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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에 걸린 '불효자는 옵니다' 현수막.
 청양군에 걸린 "불효자는 옵니다" 현수막.
ⓒ 청양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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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다가오면서 질병관리청은 물론이고 각 지자체에서 연일 추석 연휴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명절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 가능성을 우려해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이런 가운데 지난 16일 KBS <뉴스 9>는 클로징 멘트를 전하며 충남 청양군이 내건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현수막 내용을 소개했다. 마치 광고 카피를 연상케 하는 이 현수막 문구는 노래 '불효자는 웁니다'를 패러디한 것이다. 문구의 기발함 때문에 현수막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돼 화제가 됐다. 현수막을 내건 청양군청에 대한 칭찬 댓글도 쏟아졌다.

그러나 해당 뉴스에서는 청양군에서 내건 현수막의 정확한 출처가 언급되진 않았다. 기발한 문구를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원작자가 궁금했다.

청양군청에 문의한 결과 뜻밖의 답변이 나왔다. 청양군청 관계자는 "사실은 우리 군에서 만든 것이 아니다. 출처는 강원도 정선군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수막 내용이 참신해서 걸었는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고 말했다. 강원도 정선군에서 '저작권 없이' 전국으로 배포했다는 것이다.

카피 원작자는 정선군청 조대현 주무관

기발한 문구의 '원조'인 강원도 정선군청 측은 "질병관리청은 물론이고, 우리 정선군에서도 이번 추석을 코로나19의 중대 고비로 보고 있다"면서 "얼마 전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재미도 있고, 유머도 있는 문구를 공개모집했다"고 밝혔다.
  
내친김에 정선군청에 해당 문구를 만든 이가 누구인지 수소문해 보았다. 문구를 만든 주인공은 강원도 정선군청에서 근무하는 조대현 주무관이다. 조대현 주무관은 광고학을 전공했다.

조대현 주무관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광고를 전공하고 광고 카피도 만들어 봤다. 현수막이다 보니 일단 글자 수를 적게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면서 "내용이 길면 멀리서 잘 안 보인다. 약간 유머도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주무관은 "<미스터트롯>에서 정동원이 '불효자는 웁니다'란 노래를 불렀다. 대중적으로 인식돼 있는 내용을 패러디했다"면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면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주의 환기와 동시에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문구를 만들었다"고 현수막 카피가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정선군의 '불효자는 옵니다' 현수막이 화제가 되면서 충남에서는 추석 연휴 동안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잇따라 걸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추석만큼은 고향 방문을 '거르자'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예산군에도 추석에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예산군에도 추석에 고향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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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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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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