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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각계각층 유권자의 목소리를 '이런 시장을 원한다!'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리더의 조건과 정책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1960년대 젠트리피케이션이 활발히 일어났던 런던 이즐링턴 카페거리
 1960년대 젠트리피케이션이 활발히 일어났던 런던 이즐링턴 카페거리
ⓒ 경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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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를 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영국에서 도시 및 지역정책학 박사 과정을 수학할 때였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가 1964년 노동자 계층이 모여 살던 런던 도심지에 중산 계층이 진입하여 나타난 주택시장과 사회 계층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한 용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런던 사람들은 더 나은 거주 환경을 찾아 런던 외곽지역으로 이주하면서 도심지는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반부터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진보적이고 보헤미안적인 예술가, 문학가, 배우, 지식인 계층이 임대료가 저렴한 노동자 계층 지역에 들어가 노후된 건물을 새롭게 복원하고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변화시켰다. 그러자 지역의 임대료가 점차 상승하였고,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노동자 계층이 밀려나게 되었다.

서구사회에서 젠트리피케이션 개념은 루스 글래스가 묘사했듯이, 노동자 계층의 주거지에 중산 계층이 진입함으로써 나타나는 주택시장과 사회 계층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의 개념이 점점 더 확대되어 도시의 버려진 산업부지 재개발, 호화로운 주택지 개발, 워터 프런트 개발 같은 도시의 대형 개발사업 등을 포함하게 되었다.

오늘날 젠트리피케이션은 서구사회뿐 아니라 아시아와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의 여러 도시에서 일어나는 전 지구적 현상이다. 도시마다 나타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또한 다양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거시설이 카페나 레스토랑 또는 부티크 같은 상업시설로 건축물의 용도가 바뀌는 주거지역의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도시로 성장한 서울에서 가장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1990년 중반 홍대 일대에서 시작된 주거지역의 상업화 현상은 2000년대 중반 급속하게 증가해 이태원, 연남동, 익선동, 성수동, 후암동 등의 골목길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
 
2016년 7월 17일 법원의 강제집행이 진행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건물 앞에 건물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다. 그 옆에는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에서 '임차상인도 함께 살자'란 표어를 붙였다.
 2016년 7월 17일 법원의 강제집행이 진행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건물 앞에 건물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다. 그 옆에는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에서 "임차상인도 함께 살자"란 표어를 붙였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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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의 발생으로 그 확산의 속도가 조금 느려지기는 했지만, 서울의 골목길은 여전히 변화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도시 현상이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보다 중요한 고민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발생 자체를 문제 삼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로 하는 동시에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인 이익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분배될 수 있도록 하는 공정한 개발(equitable development)을 위한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일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인 합의다. 만약 사회의 각 구성원 – 부동산 개발업자나 투자자, 혹은 임대인 - 이 극도의 이윤추구보다 사회적 공익에 더 가치를 둔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은 지금처럼 폭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아니 오히려 젠트리피케이션은 기회일 수도 있다. 미국의 브루킹스 연구소에서는 쇠퇴한 지역에 기존 주민보다 부유한 계층이 유입되어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빈곤이 집중되어 침체되었던 지역에 사회적, 경제적으로 활기가 생기는 젠트리피케이션의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로 하는 '활기가 넘치는 장소만들기(transformative placemaking)'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활기가 넘치는 장소만들기의 핵심은 바로 지역주민의 참여다. 지역주민의 정체성(identity), 전망(vision), 필요(needs)와 요구(desire)가 반영된 장소를 창조하는 것이다.

공정한 개발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먼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가령 서울시라면, 서울시 관련 부서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지역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분석을 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무원, 지역주민, 투자자, 전문가 등 다양한 지역 주체들의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이해해야 한다.

이 모임에서 지역의 공정한 개발을 위한 통합된 비전과 계획을 수립하고, 상황변화에 따라 수정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즉,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지역 주민'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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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 출간, 주택, 도시, 그리고 커뮤니티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마주한, 다소 낯설지만 익숙해지고 있는 한국의 여러 도시들을 탐색 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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