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절하게  9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4대륙대회) 남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한 대한민국의 차준환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애절하게 9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4대륙대회) 남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한 대한민국의 차준환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2020 ISU 사대륙 피겨선수권대회의 공식 경기가 9일 남자 프리 프로그램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남자 프리 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은 실수 없는 클린한 연기를 선보이며 이번 대회를 5위로 최종 마감했다. 함께 프리에 출전한 이시형 선수는 14위, 이준형 선수는 17위에 올랐다. 

차준환은 이날 경기로 지금까지 자신이 세운 기록을 모두 갱신했다. 프리 점수에서 갱신한 데 이어, 총점까지 갱신하며 전반기 부진을 말끔히 날렸다. 한편 이번 대회의 1위는 일본의 '명불허전' 하뉴 유즈루가 올랐다. 2위와 3위 자리에는 미국의 제이슨 브라운, 일본의 카기야마 유마 선수가 각각 올랐다.

한 계단 뛰어올라간 최준환의 기술 

최준환(휘문고)는 이날 두 번으로 줄인 쿼드러플 점프를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쿼드러플 토룹을 클린하게 성공한 데 이어, 쿼드러플 살코도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경기 초반부터 야심차게 기술을 선보였다. 전반기보다 쿼드러플 점프의 수를 줄인 만큼 내실을 챙긴 것이다.

프로그램 구성도 좋았다. 최준환은 제니퍼 토마스의 < The Fire Within >에 맞추어 연기를 펼쳤다. 스핀에서도 완벽함을 보이며 최고 점수를 얻어갔다. 하지만 회전수 부족이 차준환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더블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 등에서 언더 로테이티드를 기록했다.

언더 로테이티드만을 제외한다면 완벽한 연기였다. 차준환의 연기가 끝나자 관중석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차준환은 기술점수 88.78점, 예술점수 86.28점을 가져가며 합계 175.06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했다. 차준환은 쇼트 프로그램을 합쳐 총점 265.43점으로 전체 5위에 오르는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앞서 무대에 올랐던 이시형(고려대)은 발목 부상을 입을 상태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트리플 악셀을 클린으로 선보이는 등 최선의 연기를 선보인 이시형 선수는 기술점수 66.96점, 예술점수 70.54점을 얻었으나 감점이 1점 포함되며 프리 총점 136.50점을 받으며 전체 14위에 올랐다. 

이준형 선수도 프리에서는 점프 등을 클린하게 처리하지 못하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 남자 피겨선수로서는 이미 노장임에도 보완할 점을 찾는 등 열정적인 모습으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준형 선수는 기술점수 58.21점, 예술점수 69.00점, 감점 1점으로 126.21점을 얻으며 전체 17위에 랭크하며 이번 시즌 국제대회 출전을 마무리지었다.

세 선수의 케미 "준형이 형 의지 돼", "후배들에게 많이 배워요"
 
 이번 사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 맏형으로 출전한 이준형 선수.

이번 사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 맏형으로 출전한 이준형 선수. ⓒ 박장식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세 남자 선수는 "서로를 의지하고 많이 배운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가장 먼저 이준형 선수가 말문을 열었다. "시형이나 준환이나 어릴 때부터 봐온 친구들이다. 어린 친구들이지만 관리가 철저해 보고 배우고, 나도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나도 그 친구들을 보며 연습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준형 선수는 "시형이는 몸 관리가 철저하다. 조금만 몸에 문제가 있더라도 바로 치료를 받곤 한다. 몸을 풀어주기 위해서 주말마다 따뜻하게 관리하는 것도 참 대단하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준환이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연습에 열정적으로 임한다. 그 모습이 정말 배울 만하다고 생각된다"고 두 선수를 칭찬했다.

이시형 선수도 "한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선수가 선수생활을 잇기 힘든데, 준형이 형은 대학원 가는 나이인데도 스케이트를 꾸준히 타는 걸 보면 의지가 된다"라고 말했다. 이시형은 "준환이는 타지 생활이 힘들 텐데도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본받게 된다"고 칭찬했다. 

차준환 선수도 국제대회 메이트로 나서는 두 형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차준환은 "형들과 같이 국내대회와 국제대회를 뛰니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라며 "형들 덕분에 더 열심히 시합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선수들은 이날 오후 갈라쇼에 올랐다. 유영 선수는 < Tango De Amor >에 맞춰 연기를 펼쳤고, 차준환 선수와 민유라/이튼, 김예림과 임은수 선수도 갈라쇼에 올라 부담을 내려놓은 즐거운 연기를 선보였다. 피겨의 미래로 주목받는 이해인 선수도 무대에 오르는 등, 한국 피겨의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도 엿볼 수 있는 갈라쇼로 나흘 간 안방에서 열린 대장정이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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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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