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간의 감정과 이성은 별개의 문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사람의 기본 성향은 두 세살 전후로 결정 되며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식과 경험에 의해서 어느 정도는 융통성 있게 처신 하지만, 정작 자신의 이익과 결부될 때는 그 본성이 나오게 된다는 뜻이다. 금융 시장에서 무시무시한 약세장(하락장)을 겪어보면 자신의 깊이를 알 수 있다.

필자는 어느 정도 투자 경험이 있는 지인에게는 인덱스에 대해 운을 띄워본다. 그리고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그 방법론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이때 어떤이는 수긍을 하고 그 방법을 실행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하는 사람은 드물다. 시장의 쓴 맛을 알고 나서야 비로서 방향전환을 하게 된다. 

자신이 잃어버린 재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큰 것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파생상품(선물, 옵션 등) 거래에 뛰어든 이가 있었다. 한번은 그와 만나서 투자에 대한 얘기로 꽃을 피웠다. 그이는 무척이나 자신만만했으며 시장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내가 타인의 신념을 바꿀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므로, 능력껏 해보시라고 말을 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곁들이면서 그날의 만남은 끝이났다.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고 두어 해가 지난 후에 또 한번의 만남을 가졌다. 지인이 말했다.

 "노후를 위해서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요" 

필자는 인덱스 투자의 장점과 투자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인간은 경험의 동물이다. 아무리 좋은 길이 있더라도 자신이 직접 겪어봐야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나 또한 그랬다. 초보시절에는 차트를 이용한 트레이딩이 주식의 전부인 줄 알았다. 이미 수많은 고수들이 기술적(차트)분석의 한계를 지적했지만, 내가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이에게도 이런 경험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떤 부류는 바뀌지 않는다. 대개의 사람들이 50대에 이르면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박힌다. 여기에다 어릴 때 결정된 진보적 또는 보수적 성향까지 더해지면 요지부동이다. 여기 증권사 출신의 가장이 있다. 그는 퇴직 후에 단타 거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많은 개미들이 트레이딩에 몰두하면서 재산을 날리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음에도 말이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으로 성장한다. 낮은 수준의 트레이딩을 해 보는 것도 필요.
▲ 트레이딩 화면은 중독성이 강하다 사람은 자신이 경험으로 성장한다. 낮은 수준의 트레이딩을 해 보는 것도 필요.
ⓒ Pixabay

관련사진보기

 
아무튼 필자는 그와 10년 정도 알고 지낸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나이보다 더 늙어 가고 있다. HTS(홈 트레이딩) 화면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며, 부지불식간에 짜증 섞인 말과 욕설을 내뱉고는 한다. 요즘은 MTS(모바일 트레이딩)로까지 발전했다. 그는 누군가가 보유한 종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 목소리가 커지면서 안색이 돌변한다.

평생에 걸쳐서 형성된 인격과 자아가 '어디 감히 내가 갖고 있는 주식에 토를 달아' 라고 하면서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이익이 결부되거나 자신의 고정관념에 반할 때 평상시에는 파악하기 힘든 본바탕이 드러난다. 

10년 동안의 트레이딩 경험이라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부분이 잘못 되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시간이다. 더구나 그는 증권사 출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는다. 아니 못 바꾸는 것이다. 타고난 성격이므로!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고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이라야 대화가 이어지는 법이다. 필자가 풋내기 였던 시절에는 모든 사람하고 말이 통할 줄 알았다.

이러저러한 합리적인 이유와 여차저차 상식적인 얘기를 하고 논리에 모순이 없으면 수긍할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바꿔말해, 감정과 이성은 따로 논다. 논리와 감성이 상충할 때 항상 이기는 쪽은 후자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회피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증권사 출신의 가장이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듯이 당신도 불변이고 나 또한 바뀌기 어렵다. 하지만 ETF 투자는 이와 같은 인간의 본바탕에 우회 도로를 내주어 번영으로 이끄는 상품이다. 다음 글에서 미국의 유명한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예를 통해 이를 알아보자.

태그:#ETF 투자, #인덱스 투자, #시장수익률, #지수 투자, #DAANKAL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