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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실태를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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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 연기 확정 후 일본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6일(현지 시각)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주목하며 "일본은 극단적인 이동 제한이나 경제적 피해가 큰 봉쇄 조치, 심지어 광범위한 검사를 하지 않고도 확진자가 적어 전 세계 전문가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일본은 세계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인 데다가 8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발원지 중국과 매우 가깝고 인적 교류도 많은데 바이러스가 느리게 확산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일본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한국이 36만500여 명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반면에 일본은 지금까지 단 2만5000명을 검사하는 데 그쳤다며 일부러 확진 규모를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올림픽 연기되니까 확진자 급증... 의혹 풀렸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사이토 도모야 국장은 일본의 검사 규정이 까다로운 이유는 상대적으로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의료 자원이 부족해지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인은 평소에도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으며 악수 대신 머리를 숙여 인사하는 습관 때문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프리 셔먼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일본의 이런 방식이 '도박'(gamble)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셔먼 교수는 "수면 아래에서 뭔가 무르익고 있다는 것은 위험한 신호"라며 "그것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도쿄올림픽 연기가 확정되고 나서야 의혹이 풀리고 있다"라며 "제한적인 검사로 인해 감염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확진자가 집중된 도쿄의 고이케 유리코 도지사는 '중대국면'을 선언하며 도시 봉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일본 NHK에 따르면 도쿄는 전날인 26일에만 47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25일 41명이었던 최다 확진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또한 27일 오후 12시 기준으로 전국의 누적 확진자가 1403명으로 늘어났다.

오사카 린쿠종합병원의 전염병 전문가 야마토 마사야 박사는 "아베 신조 총리가 도쿄 봉쇄를 선언하는 것이 낫다"라며 "경제적 피해가 최우선이 아니라 도쿄를 2∼3주 봉쇄하지 않으면 의료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검사 역량 충분한데도 일부러 안 했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도 "일본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은 이제서야 일본 정부가 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혹을 일으킨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하루 6000건이 넘는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 나라인 한국보다 20배나 적은 규모의 검사만 했다"라며 "이는 실제로 보고되지 않은 확진자가 매우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독일의 일본 사회학자 바버라 홀터스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붕괴를 인정하지 않았다"라며 "오늘날에도 일본 정부의 발표는 불신을 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나카노 코이치 일본 소피아대 교수는 "그동안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와 검사 규모는 기이할(bizarrely) 정도로 낮았다"라며 "아베 총리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기 위해 일본을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나라로 보이게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