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개똥지빠귀 사체
 개똥지빠귀 사체
ⓒ 마창진환경연합

관련사진보기

 
도로 옆에 소음방지를 위해 설치해 놓은 투명방음벽에 새들이 충돌로 죽는 사례가 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화양리에 있는 '국지도 30호선'이다. 인근에 초등학교와 마을이 인접해 있어 2020년 10월경 도로 공사를 하면서 길이 1.2km, 높이 2m 가량의 투명방음벽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주민 제보로 현장 확인 결과, 여러 새들이 투명방음벽에 충돌해 죽은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고 4일 밝혔다.

투명방음벽이 설치된 도로 안에는 방음벽에 부딪혀 발목이 꺾인 채 죽어있는 '개똥지빠귀'가 있었고, 죽은 뒤 뼈와 날개만 남아 있거나 한쪽 다리만 남아 있는 새의 흔적도 있었다.

또 부딪힌 뒤 새의 내장과 살점이 벽에 그대로 붙어 있기도 했다. 이 단체는 "너무도 처참한 광경과 투명방음벽 곳곳에 새가 부딪히면서 남긴 상흔이 그대로 있었다"고 전했다.

도로 밖 경사면 위에는 천연기념물이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새매'의 사체도 발견됐고, 개똥지빠귀도 죽어 있었다. 또 이 단체는 "죽은 뒤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된 꿩과 멧비둘기 등 죽은 새의 흔적은 24군데나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생동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단체는 "도로가 개설되는 구간은 대부분 산을 깎은 후 진행되기에 야생동물들이 당연히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공사 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새매 사체
 새매 사체
ⓒ 마창진환경연합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공사를 진행하기 전에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와 사전검토 과정에서 당연히 세웠어야 할 대책을 세우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무엇보다 이 구간의 투명방음벽 공사는 지난해 11월말 경에 완공됐는데, 수십 마리의 새들이 죽고 난 다음에 그것도 누군가 문제를 제기해야만 움직이는 행정과 건설사의 행태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일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시급하게 조치하길 요청하자 행정과 건설사는 '조류충돌방지를 위한 조치를 하려고 하고 있다', '3월 안으로는 해결하겠다'라는 안일한 말만 되풀이했고, 이들이 재차 요구하자 이번 주 안으로 조치를 하도록 하겠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도로공사를 하기 전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인 수많은 야생생물들의 터전으로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곳"이라며 "야생동물의 부상과 폐사가 최소화되도록 국가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소관 인공구조물을 설치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도청 도로과 관계자는 "투명방음벽에 새가 충돌해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대책 마련하고 있다"며 "맹금류 모형을 투명방음벽에 붙이는 등 대책을 세워, 3월 안으로 설치할 예정이다"고 했다.
 
창원시 의창구 동읍 화양리에 있는 ‘국지도 8호선’의 투명방음벽 위치(원안).
 창원시 의창구 동읍 화양리에 있는 ‘국지도 8호선’의 투명방음벽 위치(원안).
ⓒ 마창진환경연합

관련사진보기

 
창원시 의창구 동읍 화양리에 있는 ‘국지도 8호선’ 위치.
 창원시 의창구 동읍 화양리에 있는 ‘국지도 8호선’ 위치.
ⓒ 마창진환경연합

관련사진보기


태그:#도로, #투명방음벽, #마창진환경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