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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12월 2일부터 진주시청 앞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12월 2일부터 진주시청 앞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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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부경남 코로나19 확진자는 마산과 양산까지 가야 합니까? 경남도민의 공론화로 확정된 서부경남 공공병원, 하루 빨리 설립해야 합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거리에 서서 호소하고 있다. 박 지부장은 2일부터 진주시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에 들어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경남도가 추진 중인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진주와 사천, 하동 등 서부경남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속출했다. 일부 확진자들은 마산의료원뿐만 아니라 양산부산대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특히 11월에 발생한 사천과 진주 확진자 3명이 현재 양산부산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박석용 지부장은 전화통화에서 "최근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지역에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없어진 옛 진주의료원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특히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시민들도 진주의료원 폐업은 아쉬워하고, 공공병원이 절실하다는 실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은 진주의료원이 그대로 있었다면 진주 쪽 확진자들이 마산이나 양산까지 가지 않아도 되고, 중증환자만 대학병원을 이용하도록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사태 속에 진주의료원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이 더디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 지부장은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짓자는 결정을 하기까지 정부에 건의하고, 도민토론회를 여는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며 "없앨 때는 이렇다 할만한 토론회 한번 없었는데, 세우려고 하니 엄청 힘이 든다"고 했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 정책적 결정이 필요하다. 그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짓기로 한 공공병원을 하루라도 빨리 건설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정 가운데 생략도 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최근 진주시 이통장 제주 연수 이후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감염 확산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하루라도 빨리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해야 하기에 거기로 나섰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이날부터 당분간 진주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계속 하기로 했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은 언제?

옛 진주의료원은 홍준표 전 경남지사(현 국회의원) 때인 2013년에 문을 닫았다. 옛 진주의료원 건물은 홍 전 지사가 내걸었던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되고 있다.

대법원은 "진주의료원 폐업‧해산은 조례로 결정할 사항이다"며 "경남도의 폐업 방침 발표 후 일련의 조치는 홍준표 전 지사의 폐업 결정에 따른 것이고, 이 폐업 결정은 법적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진주의료원 폐업이 위법하나 실익이 없다"고 했던 것이다. 진주의료원이 폐업한 뒤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지역은 공공의료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정부와 경남도는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을 추진했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11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진주권을 공공병원 신축 대상지에 포함시켰다.

경남도는 같은 해 11월 '공공보건의료 강화 대책'을 발표했고, 2020년 5월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이에 지난 5~7월 사이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 도민토론회'가 진행됐다.

그 결과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 도민참여단'은 지난 7월 "도지사는 서부경남지역에 공공병원을 반드시 신설하고, 3곳 후보지를 검토해 부지를 결정하며, 취약지역의 공공의료 확충에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정책권고했다.

도민참여단이 제안한 서부경남 공공병원 후보지 3곳은 진주(옛 예하초교 터), 남해(남해대교 부근), 하동(진교)이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서는 앞으로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 경남도는 우선 '민관협력 공공기구'를 구축하고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경남도는 2021년 상반기에 '적정 후보지 선정, 타당성과 민간투자 적격성 조사 용역'을 하고, 2022년 상반기에는 '설립 사업계획 수립‧협의,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에 이어 그해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통과돼야 설립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옛 진주의료원을 대체하는 성격을 가진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12월 2일부터 진주시청 앞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석용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장이 12월 2일부터 진주시청 앞에서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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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진주의료원, #서부경남 공공병원, #박석용 지부장, #코로나19, #마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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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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