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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발행한 <동학> 표지(왼쪽)와 경주 구미산 용담정 내의 최제우 초상(정만진 찍음)
 경주시가 발행한 <동학> 표지(왼쪽)와 경주 구미산 용담정 내의 최제우 초상(정만진 찍음)
ⓒ 경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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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동학을 혁명사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역(易)에 기초한 순환사관을 바탕에 깔면서도 개벽이란 변혁에 중점"(신일철 교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제우와 동학이 바라는 후천은 어떤 세상일까.

동학적 이상향은 후천개벽에 의한 무극대도의 세계, 즉 우주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연대성에 기초한 군자공동체로서의 자유민권사회이다. 후천개벽은 '힘의 지배시대'의 종언인 동시에 '시천주'로서의 자각적 주체에 의한 생명시대의 개창이다.

「몽중노소문답가」에 나오는 태평곡 '격양가'가 의미하는 무위자연의 이상향은 소국과민(小國寡民)의 촌락공동체를 이상사회의 원형으로 보는 노자의 관점과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이러한 동학적 사회관은 NGO와 다국적기업의 다원화된 활동증대로 국민국가의 패러다임이 깨어지고 그 결과 '제2의 근대'의 도전에 직면하게 된 오늘날에 재음미될 수 있는 것이라 하겠다.

  
경주시 현곡면 가정3리 '용담 성지'에 세워져 있는 최제우 동상
 경주시 현곡면 가정3리 "용담 성지"에 세워져 있는 최제우 동상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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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창도자들은 대부분 혁명가적인 기질을 갖고 있다. 기성체제ㆍ기성질서 곧 앙시앙레짐에 도전하려면 혁명적이지 않으면 꿈을 이루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에는 크게 차이가 난다.

종교적인 선지자들은 신앙과 덕성으로 백성들에게 뜻을 알리고자 하고, 물리적 변혁을 도모하고자 하는 자들은 강박과 무력을 동원한다. 그래서 정치 쪽은 계엄령과 포고문을 즐기고, 선지자들은 포유문이나 포덕문을 발표한다.

최제우는 1861년 봄에「포덕문」을 발표하면서 용담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포덕을 시작한다. 부패한 왕조가 천명을 돌보지 않고 천리에 순하지 않은 까닭에 '인심은 곧 천심'이라는 민본적 천명사상에 준거하여 포교를 시작하였다.

최제우가 동학의 포교를 시작하면서 발표한「포덕문」의 '포덕(布德)'은 포교의 의미와 함께, 동학ㆍ천도교의 연호(年號)로 사용되고 있다. 동학과 천도교는 그 시원을 창도자의 탄생에 두지 않고, 창도자인 최제우의 득도한 시점 곧 1860년(경신)을 원년(元年)으로 삼는다. 여타 종교들과의 차이점이다.


주석
7> 최민자, 「수운과 원효의 존재론적 통일사상」, 『수운 최제우』, 284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동학혁명과 김개남장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동학혁명 , # 김개남장군 , #동학혁명_김개남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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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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