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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월 31일은 소위 '농민 대통령'으로 불리는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날이다. 조합원 235만 명의 농축협이 있는 농협중앙회는 29개 계열사에 자산이 약 900조 원에 달할 정도로 크다. 무엇보다 농산물 유통과 금융지원 등 농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투표권이 전국 농축협 조합장(1118명) 중에서 292명의 대의원만이 회장 투표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당일 후보들이 농협 대강당에서 대의원 앞에서 10분씩 정견발표를 할 뿐 선거운동 기간 중 후보 간 토론회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깜깜이' 선거를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선거가 인맥이나 지역에 좌우될 수 있고 후보의 식견이나 정책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정책선거는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될 우려가 있다. 이에 기자는 10명의 농협중앙회장 후보 중 4명을 추려 ①공약 총평, ②농협 금융개혁, ③농협혁신 등에 관한 공약을 분석한다.
 
 농협중앙회장 주요 후보 이력
 농협중앙회장 주요 후보 이력
ⓒ 송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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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성 공약이 대부분

농협 선거의 특성상 조합장과 농축협 지원에 대한 공약이 다수를 차지한다. 주요 후보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선심성 공약은 단연 조합장 처우개선이다. 조합장 보수 합리화, 퇴직공로금제, 퇴직연금제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앞다퉈 '조합 상호지원자금 확대'를 들며 무이자 자금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유남영 후보와 강호동 후보는 20조 원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회의 부채구조가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이를 위한 재원 마련 계획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상호금융 추가정산 1조 원'(강호동 후보, 김병국 후보, 유남영 후보)을 통해 농축협에 대한 추가정산 규모를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하지만 상호금융의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지 않는 한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이라는 평이다. 김병국 후보는 상호 기금운용본부를 출범시키고 외부 전문가 출신 운용본부장을 영입해 운용수익률을 4%까지 끌어올린다는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조합장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공약도 나왔다. '조합장 이사 확대를 위한 농협법 개정'(정원의 1/2에서 2/3로 확대), '중앙회장실 내 조합장 사랑방 운영', '상임조합장 연임제한(3회) 폐지'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제도 도입의 취지를 무색게 하는 공약들이라는 평이 나온다.
  
선언적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으나 선거 어젠다 선점 차원에서 내놓는 공약들도 적지 않다. 

우선 강호동 후보의 '마을 단위 태양광사업 촉진'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와 '농업소득 3천만 원'(현 1291만 원) 등이 그것이다. 바람직한 방향이나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유남영 후보의 '조합 취급물량 책임판매 70%'도 마찬가지다. 농협이 지난 10년간 책임판매 구현을 외치면서도 책임판매율은 20~30%에 머무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병국 후보의 농축협을 위한 '전략 수출품목 컨트롤타워' 역시 수출농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구체성이 부족하다. 이성희 후보의 '농업인 월급제·퇴직금·수당 도입' 추진은 국가 차원의 아젠다로 추진돼도 저항이 많이 따를 것이라는 점에서 현실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상호금융독립법인화'(김병국 후보, 강호동 후보, 유남영 후보)은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의 실패한 공약을 다시 추진하는 사례다. 김 전 회장이 추진했던 정책이 실패한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같은 정책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선언적 공약으로 판단된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있는지 지켜볼 대목이다.           
차별화된 경쟁 우위 공약은
  
 농협중앙회장 주요 후보 공약 비교
 농협중앙회장 주요 후보 공약 비교
ⓒ 송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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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우위 공약은 공약의 차별성, 실행 가능성, 효과성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보이는 공약이다. 

김병국 후보와 강호동 후보는 '빅데이터 기반의 수급관리나 농업관측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한국농업의 고질적인 취약점은 대표적인 농업관측의 낙후성을 들 수 있다는 점에서 공약이 실현될 경우 농업뿐만 아니라 국민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공약으로 보인다. 차이점이 있다면 강호동 후보는 외부 빅데이터 활용을 강조한 데 비해 김병국 후보는 국내총생산(GDP) 기반의 작황지도 작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병국 후보와 강호동 후보는 농협 신경분리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경제사업 중앙회 이관'(김병국 후보, 강호동 후보)을 약속했다. 조합 지원에 충실한 방향으로 구조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강호동 후보는 경제지주의 농축협 지원부서를 중앙회로 환원하는 방식인 데 비해 김병국 후보는 경제지주 사업을 조합지원 사업과 시장경쟁 사업으로 분류한 후 조합지원 사업만을 중앙회로 이관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눈에 띄는 공약은 김병국 후보의 '농민신문사 회장 겸직 폐지'를 들 수 있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이 월급을 두 곳에서 받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 그 중심에 농민신문사가 있었다. 농민신문사 회장직의 권한을 내려놓고 농업계 정론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역선거로 치러지기 때문에 정책선거는 주변 변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책선거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농협 개혁을 위한 시대적 사명이라고 볼 수 있다. 정책으로 승부하는 성숙한 선거문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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