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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쿠스코 쿠스코>에서는 마법사의 시종인 크롱크가 갈등할 때마다 한쪽 어깨에는 천사가 나타나 옳은 일을 하라고 설득하고, 반대쪽 어깨에는 악마가 나타나 나쁜 일을 해도 된다고 부추긴다. 사람의 마음을 잘 그린 장면이다.

이 영화 속 천사의 속삭임이 우리가 양심이라고 부르는 것, 내면의 소리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 소리를 따라가면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게 되지 않을까?
 
유태인 자기대화 책 표지
 유태인 자기대화 책 표지
ⓒ 이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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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인 슈물리 보테악이 지은 <유태인 자기 대화>에는 자신과 10가지 대화를 해보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고, 결국 내면의 소란도 잠재울 수 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10가지 대화는 다음과 같다.

1) 갈망을 받아들여라 2) 관심이 아닌 사랑을 택하라 3) 자아를 정당하게 다루어라 4) 죽음에 맞서 싸워라 5) 원하는 감정에 도달하기까지 거슬러 나아가라 6) 제3자의 눈으로 바라봐라 7) 축복 같은 존재가 되어라 8) 고난을 추구하라 9) 항상 질문하라 10) 자신이 받은 은사를 이해하라.

여러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그중 한 명에게 어디로 급히 가느냐고 물었다. 그는 모른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현대인의 삶에 대한 비유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왜 가는지도 모르고 남들이 가니까 따라간다.

자기 삶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답할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문제는 내가 원한다고 답한 그 삶이 진정으로 나란 사람이 원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내 방향은 어디인지, 내가 그 방향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내가 가야 할 방향과 그리로 가야 하는 이유를 아는 것을 저자는 '은사'라고 부른다. 은사는 우리 각자가 가진 선한 능력이며,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고, 우리가 이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고유한 재능이다. 이런 재능을 알아보기 위한 5가지 질문이 있다.

1)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를 남긴 경험은 무엇이며, 그 상처의 치유를 위해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2) 살면서 가장 고무되었던 경험, 당신을 가장 고취했던 사건은 무엇인가?
3) 나의 존재 목적을 가장 뚜렷하게 느끼기 위해서 내가 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4) 당신의 가장 진실한 친구들이 당신의 어떤 점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가?
5) 만약 자신의 부고 기사를 작성한다면 어떤 식으로 쓸 것이며, 당신은 과연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이것은 단지 내가 무엇을 잘하느냐와는 다른 것으로 내가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나만의 특성이다. 이 세상에 기여한다고 하니 뭔가 엄청난 일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자기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컴퓨터 수리 기사가 있었다. 어느 날 고장 난 컴퓨터를 가지고 온 사람의 다급하고 괴로운 마음을 자신이 잘 보듬어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기계 수리만이 아니라 마음까지 수리해온 것이다. 이때 고객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이 이 수리 기사의 은사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은사를 가지고 있기에 누구와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자신의 은사가 무엇인지 모르니 현실적인 기준으로 남과 비교하고 괴로워한다.

의미 치료의 창시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삶에 대한 나의 기대가 아니라 삶이 내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발견하고 그 질문에 답하라고 한다. 그것이 삶의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고, 이유를 발견하면 삶의 고통이나 어려움을 견뎌 낼 수 있다고 한다.

내게 주어진 은사를 발견하는 것이 곧 삶이 내게 기대하는 것을 알아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자신이 받은 은사를 이해하라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은사를 기억하고, 그 은사를 통해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는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넘어서서 나만이 이바지할 수 있는
은사에 집중할 것이다."

유태인 자기 대화 - 내면의 소란을 잠재우는 10가지 대화

슈물리 보테악 (지은이), 김선아 (옮긴이), 알에이치코리아(RHK)(2012)


태그:#내면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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