제주도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길은 자연 상태를 철저하고 확실하게 보존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원희룡 도지사는 공청회 한번 없이 삼나무 등 큰 나무 1500그루 이상을 잘라버렸다. 이 사람은 제주도가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망가트리고 있는 발전론자다. 이 사람(원희룡 도지사)은 (도지사) 자격이 없다."

지난 11월 29일 서울역사박물관 야외 정원에서 조 작가를 만났다. 그는 최근 사단법인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출판기념회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계획을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조정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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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근민 전 제주도지사는 신종 매국노"

"사람들이 제주도를 찾는 이유는 도시 문명 생활에 지쳐서다. 경쟁에 너무 시달려 안락한 자연에서 자신을 회복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잃어버린 자신을 찾고 싶은 그런 욕구 때문에 제주도를 찾아가는데 제주도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도시에서 건물을 크게 짓는 것이 발전이라고 하니 제주도 사람들도 그걸 그대로 본 떠 높은 건물 짓고 큰 건물 지으면서 발전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삽질'을 알리며,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우근민 전 지시가 중국 사람들에게 제주도에 5만 달러를 투자하거나 땅을 사면 영주권을 준다고 했다. 그건 제주도 파괴 행위다. 제주도 땅이 손바닥만 한데 그걸 팔아서 얻는 이익이 뭐냐. 만약 중국 사람들이 2/3 정도를 산 다음에 '우리 땅이야'라고 주장하면 어떡할 거냐. 방어할 수 있다고?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5만 달러를 주면서 대신 사달라고 하면 제주도 전체가 중국에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위험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그 바보짓을 했다. 그리고 중국 자본에 50층 건물 허가도 내줬다. 그래서 내가 언론 인터뷰에서 그랬다. '우근민 지사는 신종 매국노다'라고."
  
 조정래 작가는 제주도에 고층 건물이 생기면 한라산의 경관을 해치게 된다며 그림으로 설명했다.
 조정래 작가는 제주도에 고층 건물이 생기면 한라산의 경관을 해치게 된다며 그림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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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38층짜리 건물이 가로막는데 누가 가겠나"

원희룡 도지사에겐 그림을 그려가며 제주도에 고층 건물을 짓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했다. 그때 그린 그림을 보여주겠다며 겉옷 안주머니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내 그림을 그렸다.

"중국 사람들에게 허가 내준 56층짜리 건물을 원희룡 지사가 38층으로 줄였다고 자랑하는데 38층 지어도 똑같다. (한라산을 그리고 그 앞에 38층짜리 네모난 건물을 세로로 기다랗게 그리며) 한라산을 38층짜리 건물이 가로막는다. 이러면 누가 제주도에 가겠나. 일본 후지산을 보라. 일본인들이 높은 건물 못 지어서 그 앞에 고층 건물 안 짓겠냐. 그런데 (후지산 인근 도시엔) 전부 2층짜리 집밖에 없다. 그게 일본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상징은 두 개다. 백두산과 한라산이다. 둘 다 똑같이 머리에 물을 이고 있다. 세계에 이런 산이 몇 개나 되나. 우리는 북한에 못 간다. 그럼 우리의 상징은 뭐가 되나. 설악산도 아니고 지리산도 아니다. 한라산이다. 역사성도 모르는 사람들이 '돈 많이 벌고 싶다', '서울 사람처럼 살고 싶다'며 제주도를 망치고 있다.


제주도는 이미 20년 전부터 서울 사람 못지않은 GDP(국내총생산)를 자랑한다. 50년 전에는 가난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서울 사람과 외국 사람들이 돈을 엄청 퍼다 부었다. 하루에 제주도 가는 비행기가 몇 편인지 계산해 봐라. 더 높은 건물 지으면 제주도는 파괴되고 순수성과 자연을 상실해 버린다. 그럼, 누가 제주도에 가겠나. 나부터도 안 간다."

그는 지난 2014년 KBS 제주방송이 주최한 '집중진단 제주 문화를 말하다'란 특별방송에 원희룡 지사와 함께 출현했을 때를 말하면서 목소리를 더 높였다.

"그때(2014년 특별방송) 내가 원희룡 지사한테 세 가지를 부탁했다. 큰 나무 한 그루는 에어컨 두세 개 몫을 한다. 그러므로 이런 나무들을 철저히 보호하면 제주도를 아름답게 하는 풍광이 되고 건강에도 좋은 산소를 뿜지 않느냐고 그랬다. 그 다음에 길을 너무 많이 내려고 하지 말고 쓰레기 처리를 철저히 하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제주도는 쓰레기 소각장도 안 만들어서 곳곳이 쓰레기 더미다. 신공항 만들면 두 개 공항을 통해 사람들이 올 텐데 그 사람들이 싸고 가는 똥·오줌과 놔두고 가는 쓰레기 때문에 제주도는 망해 버릴 것이다. 그래서 제주 제2공항은 자멸의 길이고 자살행위라는 것이다."


그는 목도 축이지 않고 마른 침을 삼키며 말을 이어갔다. 때론 안단테(느리게)로, 때론 알레그로(빠르게)로 제주도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나열했다. 목에 핏대를 세우고 이야기하는 그의 말허리를 끊을 수 없었다. 숨을 고르는 찰나를 노렸다.
  
 조정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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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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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못살지 않는다, 더 바라면 자기 발등 찍는다"

- 찬반이 팽팽한 사안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렵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해서 이런 말을 해준 것이다. 한 번은 제주도의 한 도의원이 그랬다. '제주도에 살지 않고 실정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한다'고. 그러면서 나를 공박했다. 그런 말을 한다면 할 말 없다. 얼마나 더 이야기해야 하나.

제주도 못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다. 전국에 있는 군소 도시보다 훨씬 잘산다. 그런데 뭘 더 바라는 것이냐. 더 바라면 자기 발등 찍는 일밖에 안 생긴다. 제주도가 계속 개발주의로 간다면, 나도 안 간다."

- 평소에도 제주도를 자주 가셨다고 들었다
"백번 이상 갔다. 대학교 2학년때부터 한라산을 넘기 시작해 지금도 손자들이 오면 봄과 가을, 명절 때 안 가리고 간다. 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데가 어디 있느냐고 말한다. 이렇게 사랑했는데 앞으로는 거둘 것이다. 나만 거두겠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다. 특히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이 도시와 똑같이 변해가는 제주도를 뭐하러 가겠나.

제주도 능선이 바다와 맞닿는 아름다운 모습을 지켜야 사람들이 제주에 간다. 근데, 지금은 빌딩 쌓느라 정신없다. 제주도는 끝났다. 제주도가 사는 길은 그(고층) 빌딩을 다 때려부수고 2~3층짜리 건물로 낮추는 것이다.

사람을 제한해야 한다. 그게 제주도가 영원히 사는 길이다. 제주도민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 제주는 그들의 땅이 아니다. 빌려서 사는 땅이다. 선조들이 남겨준 것이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땅이다. 만 원 벌었으면 됐지 천 원 더 벌려고 망가트리고 있다. 용납할 수 없다."

- 현대사회는 복잡하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안에 어떤 기준을 갖고 판단해야 할까?
"자기들이 처한 자연환경과 삶의 거처가 어떤 특성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건 이성적인 작업이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데 못 깨닫는다면, 필요 없는 말이라고 한다면 그들(개발론자)에게 (제주도에서) 나가라고 하면 된다."

- 제주도는 어떤 특성이 있나?
"제주도의 생명은 자연환경이다. 특히 바다를 살려야 한다. 청정 바다를 만들어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과 해초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제주도 바다는 투망과 그물, 생활하수, 불법 투기물로 산더미다. 그래서 동식물들이 죽어가고 있다. 특별법을 만들어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 어떤 특별법인가?
"바다에 불법 투기하는 자는 벌금을 물리는 게 아니라 감옥에 보내야 한다. 그러면 당장 불법 투기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바닷속에서 타이어 하나라도 끌어 올리면 상금을 줘야 한다. 이렇게 초등학생에게 산수와 글짓기 가르치듯이 다 가르쳐줬는데 지금 원희룡 도지사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 내가 얼마나 배신감을 느끼는지 모를 것이다. 우근민 전 지사와 똑같다. 신공항(제2공항) 하는 것도 우근민 전 지사가 중국에 땅 팔아먹은 것과 마찬가지다."
 
 조정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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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사람들이 날 훼방꾼이라고 한다면 인연을 끊어야지"

- 서울과 세종에 농성장을 꾸려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다.
"훌륭하다. 나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 때 시위했다. 사실 제주에 대한 사랑이 참 끔찍하다. 내 고향보다 더 많이 가고 사랑한다. 그런데 이렇게 배신행위를 하니까... 자족을 알아야 한다. 자족할 때 행복이 온다. 탐욕을 부리면 불행하다. 탐욕은 자기를 망친다. 석가모니가 2500년 전에 한 말이다. 모든 탐욕을 부리는 것은 다 망한다.

일부 제주 사람은 그야말로 천민 자본주의에 사로잡혀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모른다. 제주도를 파괴하면서 관광객을 끌어오면 지금보다 두 배 잘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길게 보고 욕심을 줄이고 내 새끼들이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 제주의 자연환경을 지키면 사람들이 올까?
"한때 제주도에 사람들이 안 갔다. 동남아로 여행 갔다. 그러다가 제주도로 여행을 가기 시작한 게 제주올레가 생기고 나서다. 서울에서,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걸으면서 여행했다. 우리 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사람들은 걸으면서 (독일의 철학자) 칸트를 만난다. 그러면서 제주가 다시 뜨기 시작한 거 아니냐.

사실, 제주에 대해서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 자기들이 자기 땅을 지켜야지 외지인인 내가 이렇게 나서는 게 맞나. 내가 비싼 밥 먹고 뭐하러 이런 말 하고 싶겠나. 그런데도 시간 내서 말하는데 제주 사람들이 훼방꾼이라고 한다면 인연을 끊어야지. 단념하고 체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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