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라는 이름을 달고 뛴 마지막 경기였다. 자체 청백전이었지만, 선수들도 팬들도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팬들이 캠프 현장으로 올 수 없었지만, 비대면으로나마 21년 역사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신세계 일렉트로스(가칭)는 5일 오후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3일에 이어 두 번째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공식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돼 전지훈련 참관을 하지 못하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경기 후 굿바이 와이번스 행사를 연 선수단

경기 후 굿바이 와이번스 행사를 연 선수단 ⓒ SK 와이번스 유튜브

 
외국인 원투펀치 나란히 선발...주전급 대거 출전

이 날 6이닝으로 치러진 청백전에서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 르위키와 폰트가 각각 청팀, 백팀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 투수로는 서진용, 김상수, 이태양, 김세현 등 1군 전력에 힘을 보탤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등판했다.

지명 타자 자리를 한 자리 더 추가해 10명의 타자로 타선을 꾸렸다. 청팀은 최지훈-고종욱-최주환-한유섬-남태혁-이현석-박성한-유서준-김성민-현원회, 백팀은 오태곤-김강민-최정-로맥-정의윤-이재원-김성현-정현-김창평-이흥련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홈 팀의 리드 여부에 관계없이 6회 말까지 진행됐다.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고, 또 한 타자라도 더 상대하는 것에 의미를 둔 경기였다. 경기에서는 백팀이 2-1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행사에서 유니폼을 반납한 주장 이재원과 김원형 감독

경기 후 행사에서 유니폼을 반납한 주장 이재원과 김원형 감독 ⓒ SK 와이번스 유튜브

 
'아듀 와이번스' 비대면 행사로 마지막 장식

이날 공식 유튜브에서는 정영석 응원단장과 제춘모 코치가 중계를 맡았고, 곽수산 장내 아나운서가 경기 전후로 진행을 맡았다. 또한 와이번스에서 몸 담았던 이들이 새 출발을 응원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SK 와이번스의 21년 역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을 전화로 연결했다. 2000년대 후반 SK서 활약했던 채병용 코치와 박정권 코치가 목소리를 들려주었고, 오랫동안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배수현 치어리더도 근황을 전했다.

공수교대 도중에는 2018년 우승을 이끈 힐만 전 감독을 비롯해 박경완 전 감독대행, 세인트루이스로 향한 김광현 등이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문학구장을 누비며 팬들을 만났던 마스코트 아테나와 와울도 등장했다.

6회까지 경기를 치른 선수단은 그라운드에 모여 김원형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구단 측에서 미리 준비했던 '굿바이 와이번스 세레머니'를 진행했다. 주장 이재원과 김원형 감독이 사인을 한 와이번스 유니폼과 모자를 반납하는 것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이어 선수들이 일렬로 서서 '인천SK'가 적힌 수건을 들고 SK 와이번스를 대표하는 곡이었던 <연안부두>를 합창했다. 21년의 동행, 4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SK 와이번스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마무리된 신세계 승인 절차...곧 팀명 나올 전망 

한편, 경기 시작에 앞서 이날 오전 KBO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신세계의 회원자격의 양수도를 승인했다. 가입금은 KBO 규약 제 9조에 따라 이사회에서 함께 심의 후 총회에 상정됐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60억 원으로 의결됐다.

발표가 이뤄지자 SK 와이번스가 운영 중이었던 소셜미디어에도 변화가 생겼다. 공식 페이스북과 유튜브 커버 사진이 바뀌었고, 유튜브 채널명은 '쓱튜브'가 됐다. 커버 사진의 색깔은 SSG.com을 연상케 했다.

신세계 일렉트로스라는 가칭을 쓸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