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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검찰 수사관 A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배달되고 있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검찰 수사관 A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배달되고 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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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나 실수 안 할게요."

2일 오후 7시경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불콰하게 취한 검찰 수사관 한 명이 윤석열 검찰총장 옆자리에서 일어서질 않고 버티면서 동료 수사관에게 안심을 시켰다. 윤 총장도 손을 내저으며 놔두라는 뜻을 전했다. 술에 취한 수사관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윤 총장 옆자리에서 한참동안 꺼이꺼이 목을 놓아 울었다. 윤 총장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아무 말도 없이 앉아서 그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잠시 후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조화가 빈소 안으로 들어왔다. 빈소에서 나와 장례식장 입구에 서 있던 한 수사관은 이제 막 도착한 동료 수사관을 보자 갑자기 부둥켜 안고 울기 시작했다. 오후 2시 30분부터 조문을 받기 시작한 빈소에는 밤 8시가 넘어가도록 동료의 갑작스런 비보를 듣고 달려온 검찰 수사관들의 조문 행렬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소속 A 수사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검찰이 개인비리를 내세워 그를 압박했다는 별건수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A 수사관은 1일 숨진 채 발견됐다. 얼마 전까지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단원으로 활동하며 대통령 특수관계인 감찰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표적수사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지목됐고, 지난달 22일 울산지검 조사 이후 또다시 지난 1일 오후 6시 참고인 자격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고인은 유서를 남겼지만, 유서의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죄송합니다, 가족들 배려 부탁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 윤석열 총장이 청와대에 추천... 각별한 인연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A 수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A 수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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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수사관은 검찰 내에서 유능한 수사관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때도 청와대에 파견됐고, 정권이 바뀐 뒤에도 청와대에서 일했다.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으로 있을 때 그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다.

A 수사관은 윤 총장이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으로 일할 때 손발을 맞춘 바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아끼는 수사관이었다, 배려를 해줄 만한 수사관이었다"라고 전했다.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는 그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지인은 "예전에 그는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현 상황에 대해 황망해했다.

[별건 수사 의혹] 조사 직후 지인에 전화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A 수사관 죽음을 둘러싸고 양쪽에서 정반대의 해석이 나오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청와대 앞에서 진행한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A 수사관의 죽음을 두고 "국민들은 자살을 당했다고 얘기한다, (A 수사관은)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전화가 많이 와서 괴롭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진실을 얘기하지 말라는 청와대의 압박 탓에 A 수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A 비서관이 소속됐던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을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 이름을 따 '백원우 별동대'로 부르면서, 특별감찰반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1월 그가 울산에 내려간 것을 두고 의혹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러한 의혹을 반박했다. 이날 고민정 대변인은 당시 민정수석실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 차를 맞아 행정부 내 기관 간 엇박자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고, A 수사관은 울산에 내려가 검경 갈등이 큰 '고래고기 사건' 청취를 담당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청와대 쪽에서 A 수사관에 전화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권에서는 검찰이 별건수사를 통해 A 수사관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A 수사관은 울산지검의 조사를 받은 직후인 지난달 24일 같이 일했던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면서 "(전화를 받는) 행정관과 상관 없고, 내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문제가 되고 있는 울산행 당시 같이 동행했던 사람이었다. (관련기사 : [청와대 발표 전문] 숨진 특감반원, 검찰 조사 전날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검찰에서 A 수사관의 개인비리를 찾아내서 이를 가지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와 관련해 그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A 수사관은 검찰로부터 과격한 압박을 받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검찰 입장] "별건 수사로 압박한 사실 없다"

검찰은 별건수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관계자는 "검찰은 별건 수사로 A 수사관을 압박한 사실이 전혀 없고,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근거 없는 주장과 추측성 보도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서울중앙지검은 고인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도 없도록 밝히는 한편, 이와 관련한 의혹 전반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후 검찰은 이례적으로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A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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