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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부서 팀장님과 오랜만에 점심을 먹었습니다. 직장생활 18년 차이며 이제 갓 중학생이 된 아들을 둔 팀장님은 제가 존경하는 선배 중 한 분이세요.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직장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고 목소리를 내며 묵묵히 앞으로 나가고 계시는 분이시거든요.

지금보다 육아지원제도가 턱없이 부족하던 시기에 직장에서는 온전히 직장인으로, 집에서는 온전히 엄마로 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까요. 그런 생각에 닿자 제 미래는 막막해지고 한편으로는 팀장님이 부러워졌습니다. 아들이 이제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으니까요. 마치 제가 막 진입한 어둡고 긴 터널의 출구에 서 계신 것 같았달까요?

그런데 팀장님, 어쩐지 표정이 어둡습니다. 쌀국수를 건져 올리는 손에도 힘이 쭉 빠진 것 같고요.

"요즘 무슨 일 있으세요?"

아, 들켜버렸네 하는 머쓱한 표정과 함께 팀장님은 예상치도 못한 대답을 꺼냈습니다.

"나 수술해. 다음 달에."
"수술이요? 어디 편찮으세요?"
"뇌동맥류라고, 알아?"


지난 건강검진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돼 급하게 수술 날짜를 잡으셨다고 해요. 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머뭇거렸습니다. 일과 육아를 빈틈없이 해내시는 완벽한 팀장님 인생에 이런 일이 끼어들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팀장님의 말투에서 수술에 대한 두려움보다 가족과 일에 대한 걱정이 더 많이 묻어나 마음이 아팠어요. 일과 인간관계, 취미와 고민 같은 소재들은 건강에 불어닥친 위기 앞에서 아주 사소한 것들이 되고 말았습니다.

건강을 위한 아주 작은 습관들

어릴 적에는 소수의 특별한 사람들만 아픈 줄 알았어요. 나이가 들수록 가까운 사람들 중에 아픈 사람이 점점 생기더니 이제는 정도의 차이일 뿐 아프지 않은 사람을 찾는 일이 더 어려워졌네요.

저도 30대 초반까지는 몸을 신경 써 돌보지 않아도 건강했어요. 몸에 변화가 찾아온 건 나이를 먹고 임신과 출산이라는 사건을 경험한 이후였습니다. 임신 중 찐 살은 대부분 그대로 남았고 뼈도 많이 약해졌어요.

뼈가 약해진 이유가 출산 과정 때문인지 출산 이후 아이를 안고 들고 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확실한 건 마음 가는 대로 살아도 건강이 유지되는 운 좋은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는 것, 그리고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아프지 않으려면 내 가족을 돌보듯 내 몸도 돌봐야 한다는 거예요.

삶과 죽음, 건강의 유무는 사람의 힘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최소한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아이가 어린 데다 직장일까지 병행하다 보니 새로운 운동을 배우거나 헬스장 같은 시설을 활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의식적으로 하는 일들은 꾸준히 지속하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대신 일상생활에 건강해지는 습관을 넣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과를 조금 더 건강하게 보내는 습관들이요.
 
어제 누렸던 건강을 내일도 누리려면 오늘은 어제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어제 누렸던 건강을 내일도 누리려면 오늘은 어제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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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회사까지 출퇴근을 걸어서 하고 있습니다. 왕복 3km, 시간으로는 하루 40분 정도요. '걷는 사람' 하정우씨가 하루 10km 이상을 매일 걷는다고 하니 제 경우는 '운동'이라 이름하기도 부끄러운 근거리지만, 그의 말처럼 '한 걸음 한 걸음을 미래를 위한 저축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매일 조금씩 걷습니다. 어제 누렸던 건강을 내일도 누리려면 오늘은 어제보다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여야 할 것 같아요.

걷기 운동의 좋은 점은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매일 다른 경치를 감상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몸이 건강을 저축하는 동안 마음도 함께 건강해지는 느낌을, 걷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답니다.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합니다. 밤 11시 무렵 잠들고 아침 6시 무렵 일어나요. 저는 7시간 이상 잠을 자야 다음날 피로를 느끼지 않고 잘 생활할 수 있어요. 같은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고 밥을 먹으면 몸의 각 기관들도 그 리듬을 타고 규칙적으로 움직여준다고 합니다.

하루 4~5잔의 물을 나눠마시고, 오후 시간대에는 스트레칭을 해요. 컴퓨터로 하는 일이 많다 보니 늘 어깨와 목이 뻐근하거든요.

무엇보다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생각'이 아닐까요? 저는 화나거나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면 소화가 잘 안돼요. 머리도 아프고요. 우리가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할 때의 '신경(神經)'은 우리 몸 각 부분을 연결하는 '신경'과 같은 한자로 표기되지요. 사소한 일에 전전긍긍하는 건 마음뿐 아니라 몸에도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반대로 늘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몸에도 활력이 생기지요.

마음이 맞지 않는 상사, 통제할 수 없는 업무와 같이 결과를 바꿀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마음에 들지 않는 일과 사람이 두통까지 유발한다면 저로서는 너무 억울한 일이 되니까요.

딱히 좋은 일이 없어도 거울을 볼 때마다 웃어보곤 해요. 웃는 제 얼굴이 웃겨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답니다.

일단, 아침부터 든든히 먹어야겠습니다 

저희 외삼촌은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세요. 딱 벌어진 어깨와 단단한 가슴을 가진 외삼촌이 팔십 대 중반이라는 말을 하면 모두가 깜짝 놀란답니다. 여전히 택시를 운전하며 필요한 돈을 직접 벌어 쓰시고 주말에는 교회에 다니며 봉사도 하시는 외삼촌은 오히려 환갑을 앞둔 자식들의 건강을 걱정하세요.

우리가 나이 드는 걸 두려워하는 이유는 가능성과 기회가 줄어들기 때문 아닐까요? 건강하기만 하다면 나이 여든, 어쩌면 아흔, 백이 되어도 가능성과 기회는 계속 주어질 거예요. 저희 외삼촌처럼요.

아픈 가족을 두어본 사람이면 알 겁니다. 가족의 건강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요.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당장 급한 일을 처리하느라, 혹은 아직 별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후순위로 밀쳐두었던 건강을 앞으로 가지고 오세요. 내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서요.

일단 저는 냉장고에서 누룽지를 꺼내야겠습니다. 아침부터 든든히 챙겨 먹으려고요.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브런치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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