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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 중구 뿌리공원 유등천 인접 보문산 절벽에서 확인된 담비는 등 부분의 노란색 털이 특징이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2급이다. 사진은 13일 시민이 촬영해 대전충남녹색연합에 제보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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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산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담비'가 발견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환경단체는 보문산 관광활성화 사업을 중단하고, 생태자연도 등급을 1등급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공동대표 김은정·문성호)은 지난 13일 대전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 내 유등천에 있는 오리배 선착장 맞은편 보문산 자락에서 '담비'를 발견했다는 시민의 제보를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이 이 제보를 바탕으로 현장 확인과 제보사진을 분석한 결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담비'로 최종 확인했다는 것. 이는 지난 2018년 국립생태원이 매 5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제4차 대전시 자연환경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대전일대 포유류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개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2급 법적보호종인 담비는 식육목 족제비과로 한국, 중국, 러시아, 네팔 등에 분포하고 있으며, 활엽수림에는 서식하지 않고 숲이 울창하여 통과하기 어려운 침염수림에만 2~3마리씩 무리를 지어 서식한다. 먹이원은 너구리, 오소리, 청설모, 설치류, 야생조류 등을 잡아먹지만 가을에는 과실, 도토리, 꿀 등도 잘 먹는 육상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라는 것.

오랫동안 담비를 연구한 국립생태원 최태영 박사에 따르면, 담비의 행동반경은 평균 20~40km이지만 최대 59km까지 이동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며, 넓은 행동반경을 가진 담비는 우산종(Umbrella species)으로서 생태계 보호지역의 설정, 생태축 복원, 생태통로 조성 등에 활용가치가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담비는 하늘다람쥐·삵과 함께 '생태자연도 등급'을 반영시키는 주요종이다.

'생태자연도'는 환경부 장관이 '토지이용 및 개발계획의 수립·시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산, 하천, 내륙습지, 호소, 농지, 도시 등에 대하여 자연환경을 생태적 가치, 자연성, 경관적 가치 등에 따라 등급화한 지도'다.

최고 등급인 1등급의 기준은 '멸종위기 동식물의 주된 서식지', '생태계가 우수하거나 경관이 수려한 지역', '생물의 지리적 분포한계에 위치한 생태계' 등으로 정해져 있고, '1등급의 경우 최대한 자연환경의 보전 및 복원이 가능하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담비'가 발견된 보문산은 대전시 깃대종인 '천연기념물 제328호, 멸종위기2급, 국가적색목록 취약(VU) 야생생물 하늘다람쥐'의 주요 서식지이지만 생태자연도는 2등급이다. '2등급의 경우 자연환경의 보전 및 개발 이용 시 훼손을 최소화 한다'라고 되어 개발행위가 가능해 멸종위기종의 서식지가 훼손 및 파괴될 우려가 있다게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주장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시는 지난 7월 보문산 관광활성화 사업을 위해 전망타워, 곤돌라, 워터파크 등의 시설물을 설치하려는 개발계획을 발표했다"며 "그러나 보문산의 생태적 가치와 대기질 개선의 핵심인 도시 숲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대 여론으로 사업을 원점에서 논의하는 '보문산 활성화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생태보전과 관광활성화에 대해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문산은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서식지로서의 생태적 가치와 전 세계의 화두인 기후위기를 해소시킬 수 있는 도시 숲으로서의 '사회환경적 가치'를 가진 매우 귀중한 장소이며 대전시의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겨우 수년간의 이익을 보기 위해 시설물 위주의 관광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도시 숲으로 잘 보전해 수십, 수백 년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고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환경부와 대전시는 보문산 권역에서 담비의 서식지 위치와 먹이활동 장소, 행동반경 등을 조사하여 보문산의 생태자연도 등급을 재조정하고 도시 숲으로서 보문산을 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