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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살아있는 청년들을 구하려 하지 않는가

19.12.09 03:0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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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임 여성 1명당 출산율은 0.977명이다. 9월 출생아는 2만 4천 123명이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남성 육아 휴직, 출산장려금 등 다양한 출산정책을 펴고 있지만 매 분기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할 뿐이다. 정부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 분위기가 저출산을 걱정하며 문제 삼고 있다. 한국 사회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하다. 고령화는 점점 심해지고 노동을 하는 젊은 층의 인구는 줄어든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태어나는 데 성공해서,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은 멀쩡히 잘 살아가고 있는가?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사망원인 중 5위가 고의적 자해(자살)이며 10대~30대의 사망원인은 자살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1만 367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 중 청소년 자살률은 2017년 기준 10만 명당 7.7명으로 지난 3년 동안 자살 또는 자해를 시도한 청소년도 매년 2000명 이상이다. 한국은 태어나는 사람도 가장 적으면서 자의로 죽는 사람도 가장 많은 나라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택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출산율이 높아지는 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청년층의 인구를 늘리려면 그들이 태어나는 것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죽지 않고 잘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요 근래 몇 젊은 아이돌들의 극단적 선택은 한국의 이런 실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빠졌고 베르테르효과 역시 걱정된다. 삼성서울병원은 연구 결과 유명인 자살 사건으로 인한 모방 자살이 하루 평균 6.7명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최근의 동향에 문제를 느낀 것인지 국무총리 소속 자살예방정책위원회가 9월 9일 출범했다. 자살 시도자와 자살 유가족에 대한 사후 관리를 돕고, 정신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는 '정신응급의료기관' 지정 시범사업도 추진하며 지원을 넓힌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자살시도를 한 사람은 중증 우울증 환자이다. 왜 이들은 자살시도를 하고 정신병을 앓을까? 왜 우리나라 청년들은 건강하지 못한 걸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살기 힘든 나라다. 과중한 학업부담, 경제적 어려움, 사회 약자에 대한 전반적인 혐오적 분위기. 이런 것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정책들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물론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더 늦기 전에 사람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날을 살아갈 아이들을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청년들이 더 이상 죽지 않는 것 역시 못지않게 신경 써야 한다.
 

태그:#자살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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