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14 12:48최종 업데이트 21.05.1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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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9일, 부동산 시장 안정화 관련 입장을 발표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 서울시



[검증대상] 오세훈 취임 이후 '서울 집값' 보도에 긍정적 단어 사용 여부
 
오세훈 시정 이후로 언론에서 서울시의 집값 상승에 대해 '폭등'과 같은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보다 '효과'나 '상승' 등 비교적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한 독자가 지난 5월 3일 SNU팩트체크에 검증을 요청한 내용이다. 실제 지난 4월 8일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 집값 상승에 대한 언론 보도가 긍정적인 단어 사용으로 변화했는지 검증했다. 

[검증방법] 빅카인즈 24개 매체 기사 분석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에 등록된 언론 보도들 가운데 오세훈 시장 취임 전후 한 달간 서울 집값이나 부동산 정책 관련 언론 보도를 분석했다.
 

<중앙일보> 재건축 기대감, 서울 아파트값 다시 뛴다(5월 7일 보도) ⓒ 중앙일보


[검증내용] 취임 전 한달 vs 취임 후 한달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관련 공약을 내걸고 당선했다. 주요 언론들은 오 시장 취임 전후 이 같은 공약이 서울시 집값에 끼칠 영향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빅카인즈에서 오 시장 취임 전후 각각 한 달간 서울시 집값 관련 언론 보도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중앙지 11개(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와 경제지 8개(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아주경제,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방송사 5개(KBS, MBC, SBS, OBS, YTN) 등 24개 매체였다.

오 시장이 취임한 지난 4월 8일부터 5월 7일까지 한 달간 보도를 분석하고, 취임 전인 지난 3월 8일부터 4월 7일까지 한 달간 보도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취임 이후 한 달간 이들 매체의 서울 집값 관련 보도량은 425건으로, 취임 전 339건보다 약 25% 증가했다. 매체별로는 헤럴드경제(46건), 한국경제(35건), 서울경제(32건), 매일경제(30건) 등 경제지 비중이 높았고, 중앙지는 세계일보(30건), 방송사는 YTN(41건) 보도량이 가장 많았다.

연관어 분석 : (전) '보유세' 1위, '공시가격' 5위 vs (후) '강남' 1위, '기대감' 6위

서울 집값 관련 기사들의 '연관어 분석'(빅카인즈 키워드 가중치 기준)을 통해 언론의 보도 태도를 살펴봤다. 오 시장 취임 전에는 '보유세'(1위), '공시가격'(5위), '종부세'(8위), '재산세'(15위) 등 부동산 세금 관련 키워드가 상위를 차지했고, '피로감'(14위), '패닉바잉'(18위) 같은 부정적 단어도 포함됐다.  

반면 취임 이후에는 '강남'(1위), '압구정'(2위), '여의도'(5위), '목동'(7위) 등 재건축·재개발 대상 지역들이 상위에 올랐고, 취임 전에는 없던 '기대감'(6위), '규제완화 기대감'(18위) 같은 긍정적 단어들이 올라왔다.
 

 
제목 분석 : '상승' '효과' '기대' 단어 사용 (전) 21건 → (후) 58건

이번에는 독자가 긍정적 단어로 거론한 '상승', '효과'와 취임 후 연관어 분석 상위에 오른 '기대(감)'이란 단어 실제 기사 제목에 얼마나 사용됐는지 분석했다. 취임 전후 서울 집값 관련 보도 가운데 이들 세 단어가 들어간 기사 건수는 취임 전 21건에서 취임 후 58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기사 건수 대비 비율도 6.2%에서 13.6%로 2배 이상 늘었다.

개별 기사 제목을 보면 이런 양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수 성향 언론과 경제지들은 오 시장 취임 전에는 서울 집값 관련 기사에 '폭등', '폭탄', '넘사벽'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지난 3월 서울시 집값 상승으로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이 크게 올라 종합부동산세 대상 주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자, 이들 언론은 그 책임을 현 정부에 돌렸다.
 
- <동아일보> 서울 20%, 세종 70% ↑ 아파트 공시가 폭탄 터졌다(3월 15일)
- <한국경제> 서울 7억 아파트가 13억 됐다 文(문) 정부서 폭등한 집값(4월 6일),
- <머니투데이> "대국민 사기, 집값 돌려놔라" 서울시내 등장한 '부동산 비판' 버스(3월 11일)
- <헤럴드경제> 이젠 '아무나' 못 사는 서울 아파트 구입 부담 12년 만에 최고치(3월 14일)
- <서울신문> 文(문)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 80% 올랐다 성동구 2배↑(3월 24일)
- <세계일보> 갈수록 멀어지는 내집 마련..서울 수도권 집값 또 상승(4월 1일)
- <국민일보>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 종부세 대상 "세금 폭탄"(4월 5일)
- <아시아경제> '넘사벽' 돼버린 서울집값 문재인 정부 이후 평당 1868만원 상승(3월 24일)
 
정작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으로 잠시 주춤하던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이번에는 '오세훈 효과', '재건축 기대감', '훈풍' 등 긍정적인 단어를 단 보도가 많았다.
 
- <조선일보> 오세훈 효과? 잠잠하던 서울 아파트값 다시 꿈틀...'규제완화 기대감' 재건축이 주도(4월 17일)
- <중앙일보> 재건축 기대감, 서울 아파트값 다시 뛴다(5월 7일)
- <매일경제> '오세훈 효과' 서울 아파트 팔자 < 사자 (4월 16일)
- <한국경제> 10년 암흑기 끝나간다 서울 재건축 '吳(오)! 별의 순간' 올까(4월 18일)
- <한국경제> "오세훈發(발) 재건축 기대감 세네" 서울 집값 2주째 상승폭 키워(4월 22일)
- <헤럴드경제> 오세훈 효과? 서울 주택사업경기 기대감 '쑥'(4월 12일)
- YTN, 재건축 규제완화 '훈풍' 타고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폭 확대(4월 22일)
- <아시아경제> '오세훈 효과' 재건축 기대감에 주춤하던 서울 집값 상승폭 확대(4월 15일)
- <머니투데이> "오세훈이 끌어 올렸다"..서울 집값, 두달반 만에 상승폭 확대(4월 15일)
 

<한국경제> 10년 암흑기 끝나간다 서울 재건축 '吳(오)! 별의 순간' 올까(4월 18일 보도) ⓒ 한국경제

 
반면 '오세훈 발 집값 상승'에 우려를 나타내는 언론 보도는 일부에 그쳤다.
 
- MBC, "서울 재건축 급등 우려" 경고 오세훈 '진퇴양난'(4월 16일)
- <국민일보> [사설] 오세훈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 우려스럽다(4월 19일)
- <한국일보> 홍남기, 오세훈발 서울 집값 상승에 "매우 우려" 경고성 메시지(4월 15일)
- <경향신문> "1주일안에 규제푼다"는 오세훈 서울 집값 어떻게 될까?(4월 8일)
 
민언련 "재건축·종부세 보도, 주거 약자 아닌 소수 기득권층 관점"

지난해 12월 현 정부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3법' 관련 언론 보도 모니터를 진행했던 임동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정책모니터팀장은 13일 전화 통화에서 "당시 보수 언론은 소수 부동산 기득권자들 관점에서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보도했는데, '서울시 집값 상승 기대감' 보도나 '종부세 폭탄' 보도도 비슷한 맥락"이라면서 "오세훈 시장이 공약한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으로 이익을 보는 건 소수 부동산 기득권층이고 대부분 주거 약자에게는 도움이 안 되는데도 기득권 관점에서 보도하는 언론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주요 신문 지면을 차지하는 부동산 광고주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조중동 등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인 매체일수록 부동산 광고가 많았다"면서 "부동산 광고에 따라 수익 발생 가능성이 커지는 '부동산업계 플레이어'가 부동산 기득권 세금 징수와 집값을 내려가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검증결과] 오세훈 취임 이후 '서울 집값' 보도 긍정적 단어 사용 '대체로 사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재개발 대상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할 움직임을 보이자 보수 성향 매체와 경제지들을 비롯한 주요 언론은 이를 '오세훈 효과', '재건축 기대감' 등으로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서민 어려움을 내세워 서울 집값 상승에 부정적이었던 이전까지 보도 태도와 대비된다. 따라서 오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 집값 상승에 대한 언론 보도가 부정적 단어에서 긍정적인 단어 사용으로 변화했다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한다. 

 
 

"오세훈 시정 이후로 언론에서 서울시의 집값 상승에 대해 '폭등'과 같은 부정적인 느낌의 단어보다 '효과'나 '상승' 등 비교적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한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 주장일
    2021.05.03
  • 출처
    SNU팩트체크 독자 제안출처링크
  • 근거자료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빅데이터 분석자료링크 임동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정책모니터팀장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1.5.13)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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