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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충남 아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는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주최로 청소년노동인권상담 결과 및 매뉴얼 발표회가 열렸다.
 지난 3일 충남 아산시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는 충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주최로 청소년노동인권상담 결과 및 매뉴얼 발표회가 열렸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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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때 가장 힘든 게 욕먹는 거였어요. 직원들이 너무 막대해요. 처음 하는 일이니 빨리하지 못하잖아요. 그런데 빨리하지 않는다고 쌍욕을 하고 윽박지르고, 바쁜데도 다른 일하지 않는다고 갈구고, 그래서 다른 일하면 왜 하던 일은 안하냐고 갈구고, 기분이 엄청 나쁘죠."

어느 청소년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일화를 하소연처럼 풀어 놓았다. 노동 시장에는 유난히 인권의 사각지대가 많다. 그 중 청소년들은 '어리고 잘 모른다'는 이유로 차별과 언어폭력에 노출되곤 한다.

지난 3일 충남청소년인권센터는 '청소년 노동인권 상담 매뉴얼'(아래 매뉴얼)을 발간했다. 상담매뉴얼에는 임금체불이나 근로기준법 위반 등 노동현장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사례와 함께 소개되어 있다.

실제로 매뉴얼의 사례로 소개된 청소년 A씨는 "학교에서는 알바 할 때 규칙 같은 것보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존중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부당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런 걸 아예 모르니까 손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 B씨는 "연장근무나 주휴 수당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알고도 자기 권리를 내세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르바이트로 써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데 어떻게 그것까지 해달라고 하냐는 식이다. 하지만 노동법에 대해 알면 이런 가치관이 조금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뉴얼은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임금체불을 당했을 경우 '노동부에 신고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고용노동부는 신고 접수된 사건을 25일내에 처리하도록 되어 있지만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소요되는 평균 사건 처리기간은 230.6일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뭘까. 매뉴얼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산정한 뒤 내용증명을 발송해 지급을 요청해야 한다. 만일 사업주가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노동부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반드시 알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임금 체불시 출퇴근 기록을 마치 일기처럼 다이어리에 적어 놓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출퇴근을 입증할 증거자료로 활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교통카드 사용기록으로도 출퇴근을 입증할 수 있다.

매뉴얼은 청소년 노동인권 상담사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매뉴얼은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증거수집부터 진정서 작성, 노동부 조사까지 청소년이 최대한 직접 수행하도록 도와주고, 현재 하고 있는 과정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청소년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상담사)들의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태그:#청소년 노동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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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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