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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원천무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원천무효"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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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유치원 이사장의 사유화 보장법"이라는 지적을 받는 자유한국당의 유치원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수정안이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 내용들까지 모두 뒤집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치원 이사장 위한 '독소조항' 

2일 교육부와 국회, 사학비리추방 운동단체 등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국회 본회의 자동 상정 당일인 지난 29일,  지난해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유치원 3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안을 갑작스럽게 내놨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박용진 3법'을 막기 위해 '맞불 수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당의 수정안 가운데 논란이 되는 내용은 사립 유치원 일반회계 세출 항목 안에 '교육환경개선금'을 따로 잡아놓은 것과 유치원에 한해 '교비(학교)회계와 법인회계를 구분하지 않고 통합할 수 있다'는 단서 신설 조항이다. 이 내용은 유치원 이사장(또는 설립자)의 '사유화'를 보장하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란 지적이 나온다.

수정안은 유아교육법 제19조의10에서 일반회계 세출 필요 경비로 유치원 운영비 등과 함께 '교육환경개선금'을 따로 넣어놓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이 내놓았던 유아교육법 개정안에서 '시설부담금'을 이름만 바꾼 것이라는 게 정부·여당의 분석이다. 시설부담금은 유치원 시설을 만든 설립자(또는 이사장)에게 시설 사용에 대한 비용을 주기 위한 돈을 말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유치원 설립자가 자발적으로 유치원을 인가받아 자신의 땅과 건물을 교육 활동에 활용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비영리기관인 유치원이 교육환경개선금 항목을 통해 시설비조로 설립자의 이익을 보장하도록 하자는 주장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초중고 사학재단 설립자에게 이 같은 이익을 주는 조항은 없으며, 만약 이익을 준다면 교비 유용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 유치원 이사장에게만 특혜 예산을 편성토록 한 것이다.

시설비 보전? 유치원 이사장은 특혜 예산 가능토록

그런데 이 같은 자유한국당의 수정안 내용은 당장 올해 7월 25일 헌재의 결정(2017헌마1038) 내용과 상반된 것으로 드러났다. 헌재는 '사립 유치원 설립자를 위해 지출할 수 있는 항목'을 금지한 것이 사유재산권 등 기본권 침해라는 헌법소원에 대해 "기본권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유치원 예산으로 유치원 설립자에게 스스로 제공한 교지・교사의 사용 대가를 지급할 수 있게 한다면, (학교) 설립 요건으로 일정한 재산을 갖추도록 한 (사립학교법 등) 취지를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기존 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는 적립・지출은 유치원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고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법인회계와 교비회계 통합 허용' 수정안 내용도 헌재 결정을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제29조(회계의 구분)에서 "학교법인의 회계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학교회계)와 법인의 업무에 속하는 회계(법인회계)로 구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당 수정안은 여기에 "다만, 유치원은 교비회계와 법인회계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통합 운영할 수 있다"는 내용의 단서조항을 새로 넣었다.

이에 대해 사립학교 개혁과 비리추방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아래 사학국본)는 "사립 초중고는 법인회계와 학교회계를 엄격하게 분리해 학교 돈이 이사장이나 설립자에게  흘러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한국당 수정안대로 두 회계를 통합한다면 힘 있는 유치원 이사장이 회계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어 그들만의 '비리왕국'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인회계와 교비회계 통합하면 비리왕국 될 것" 
 
 28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유치원3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유치원3법 취지 훼손’, ‘한유총 비호세력’, ‘시설사용료 요구’, ‘회계감사 거부’라고 적힌 상자들을 발로 차 쓰러뜨리고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유치원3법 통과’, ‘유치원 비리 근절’, ‘투명공정한 회계관리’를 세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28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유치원3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유치원3법 취지 훼손’, ‘한유총 비호세력’, ‘시설사용료 요구’, ‘회계감사 거부’라고 적힌 상자들을 발로 차 쓰러뜨리고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유치원3법 통과’, ‘유치원 비리 근절’, ‘투명공정한 회계관리’를 세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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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도 "회계 통합에 따라 법인 이사장의 유치원 운영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심해지면 헌법상 보장된 권리인 교육의 자주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헌재는 결정문(2007헌마1189 등)에서 "헌법 제31조제4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교육의 자주성은 교육자에 의하여 자주적으로 결정되고 행정 권력에 의한 통제가 배제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법인의) 경영과 교육을 분리하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법제의 원칙"이라고 한 바 있다.

'이사장의 유치원장 겸직 금지'를 규정한 '박용진 개정안'에 대해 이를 되살리려는 한국당의 수정안 또한 이런 헌재 결정과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

현행 사립학교법 제23조(임원의 겸직금지)는 "이사장은 사립학교의 장을 겸할 수 없다. 다만, 유치원만을 설치 경영하는 학교법인 이사장의 경우에는 당해 유치원장을 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용진 개정안'은 유치원 예외 조항을 삭제했다. 하지만 한국당 수정안은 이 내용을 되살려놓고 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교육의 자주성을 위해 경영과 교육의 분리를 명시한 헌재 결정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년환 사학국본 공동집행위원장은 "유치원도 학교인데 한국당의 수정안은 유치원을 사설학원처럼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교육 자주성'을 규정한 헌법과 헌재 결정을 무시한 것이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사립유치원도 학교지만 규모 작고 영세해서..."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사립학교법 수정안(김한표 의원 대표발의) 발의문의 '수정 이유'에서 "사립유치원은 사립학교법상 사립학교에 해당하지만 초중고와 대학교에 비해 그 규모가 작고 영세하다"면서 "따라서 현행과 같이 유치원만을 설치, 경영하는 학교법인 이사장의 경우에는 유치원장을 겸할 수 있도록 하고, 영세성을 감안하여 교비회계와 법인회계를 통합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해 법인 운영비를 교비(학교운영비)에서 부담이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표발의한 김한표 의원은 '교육환경개선금'에 대해서는 유아교육법 수정안 법 조항에는 넣었지만, 발의문에는 어떤 설명도 따로 적어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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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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