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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차량 지상출입 금지'를 결정한 가운데, 14일 오후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협상을 요구하며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택배를 배달 한 뒤 직접 찾아가도록 쌓아두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차량 지상출입 금지"를 결정한 가운데, 14일 오후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협상을 요구하며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택배를 배달 한 뒤 직접 찾아가도록 쌓아두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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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파업을 결정했다. 

택배노조는 7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아파트 사태 해결과 택배사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전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총파업이 가결됐다"라고 발표했다. 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한 총투표에서 재적인원 5835명 중 5298명(90.8%)이 참여해 이 중 77%인 4078명이 파업에 찬성했다. 

하지만 파업 돌입 시기에 대해 택배노조는 "정부나 정치권 등에서 택배사들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기존에 알려진 11일 대신 "위원장 판단 하에 그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파업의 수위와 참가인원에 대해서도 택배노조는 "전체 택배물동량의 10% 남짓한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을 거부할 예정"이라며 "국민 불편은 최소화하면서 이에 대한 배송책임을 지는 택배사들에 압박을 주는 파업전술"이라고 밝혔다.

그런면서 "정말 불가피하게 파업을 결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 역시 노동위원회의 쟁의절차를 완료한 조합원만 파업에 참여한다"면서 "쟁의권이 없는 우체국조합원이나 아직 조정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파업권이 확보되지 않은 조합원은 제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쟁의절차를 완료한 조합원은 2000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택배사 직접 겨냥한 택배노조

택배노조는 갑질 논란을 일으킨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를 상대로 직접배송 거부 및 촛불시위 등의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날 택배노조는 아파트 대신 택배사를 겨냥한 모습을 보였다. 택배노조의 말이다.

"이번 총파업 투쟁의 의미는 저탑차량을 강요받은 택배노동자들을 방관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배송만 하면 된다는 무책임함으로 일관한 택배사에게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라고 선포하는 투쟁이다."

택배노조는 지난 4월 29일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와 강동구 그라시움 아파트를 담당하는 대리점 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택배사들이 저탑차량 사용을 강요하고 방관해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을 크게 훼손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

실제로 높이 2.3m 이하의 아파트 지하주차창 출입을 위해 사용되는 저탑차량은 1.8m 화물실 높이를 가진 택배차량을 1.3m 이하로 깎아 개조한 것이다. 택배노동자들이 저탑차량으로 물건을 배송하려면 90도로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으로 기어다녀야만 한다.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의 경우도 지하주차장 높이가 2.2~2.3m에 불과해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노동자들로 하여금 저탑차량(일반차량 이용시 손수레 사용)을 이용해 배송하게끔 강요해 갈등이 불거졌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의 건강권과 갑질 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진행하는 동안 한 조합원이 저상차량의 짐을 정리하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의 건강권과 갑질 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 진행하는 동안 한 조합원이 저상차량의 짐을 정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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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택배노조는 정부를 향해서도 "저탑차량에 대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을 즉각 조사하고 저탑차량 운행정지 명령을 내려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이날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등에 속한 택배노동자를 대상으로 지난 4월 29~30일 실시한 '저상탑차 택배노동자 근골격계부담작업 노출실태 및 증상조사'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노조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저상차량만을 운행하는 택배노동자 319명은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근골격계 부담작업' 9가지에 모두 노출돼 있었다.

이들 중 93.7%는 '하루에 총 2시간 이상 목과 어깨, 팔꿈치, 손목 또는 손을 사용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작업'을 하며,  85.3%는 '하루에 25회 이상 10㎏ 이상의 물체를 무릎 아래에서 들거나, 어깨 위에서 들거나, 팔을 뻗은 상태에서 드는 작업'에 노출됐다. 또 '하루에 총 2시간 이상, 분당 2회 이상 4.5㎏ 이상의 물체를 드는 작업'에 노출된 비율도 85.0%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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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택배, #택배노조, #파업, #그라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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