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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번 학기에 사진 수업을 들으며 사진에 관한 관심이 커져 카메라도 저렴한 것으로 하나 장만했다. 카메라를 사고, 사진을 찍으러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찍어보았는데, 동물을 좋아하는 나는 특히나 새를 찍는 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제껏 집 근처의 한정된 새들만 찍어봤는데, 지난 11월 26일 친구를 따라간 나사렛대학교에서 처음으로 다양한 종의 새들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서정리천의 흰뺨검둥오리들
▲ 흰뺨검둥오리들 서정리천의 흰뺨검둥오리들
ⓒ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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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학교로 향하기 전, 집 주변 하천인 서정리천의 오리들부터 찍어봤다. 서정리천의 오리들은 대부분 흰뺨검둥오리인데, 이들은 하천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 적응이 돼 있어 그다지 사람을 경계하지 않았다. 새 중에서도 찍기 쉬운 편에 속했다. 하천이 좁기에 오리들을 찍는 것이 더 수월했다. 

이후 나는 친구의 학교를 따라가 새들의 사진을 찍었다. 사실 다양한 새들을 찍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 하고 그냥 새가 있으면 촬영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캠퍼스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새가 있었다.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들은 천안에 있는 나사렛대학교 안에서 찍은 새들의 사진이다.
 
나사렛대에서 찍은 직박구리
▲ 직박구리 나사렛대에서 찍은 직박구리
ⓒ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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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새는 얼굴은 몰라도 이름은 다들 안다는 새, 직박구리다. 직박구리는 생각보다 사람을 많이 경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면 눈치를 보다 날아갔기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주 조심히 사진을 찍어야 했다. 캠퍼스 안에서 여러 마리의 직박구리 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나사렛대에서 찍은 박새
▲ 박새 나사렛대에서 찍은 박새
ⓒ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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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는 박새다. 박새는 귀엽고 앙증맞은 새다. 새를 찍다가 알게 된 것은 작은 새일수록 경계심이 많아 금세 날아가 버리기에 찍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새는 사람이 궁금한지 내 근처를 맴돌면서도 높은 나무 위로 빠르게 날아다녀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 하지만 운 좋게도 잎이 없고 높지 않은 나무에 앉은 박새를 발견하여 빠르게 찍었다. 캠퍼스 안에서 가장 많이 봤던 새가 아마 까치 다음으로 박새가 아닐까 싶을 만큼 많은 개체가 있었다.  
 
나사렛대에서 찍은 멧비둘기
▲ 멧비둘기 나사렛대에서 찍은 멧비둘기
ⓒ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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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소나무 위에 터줏대감처럼 앉아있던 새, 멧비둘기다. 위 사진의 멧비둘기는 내가 지나가든 말든 날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조금 높은 나무 위에 앉아있었기에 내 카메라로 멧비둘기의 선명한 모습을 찍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최대한 멧비둘기의 모습을 잘 담고 싶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움직여가며 사진을 찍었다. 내가 꽤 거슬렸을 것 같은데 그래도 멧비둘기는 한참이나 저 나무에 그대로 있었다.
 
나사렛대에서 찍은 오목눈이
▲ 오목눈이 나사렛대에서 찍은 오목눈이
ⓒ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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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너무 귀여워서 빼놓을 수 없는 새. 오목눈이다. 오목눈이 사진은 멀리서 찍은 사진이라 많이 잘라냈다. 사진 속 오목눈이는 잎이 별로 없는 가지에 앉아있지만, 실제 가까이 가기 힘든 나무에 있어 멀리서 찍는 수밖에 없었다. 오목눈이는 하얀 깃털이 너무 예쁘고 귀여운 새다. 오목눈이도 앞선 새들과 같이 흔한 텃새이지만, 내겐 막상 찾으려고 하면 찾기 어려운 새인 것 같다. 
 
나사렛대에서 찍은 오색딱따구리
▲ 오색딱따구리 나사렛대에서 찍은 오색딱따구리
ⓒ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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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시, 살짝 해가 지려고 할 즈음 '이 정도면 됐다' 하고 집에 가려는데, 높은 나무 속에서 딱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재빨리 나무 위를 살폈다. '설마 딱따구리는 아닐거야, 곤줄박이겠지' 하고 들여다본 나무 속에는 웬걸, 정말 오색딱따구리가 있었다.

딱따구리는 생각보다 매우 영리했다. 이 새는 내가 다가가자 날아가는 대신에 나무 반대편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내가 나무 반대편을 보면 딱따구리는 또다시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딱따구리의 사진을 찍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찍은 사진도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캠퍼스 안에서 딱따구리를 본 것만으로도 내겐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캠퍼스 안에 새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나 생각했지만, 생각 외로 많은 새를 학교 안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음먹고 하루 동안 캠퍼스 안에서 탐조를 해봤는데, 흔한 새들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자세히 여러 마리의 새를 관찰한 적은 처음이라 신기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내가 가진 카메라가 그다지 좋은 카메라가 아니고, 나도 사진을 찍는 데에 미숙해서 결과물들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첫 탐조에 매우 만족한다. 앞으로도 나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탐조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태그:#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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