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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금강산투자기업협회 관계자들이 금강산 관광 중단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7월 10일 오전 서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금강산투자기업협회 관계자들이 금강산 관광 중단 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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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중단 12년! 피해보상법 제정하라", "기다리는 12년, 수입이 한 푼도 없다"

1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 비가 내리는 가운데 10여 명의 금강산투자기업협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지난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 12주기를 하루 앞둔 날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11월 시작된 금강산관광은 10년 동안 약 200만 명의 남한 관광객을 끌어 모았지만, 2008년 7월 11일 박왕자씨가 북한군 초병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남과 북은 관광객 신변안전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가 불발되면서 12년째 관광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이후 북측은 남측 자산에 대한 몰수·동결,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제정, 현대아산 독점권 취소, 재산권 법적 처분 및 남측 관계자 추방에 이어 남측 자산을 활용해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다.

"수차례 호소해도 '국민 공감대 형성 필요' 메아리만..."

현대아산과 계약을 맺고 금강산 관광에 투자했던 49개 기업인들로 구성돼 있는 금강산투자기업협회(협회)는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금강산관광 중단 12년이 되었다"면서 "이번 정부 들어서 피해기업들의 어려움을 풀어 달라 수차례 면담을 통해 하소연해봤지만, 정부의 '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메아리만 통일부 청사에 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다수 국민은 국가의 정책적 판단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보상해주는 건 국가의 책무라고 하는데 책상머리에 앉아 명분에만 집착하는 정부 관계자들의 '공감대 형성'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들은 "문제를 아는데 답을 못 찾는 12년간의 세월과 고통을 이제는 피해보상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그동안 국회 차원에서 몇 차례 논의되었던 지원 대책이 관광재개라는 명분으로 번번이 무산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이제 더 이상 관광재개를 기다리는 것이 의미가 없어진 만큼 원천적 피해 금액을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49개 투자기업의 예상 매출 손실액을 약 2조 원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협회는 금강산 관광 중단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서 남북경제협력연구소 김한신 대표는 "현 상황에서의 남북 교류협력은 대북 경제 제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선 가능한 분야부터 추진하면서 향후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앞으로의 남북 교류협력은 당국보다는 지자체와 민간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현 상황에서 추진할 수 있는 교류협력 사업으로 ▲인적교류와 인도주의 사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전 공동조사 및 건설을 위한 공동 설계사업 ▲이산가족 교류와 북한 관광을 결합한 인적교류 등을 꼽았다.

그는 "북한의 수용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홍보 목적으로 부풀리기 보다는 실제 교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조용해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투자기업 대표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금강산 관광구역 내에서 금강 패밀리 비치호텔을 운영했던 안교식 대표는 관광중단 당시 정부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130억 원을 투자했던 안 대표는 "금강산 관광은 그냥 사업이 아니라 남북교류의 끈을 후세에 남겨줄 수 있는 보람되고 가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더 큰 돈을 벌 생각이었다면 리스크가 큰 북한에 투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관광이 전면 중단된 후 빚이 점점 늘어나면서 제1금융권에서 제2금융권, 제3금융권으로 갔다가 대부업체에서까지 돈을 빌리게 됐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태그:#금강산관광, #금강산투자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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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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